1.jpg
▲ 문창우 천주교 제주교구 부교구장이 24일 오후 10시 제주중앙성당에서 열린 ‘예수 성탄 대축일 전야 미사’에서 강우일 교구장을 대신해 사목서한을 낭독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문창우 주교, 강우일 주교 대신 '예수 성탄 대축일 전야미사' 집전 "어떤 명분으로도 정당화 안돼"

“전쟁은 역사 속에서 인간이 저질러 온 최대의 죄악입니다. 전쟁은 어떤 명분으로도 정당화될 수 없는 최고의 악입니다”

강우일 천주교 제주교구장이 패권유지를 위해 전쟁 위험을 고조시키는 국가를 향해 쓴소리를 건네며 평화를 위한 노력을 당부했다.

천주교 제주교구는 24일 오후 10시 제주시 삼도2동에 위치한 제주중앙성당에서 문창우 제주교구 부교구장의 집전으로 ‘예수 성탄 대축일 전야 미사’를 진행했다.

성당에는 많은 신자들이 모여 아기 예수의 탄생을 축하하고 은총과 축복이 가득하길 기도했다. 다른 성당에서도 미사를 봉헌하고 사랑과 구원자로 온 예수 그리스도의 정신을 되새겼다. 

3.jpg
▲ 천주교 제주교구는 24일 오후 10시 제주중앙성당에서 문창우 부교구장의 집전으로 ‘예수 성탄 대축일 전야 미사’를 진행했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2.jpg
▲ 문창우 천주교 제주교구 부교구장이 24일 오후 10시 제주중앙성당에서 열린 ‘예수 성탄 대축일 전야 미사’에서 강우일 교구장을 대신해 사목서한을 낭독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문 부교구장은 강 주교의 사목서한을 대신 낭독했다. 로마 제국이 전쟁을 통해 제국을 확장해 나간 사실을 언급하며 수탈과 억압을 반복하던 고대제국이 명망으로 이어진 역사를 설명했다.

문 주교는 “제국의 메카니즘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비슷하게 작동한다”며 “권력과 부를 쫓아 전쟁을 일으켰지만 결국 회복 못할 상처와 잿더미만 남긴 채 제국은 사라져갔다”고 밝혔다.

이어 “지금 한반도 북쪽에서는 핵무기와 미사일 실험을 되풀이하고 남쪽에서는 한미 연합 군사훈련을 계속하면서 일촉즉발의 위기 상황에 다가서고 있다”고 우려했다.

문 주교는 “베트남, 이라크, 아프간 전쟁은 무고한 민간인의 억울한 죽음과 젊은 군인들의 전사로 이어졌다”며 “이는 강대국 자신들의 패권을 유지를 위한 발판”이라고 지적했다.

4.jpg
▲ 천주교 제주교구는 24일 오후 10시 제주중앙성당에서 문창우 부교구장의 집전으로 ‘예수 성탄 대축일 전야 미사’를 진행했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6.jpg
▲ 원희룡 제주도지사(가운데)가 24일 제주 중앙성당에서 열린 성탄절 전야 미사에 참석해 주교의 강론을 듣고 있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각 국가 지도자를 향해서는 “무력 대치 만이 아니라 서로를 위협하는 언어의 난무로 갈수록 상황이 악화되고 있다”며 “국가지도자들의 발언이 위기감을 조장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문 주교는 “폭력적인 언어는 미움과 대결을 증폭시킬 뿐이다. 미움이 축적되고 싸우려는 의지가 굳어지면 충돌이 일어난다”고 질타했다.

그는 특히 “전쟁은 어떤 명분으로도 정당화될 수 없는 최고의 악이다. 국가 지도자들은 자신들 안의 미움과 폭력을 부채질하는 악의 군대를 먼저 몰아내야 한다”고 주문했다.

문 주교는 강론을 마치며 “참 평화를 이루는 하늘의 군대를 파견해 주시도록 하느님 아버지께 부르짖어야 한다”며 높은 곳에서는 하느님께 영광, 땅에서는 사람들에게 평화를 외쳤다.

5.jpg
▲ 천주교 제주교구는 24일 오후 10시 제주중앙성당에서 문창우 부교구장의 집전으로 ‘예수 성탄 대축일 전야 미사’를 진행했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7.jpg
▲ 천주교 제주교구는 24일 오후 10시 제주중앙성당에서 문창우 부교구장의 집전으로 ‘예수 성탄 대축일 전야 미사’를 진행했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저작권자 © 제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