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제주대 인문대학장 겸 제주조각회 초대회장...2일 새벽 86세로 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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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 조각미술의 선구자로 평가받는 우하(雨荷) 문기선 전 제주대 교수가 2일 새벽 세상을 떠났다. 사진=한국미술협회 제주도지회. ⓒ제주의소리
제주 조각미술계의 선구자로 평가받는 우하(雨荷) 문기선 전 제주대 교수가 2일 새벽 향년 86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1933년 제주에서 태어난 문 전 교수는 평생을 미술 교육계에 몸담으며 후학을 양성하는데 매진했다.

제주북초등학교, 제주제일중학교, 오현고등학교를 거쳐 1961년 서울대 미술대학 조소과를 졸업했다. 이후 제주제일고등학교 교사, 제주대 교수로 임용돼 2000년 교수직을 퇴임할 때까지 ‘미술과 교육’ 외길만 걸어왔다.

특히 1973년에는 전국 국·공립 대학 최초로 제주대에 미술교육과를 설립하는 성과를 이뤄낸다. 제주대 미술교육과 초대과장, 인문대학장과 한국미술협회 제주도지회 제6대·8대·9대 지회장, 제주조각회(현 제주조각가협회) 초대회장을 역임하며 제주미술 역사의 중심에 있었다. 이처럼 평생을 후학 양성과 제주미술의 발전을 위해 힘쓰면서 수많은 후배 작가들을 길러내는데 큰 역할을 했다.

4일 치러진 영결식에서 추도사를 낭독한 강민석 한국미술협회 제주도지회장 역시 가르침을 받은 제자다. 강 지회장은 추도사에서 “교수님은 해부학에 기반한 인체 조각의 선구자로서 많은 후학들을 지도했다. 한학에도 조예가 깊으셨고, 생전 교수님을 뵐 때, 제주의 오랜 역사와 많은 지식을 전하고 싶어 하셨던 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하다”며 “그런 분에게서 직접 조각을 배운 것은 제 인생에 가장 큰 행운이 아닌가 하고 생각한다. 그 배움이 씨앗이 돼 오늘의 제가, 그리고 우리가 있음을 항상 감사하다”고 비통한 마음을 숨기지 못했다.

강 지회장은 “제주 미술계에 큰 어른이셨던, 예술 불모지였던 제주에 예술의 씨앗을 뿌리고 영향을 끼치신 교수님의 열정에 다시 한 번 감사드린다”며 고인의 넋을 기렸다.

고인은 1980년 제주도문화상(예술부문), 2010년 제11회 덕산문화상, 2012년 제3회 제주도서예·문인화 원로작가상 등을 수상했다.

대표작은 조천만세동산 3·1독립운동기념탑, 신산공원 88성화대, MBC방송사옥벽조각(탐라여명), 제주대 상징탑 등 지역의 대표적인 상징물을 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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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기선 교수의 작품. 제주대를 상징하는 조형물이다. 사진=한국미술협회 제주도지회.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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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기선 교수의 작품. 사진=한국미술협회 제주도지회.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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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기선 교수의 작품. 사진=한국미술협회 제주도지회.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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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기선 교수의 작품. 사진=한국미술협회 제주도지회.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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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기선 교수의 생전 최근 모습. 사진=한국미술협회 제주도지회. ⓒ제주의소리

서울조각회 창립전, 서울 88회 품 창립전, 한국미술협회 제주도지회전 등 다수의 그룹전과 기획 초대전에 참여했다.

유족으로는 부인 김성연 씨와 장남 문익전, 차남 문홍전, 삼남 문용전, 장녀 문지영, 차녀 문혜영, 사위 김영진, 황영식, 며느리 이서정, 최호경, 오복재 씨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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