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4.3단체 10일 박겸수 강북구청장과 면담...박 구청장 "15일까지 답변주겠다"
서울시 강북구가 제주4·3 당시 민간인 학살 책임자 중 한 명인 조병옥 미중앙군정청 경무부장의 흉상 건립사업을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
박겸수 강북구청장은 10일 집무실에서 제주4·3희생자유족회와 제주4·3 70주년 기념사업위원회, 제주4·3 70주년 범국민위원회와 면담을 갖고 이 같은 뜻을 전했다.
박 구청장은 이 자리에서 “일단 작업은 중단하겠다. 각계와 내부의 의견을 수렴하고 고민하는 기간을 가진 후 오는 15일까지 조병옥 흉상 제외 여부에 대한 답을 주겠다”고 밝혔다.
조병옥은 1947년 3월1일 3·1절 기념행사 도중 발생한 경찰의 발포 사건으로 시작된 대규모 민간인 학살의 책임자 중 한 명이다.
제주4·3 당시 미군정청 경무부장으로 4·3이 발발하자 강경진압을 주장해 수많은 양민 학살을 야기한 책임자로 알려져 있다.
강북구청은 순국선열과 애국지사의 명예를 선양하기 위해 사업비 2억2000만원을 들여 여운형, 신익희, 손병희, 이준 등이 포함된 애국지사 15인의 흉상 건립사업을 추진해 왔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4·3단체는 지난해 11월30일 강북구청에 조병옥 제외를 공식 요청했다. 이에 강북구청은 12월 한 달간 ‘검토’라는 기본적인 입장만 반복해 왔다.
제주4·3 70주년 범국민위원회 측은 “강북구가 조병옥을 흉상 건립대상에 포함시킨 것은 4·3 희생자와 유족들에게는 큰 충격이자 제주도민을 무시하는 무책임한 처사였다”고 밝혔다.
또 박겸수 구청장을 향해 “더 이상 논란을 키우지 말고 하루빨리 조병옥을 흉상 건립대상에서 제외하는 결단을 내리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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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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