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6.13 바로미터-후보들에 바란다] (2) 제주 청년 문화예술기획자 문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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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에서 문화예술기획자로 활동 중인 문서현씨. ⓒ 제주의소리
‘청년문제’ 이슈가 대한민국 사회의 화두로 떠오르자 기성세대는 ‘열심히 노오력하라’ 혹은 ‘특단의 일자리 대책을 세우겠다’는 답을 건넸다.

일자리문제가 전부가 아니라는 지적에는 ‘청년들이 구체적으로 뭘 원하는 지 모르겠다’는 냉소도 나왔다.

설을 앞두고 <제주의소리>가 만난 스물여섯살의 문화예술기획가 문서현씨의 이야기는 이 같은 물음에 중요한 힌트를 건넨다.

비교적 이른 나이에 문화예술관련 기관 취직에 성공한 문씨는 ‘청년문제=일자리문제’로만 보는 기준으로만 보자면 고민이 없어야 했다. 그럼에도 어떤 갈급함이 있었다. 

“다른 20대들을 만날 기회가 없다”, “제주 청년들이 어떻게 사는지 궁금하다”는 생각이 든 것도 그때였다.

‘제주청년’이라는 키워드로 SNS 곳곳을 살펴보니 제주의 20~30대들이 모여 다양하고 의미있는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제주청년협동조합이라는 곳을 알게 됐다. 곧 이 곳은 문씨의 또 다른 일상이 됐다. 4.3을 알리기 위해 협동조합 구성원들과 타 지역을 누비고, 자신의 재능을 나누기 위한 소모임도 결성했다.

이 섬에서 찾기 힘들었던 ‘성장의 경험’을 위한 판을 만드는 데 동참한 것이다. 제주 청년 누구나 성장의 경험을 누릴 수 있는 기회가 있어야 한다고 믿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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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에서 문화예술기획자로 활동 중인 문서현씨. 사진은 문씨가 또래 청년들과 결성한 소모임을 진행하는 모습. 가운데가 문씨. ⓒ 제주의소리

준비되지 않은 청년들을 창업시장으로 떠밀거나, 일시적으로 특정분야 취업문을 넓히는 게 능사가 아니라는 얘기다. 치밀한 준비가 가능하도록 할 수 있도록 청년들에게 다양한 경험을 제공하는 제도적인 틀이 필요하다는 게 문씨가 하고픈 얘기다. 

“청년들의 욕구는 다양한데 그걸 하나로 뭉뚱그리면 오류가 생길 것 같아요. 제주는 다양성의 부족과 함께 다양한 욕구를 채우기 힘든 곳으로 여겨져요. 제 노력으로 한 걸음 발을 떼고, 세 네 걸음이 어떨 지는 짐작이 돼요. 하지만 그 다음은 어려워요. 어떤 다양성이 충족되지 못하면 답답함을 느끼게 돼요. 제주 안에서 성장할 수 있게, 이런 성장욕구를 채워줄 수 있는 제도적 뒷받침이 있었으면 해요”

청년문제를 기성세대와의 자원 경쟁구도로만 해석하는 사람들, ‘정치에 도전하는 청년’을 폄하하려는 시도에도 날 선 비판을 가했다. 특히 청년세대를 기회주의적으로 소비하려는 일부 기성세대들에게도 한 마디를 건넸다.

“어떤 공공적인 프로젝트나 가치 있는 일의 기반을 다지는데 품을 들여 희생했던 청년들의 노고가 충분히 반영되지 않고, 실제 의사결정 과정에서 배제되는 경우가 많아요. 저는 제주청년들이 자기 목소리를 내고, 무언가 해보려고 했을 때 도와주기는커녕 누군가 자신의 공으로 가져가는 일은 없었으면 해요. 궁극적으로는 청년들이 직접 나서서 할 수 있게 환경을 조성하는 게 중요하다고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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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에서 문화예술기획자로 활동 중인 문서현씨. ⓒ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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