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제주도의회, ‘카지노 면적확대 의견제시의 건’ 가결…선거 국면 元지사 선택 주목

‘랜딩카지노 영업장소 변경 및 면적확대’에 따른 의견제시의 건이 제주도의회 문턱을 넘으면서 도민사회의 시선이 허가권자인 원희룡 지사로 향하고 있다.

신화월드로 이전을 추진하고 있는 랜딩카지노 변경(면적확대) 여부가 허가권자인 원희룡 지사의 손에 달렸기 때문이다.

카지노산업 특성상 면적확대는 곧 ‘황금알을 낳는 거위’에 날개까지 달아주는 격이어서 6.13지방선거 국면에서 ‘도박 공화국’으로 가는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도민사회의 우려와 맞물려 원 지사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 주목된다.

제주도의회는 14일 오후 제358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를 열어 제주도지사가 제출한 ‘랜딩카지노업 영업장소의 면적 변경허가 신청에 다른 의견 제시의 건’을 재석의원 32명 중 찬성 28명, 반대 4명으로 가결했다.

사업자가 제출한 변경허가 신청내용은 현재 서귀포시 하얏트리젠시제주에서 운영 중인 외국인전용 카지노를 제주신화월드 호텔&리조트 메리어트관 지하 2층으로 이전하고, 영업장 면적을 기존 803.3㎡에서 5581.27㎡로 7배 가량 확대하는 내용이다.

또 테이블을 기존 5종 29대에서 5종 155대로, 전자게임과 전자테이블게임(ETG) 등 2종 239대를 새로 설치하는 내용도 담고 있다.

신청한 대로 변경허가가 나게 되면 랜딩카지노는 도내 8개 외국인카지노 중 가장 큰 규모의 카지노가 된다. 전국적으로는 인천파라다이스 카지노(1만5529㎡)에 이은 두번째 규모다.

본회의 안건 상정에 앞서 제주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이 “불법행위 경영진 랜딩카지노에 대한 조건부 의결을 철회할 것”을 촉구하면서 긴장감이 돌기도 했지만, 안건은 일사천리로 처리됐다.

재적의원 40명 중 투표에 참가한 의원은 32명. 이들 중 28명이 찬성표를 던졌다. 진보 성향의 강경식 의원(이도2동 갑)과 더불어민주당 소속 고용호(성산), 김경학(구좌․우도), 안창남(삼양․봉개․아라동) 의원 4명만 반대표를 던졌다.

이는 안건 자체가 찬성-반대가 아닌 의견 제시의 건이라는 한계 때문으로 풀이된다.

앞서 문화관광스포츠위원회는 해당안건을 가결하면서 도민사회에서 우려하는 대형카지노 난립규제 정책 마련 및 80%이상 도민채용과 관련한 명확한 기준수립 등 14가지의 보완 의견을 제시했다.

의회에서는 도민사회에서 우려하는 의견을 충분히 제시한 만큼 허가권자인 원 지사가 잘 판단하라며 공을 넘긴 것이다. 이른바 ‘폭탄 돌리기’의 최종 종착지가 제주도였던 셈이다.

공을 넘겨받은 원희룡 지사의 고민도 깊어질 수밖에 없어 보인다.

원 지사는 지금껏 국제적 수준의 관리감독기구 설치 및 제도정비가 이뤄지기 전까지 신규 허가는 내주지 않겠다고 공언해왔다. 그렇지만 변경허가와 관련해서는 이렇다할 언급을 하지 않았다.

제주의 신화와 역사를 콘텐츠로 제주의 고유한 관광자원으로 개발하려던 제주신화역사공원이 ‘카지노 도박 피난처’로서 국적 불명의 신화월드가 됐다는 비판 속에 신규허가에 버금가는 변경허가 신청서를 받아든 원 지사가 어떤 선택을 할 지에 도민사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한편 랜딩카지노 변경허가와 맞물려 카지노면적 변경을 제한할 수 있도록 한 ‘카지노업 관리·감독 조례 개정안’에 대한 재의요구안은 제주도가 상정보류를 요청함에 따라 이날 본회의에서는 안건으로 다뤄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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