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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이승현 씨는 제주여민회 회원이자 한 아이의 엄마로서 이번 선거에서 '성인지 감수성'을 지닌 후보, 사회적 여성의 마인드를 지닌 후보를 뽑겠다고 강조했다. ⓒ제주의소리
[선택6.13 바로미터-후보들에 바란다] (3) 김이승현 제주여민회 회원

“생물학적인 여성이라고 해서 반드시 ‘여성’이 아닙니다. 성별 차이뿐만이 아닌 사회적 여성이란 인식을 늘 지니고 있는 진짜 여성 후보를 제주도의회에 보내야 합니다.”

설을 앞두고 <제주의소리>와 만난 김이승현(46) 씨는 올해 6.13 지방선거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거침없이 개진했다. 평소 성 평등과 지역 내 여러 가지 사회문제에 꾸준히 관심을 가져온 그는 “제주여성들은 지금보다 더 정치화돼야 한다. 이번 선거에서 성인지 감수성을 지닌 후보에게 꼭 투표하겠다”고 밝혔다.

결혼 12년차인 김이승현씨는 남편과 함께 초등학교 5학년 아들을 키운다. 집안일에 감귤 농사를 지으며 숙박업, 감귤 가공상품 제조 같은 ‘먹고 사는 문제’에 관심이 높지만, 그것만큼이나 정치·사회문제에 시선을 떼지 않는다. 

제주도 물, 교육, 여성, 마을환경 까지... 이 중에서 최근 불거진 제주지역 어느 초등학교 인근 무인텔 논란은 대표로 꼽을 만 하다. 문제를 공론화 시키는데 주저하지 않으며, 아이들의 교육권이 얼마나 중요한지 도민들에게 깊이 각인시켰다. 이런 모습을 탐탁하게 여기지 않을 누군가는 ‘여자 주제에 오지랖도 넓다’고 생각하겠지만, 변화를 두려워 하지 않고 실천까지 나서는 모습은 진정한 ‘시민’의 자세라 부를 만 하다.

이런 면에서 60만 제주도민의 일꾼을 뽑는 지방선거는 그에게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중요한 계기다.

김이승현씨는 “제주지역은 역사적으로 여성들이 애써온 노력에 비해, 여성의 대표성이 너무나 취약하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선출직 여성 도의원이 처음 나온 건 정말 충격적이면서 대표적인 일화”라며 “지역 사회 전반에 걸쳐 대표직에 여성이 활동하는 기반이 열악한데, 이번 선거가 그런 문제를 바꾸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김이승현씨가 중요하게 여기는 정치인의 자질은 ‘성인지(性認知) 감수성.’ 

최근 국내·외에서 불길처럼 번지는 여성들의 성차별, 폭력 고발 운동인 ‘미투(Me too) 운동’이 일어나는 원인 역시 감수성이 부족한 데서 나타났다는 것.

그는 “여성에 대한 희롱을 문제라고 여기지 않는 현직 도의원들 이야기가 심심치 않게 들린다. 성 문제를 일으킨 사람이 도지사가 되는 끔찍한 일이 또 다시 있어서는 안된다”며 “더 이상 이런 문제를 봐주면 안된다. 성인지 감수성으로 성추행, 성폭력에 보다 민감하게 도덕적 잣대를 들이대는 후보자가 많아져야 한다. 앞으로 각 정당에서 어떻게 공천을 하는지 지켜볼 것이다. 도민들 역시 눈을 똑바로 뜨고 후보 면면을 평가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여기에 “여성, 아이, 장애인, 노인 같은 사회적 약자가 안전한 환경이 되면 자연스레 누구에게나 살기 좋은 공간이 되기 마련”이라며 “생활정치 영역에서 사회적 약자에게 안전한 ‘그린존’을 어떻게 하면 지금보다 넓힐 수 있는지 고민하는 도의원, 도지사가 뽑혀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이승현씨는 단순히 여성 의원 수가 많아져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성별만 여성이고, 머릿속은 ‘사회적 여성’과 거리가 먼 정치인들은 단호히 비판했다.

그는 “꼼꼼한 살림꾼이라는 이미지를 내세워 여성을 대표하는 척하지만 정작 여성 정책은 나몰라 하는 사람 대신, 여성의 눈으로 모든 정책을 바라보는 이가 진정한 여성 정치인”이라며 “제대로 된 여성 후보들을 더 많이 도의회로 보내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의회 입성을 꿈꾸는 여성 후보들을 겨냥했다.

또 “제주도는 남성들이 정치에 지나치게 관심이 높고, 여성들은 그렇지 못하다. 제주여성들이 지금보다 더 정치화 될 때 사회도 함께 건강해질 것”이라고 소신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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