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한시전 제주도재향경우회 동부경찰서 지회 사무국장

게스트하우스 투숙, 여성 관광객 살인 사건을 접하면서 인생의 청춘을 제대로 피워보지도 못하고 저버린 안타까운 죽음에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이번 사건과 관련하여 각종 언론매체에서는 “경찰이 초동수사만 잘 했으면 더 빨리 범인을 잡을 수 있지 않았겠느냐” 라는 지적이 여럿 있었는데 30년 이상 경찰에 몸 담았던 한 사람으로서 느낀 소회를 몇 자 적어 볼까 한다.

경찰의 초동수사는 「긴급출동 요청을 받고 신속히 현장에 출동하여 귀중한 생명을 구할 수 있는 골든타임을 지키는 것이며」, 그리고 실종신고 등 접수시 「범죄관련성 여부를 파악, 용의자를 특정하고 신속히 검거하는 것」이라 볼 수 있다.

이번 사건은 타청(他廳)으로부터 공조 요청을 받고 초기 단계부터 단순 실종 사건이 아닌 모든 범죄 가능성을 열어두고 탐문수사, 대대적인 수색, 검거팀 급파 등 제주경찰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

물론 게스트하우스 관리인인 용의자의 성범죄 전력 파악이 늦어 용의자를 긴급체포하지 못해 신병을 놓친 데에는 아쉬움도 있다.

그러나 심증만을 가지고 물증 없이 용의자 긴급체포시에 인권문제 등 여러 가지 수반되는 수사상 문제점 또한 간과할 수 없는 게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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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칫 사체 발견(50여 미터 떨어진 폐가 굴묵에 은닉)이 늦어졌다면 사건수사가 장기화할 가능성 또한 없지 않았는데 신속히 발견한 것은 다행이다.

제주경찰은 이번 사건을 교훈삼아 자만하지 말고 자기 성찰을 통해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면서 늘 도민과 관광객 모두의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두고 「행복하고 안전한 제주」에 걸맞은 완벽한 치안을 유지해 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 한시전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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