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임 후 자유한국당 탈당…비정치 활동 통해 제주의 원로로 인정받기 위해 노력할 것”

고충홍 제주도의회 의장이 12일 “정치 후배들에게 길을 터줄 수 있어야 한다”며 6월13일 치러지는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불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의장 출신이 당해 제주도의원 선거에 불출마하는 관행도 이어지게 됐다.

고충홍 의장은 이날 오전 10시 의회 기자실을 찾아 “지난해 12월 후반기 의장으로 당선되면서부터 시작됐던 지방선거 출마와 관련한 논란에 종지부를 찍고자 한다”며 불출마 결심을 알렸다.

불출마 결심의 배경으로는 “지난 12년 가까이 지역구인 연동과 제주발전을 위해 나름대로 열심히 일했고, 그 결실이 곳곳에서 큰 열매를 맺어가고 있다는 판단이 컸다”는 이유를 내세웠다.

가장 큰 성과로는 언론에서 ‘고충홍로’라는 별칭을 붙여준 연오로개설을 꼽았다. 의정활동 기간 4번의 도정질문을 통해 연오로 개설 필요성을 호소, 12년만에 준공을 눈앞에 두고 있다.

특히 그는 “여전히 불출마를 말리는 분도 있고, 더 할 수도 있고, 더 잘 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있지만 정치후배들이 만들어갈 연동의 미래도 중요하다고 생각했다”며 “저의 고민 때문에 다른 후보자들에게 혼란을 초래하게 만들 수 없다는 마음이 컸다”고 말했다.

▲ 12일 오전 제주도의회 기자실을 방문, 6.13지방선거 불출마를 선언하고 있는 고충홍 의장. ⓒ제주의소리
고충홍 의장은 2006년 제4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때 제주도의원선거 연동 갑 선거구에 처음으로 도전해 의원배지를 단 후 내리 세 번 당선된 3선 의원이다.

제8대 의회 전반기 부의장, 새누리당 원내대표(후반기), 제9대 의회 보건복지안전위원장(전반기)을 역임했다. 제10대 의회에서는 후반기 행정자치위원장을 역임하던 중 고(故) 신관홍 의장의 갑작스런 타계로 치러진 보궐선거에서 당선됐다.

지난 2011년에는 한국공공자치연구원과 동아일보가 공동주최한 제5회 대한민국 의정대상에서 최고의원상 수상의 영광을 안기도 했다. 

고 의장은 “남은 기간 의장에게 주어진 사명과 책임을 흐트러짐 없이 완수하고 싶다. 6.13지방선거로 인해 도정과 교육행정의 공백이 예상되는 만큼 의장의 역할이 더 중요하다고 그단한 것도 불출마를 결심하게 된 이유 중 하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지방선거에 나서지는 않지만, 연동 주민은 물론 저의 불출마에 가슴 아파하는 분들의 마음을 가슴에 고이 간직하고 항상 제주와 연동, 제주의정과 함께 하면서 응원하겠다”는 말로 작별을 고했다.

임기 종료 후 계획을 묻는 질문에는 “정치활동은 않겠다. 제주에 원로가 없다는 지적이 많은데, 비정치적인 활동을 하면서 제주의 원로로 인정받은 한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당적 유지 여부에 대해서는 “숙고해보겠다”고 했지만, 거듭된 질문에 “임기가 끝나면 정치활동을 하지 않겠다고 한 만큼 당적은 갖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번 지방선거 때 당 소속 후보들을 지원할 것인가라는 질문에는 “현재 의장이기 때문에 그런 활동은 하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다.

한편 고충홍 의장의 불출마 선언으로 의장 출신의 도의원선거 불출마라는 관행은 이어지게 됐다. 지금까지 의장 출신으로서 지방선거에 출마했던 경우는 보궐선거로 ‘6개월 의장’을 했던 오충진 전 의원이 유일하다.

저작권자 © 제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