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2018 국제불교청소년교환캠프서 만난 외국 청년불자들

IMG_9623.JPG
▲ 17일 2018 국제불교청소년교환캠프의 일환으로 제주4.3평화공원에서 열린 제주4.3국제합동추모제. ⓒ 제주의소리

세계불교청년우의회(World Fellowship Buddhist Youth, WFBY) 주최, 제주불교청년회(Jeju Youth Buddhist Association, K-JYBC) 주관으로 15일부터 18일까지 제주에서 열린 ‘2018 국제불교청소년교환캠프(International Buddhist Youth Exchange Korea 2018)’는 ‘4.3의 세계화’라는 측면에서도 뜻깊은 계기였다.

전세계 젊은이들이 4.3이라는 아픈 역사를 안고 있는 제주에서 갈등과 분열, 폭력과 착취의 역사를 극복하고 새로운 미래를 열어나간다는 차원에서 4.3 관련 일정에 초점이 맞춰졌다. ‘성찰을 통한 공동체 회복’라는 캠프 주제와도 밀접한 여정이다.

12개국에서 온 200여명의 청년불자들은 북촌 너븐숭이, 관음사, 정방폭포, 제주4.3평화기념관 등 아픈 역사를 품은 곳들을 찾아 70년 전 제주의 시대상을 생생히 접했다.

참석자들은 캠프의 주제가 ‘성찰을 통한 공동체 회복’인 만큼 제주의 아픈 과거가 세계 어느 곳에서도 되풀이 되지 않기 위해선 미래세대가 힘을 합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본 도쿄에서 온 키쿠치 모에카(24)씨는 “일본과 가까이 있는 곳이 이런 슬픈 역사를 품고 있다는데 큰 충격을 받았다”며 “이런 슬픈 일을 피하기 위해서는 왜 이런 일이 생겨났는지 배우고 공유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IMG_9628.JPG
▲ 제주에서 열린 2018 국제불교청소년교환캠프에 참가한 일본인 에가와 마사시(왼쪽) 씨와 키쿠치 모에카 씨. ⓒ 제주의소리

동료 에가와 마사치(22)씨는 “제주와 같이 아름다운 섬이 이런 역사를 품고 있었다는데 너무 놀랐다”며 “이번 캠프의 방문지와 추모제를 통해서 4.3을 잘 이해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들 두 일본인 청년들은 거듭 “이렇게 가까운 곳에서 이런 일이 있을 줄 전혀 상상도 못했다”며 이번 캠프가 한국과 제주를 이해하는 좋은 계기가 됐다는 점을 강조했다.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온 레이먼드 응(24) 씨는 “많은 사람들이 이름없이 죽어가야 했다는 사실이 너무 슬펐다”며 “당시 제주에 살던 사람들은 아주 기본적인 권리조차 없었던 셈”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4.3은 정부가 공권력을 남용한 불행한 사건”이라며 “다시는 일어나서는 안될 일”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제주의 아름다운 풍광과 4.3이라는 슬픈 역사가 역설적으로 공존하는 제주의 상황에 만감이 교차하는 듯 했다.

IMG_9635.JPG
▲ 2018 국제불교청소년교환캠프에 참가한 말레이시아인 에드워드 응 씨. ⓒ 제주의소리
그는 “4.3이라는 역사를 이해하고 나서야 제주에 행복과 슬픔, 정말 아름다운 풍광과 비극이 공존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됐다”며 “특히 아름답다고 느꼈던 정방폭포에서 학살지라는 사실을 듣고 너무 슬펐다”고 말했다.

그는 “캄보디아의 킬링필드는 제주4.3과도 연결돼있다. 역사를 모르면 반복된다”며 “과거를 제대로 이해하고, 알리는 움직임이 정말 중요한 이유”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젊은 세대들이 진실을 배우고 이해해야 한다”며 “미래에 다시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제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