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출신 재일민주인사 김창수씨 22일 고향 방문

제주출신 재독학자 송두율 교수가 37년만에 그이 고국 땅을 밟던 날, 또 한 분의 반가운 손님이 고향 제주를 찾았다.

해외에서 한국민주화와 조국통일의 거점 역할을 해 온 재일한국민주통일연합(한통련) 오사카본부 상임위원과 이쿠노지부 대표를 맡고 있는 교포 2세 김창수씨(48)가 그의 고향(표선면 토산리)를 찾기 위해 22일 오후 7시 대한항공 편으로 제주에 도착, 제주도내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로부터 따뜻한 환영을 받았다.

그는 해외민주인사 범국민추진위원회의 초청으로 지난 19일 일행 33명과 함께 서울에 도착 2박 3일의 공식일정을 마치고 이날 고향인 제주를 찾았다.

한통련 활동을 한지 15년. 박정희 군사정권에 의해 반국가단체로 낙인찍힌, 그래서 그 역시 반체제 인사로 묶이면서 그는 아버지와 어머니의 고향인 제주를 찾고 싶어도 찾지 못한 15년의 한을 이날 제주방문으로 풀어야 했다.

특히 이날 제주공항에는 그의 제주방문을 동행하기 위해 이날 아침 일본 오사카에서 급히 제주로 온 부인 미도리씨(45)와 큰딸 사지(15)와 두 아들 상현(15) 상우(10), 그리고 누나 김미좌씨(50)가 나와 15년만의 고향방문의 기쁨을 함께 나눴다.

이정훈 목사(늘푸른교회)와 이지훈 제주참여환경연대 공동대표의 영접을 받으며 도착장을 빠져 나온 그는 마중 나온 환영단과 취재진들에게 "반갑습니다. 반갑습니다"며 손을 흔들며 환한 웃음을 지어 보였다.

김씨는 공항로비에서 마련된 기자회견을 통해 "15년만에 고향을 찾게 돼 감개가 무량하다"며 "한통련 활동을 했다는 이유만으로 고향에 가고 싶어도 가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은 데 이렇게 고향을 찾게 돼 너무나 기쁘다"고 말하면서 북받쳐 오르는 감정에 다소 울먹였다.

그는 "우리 아버지가 3살 때 일본으로 건너가 우리를 키웠다. 아버지는 20년전인 내가 19살 때 돌아가셔서 그 동안 고향을 찾고 싶어도 찾지 못했다"면서 "내일 고향인 토산리에 가서 우선 큰할아버지와 할아버지의 묘를 찾아 인사를 드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제주출신 사람으로, 우리나라의 민주화를 위해 열심히 일해야 하는 제주사람이 있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앞으로도 나 혼자뿐만 아니라 우리 가족들이 힘을 합쳐서 자주 민주 통일 그날까지 열심히 일하고 활동할 것"이라며 "그 약속을 여러분 앞에서 하겠다"고 다짐했다.

그와 함께 한 누나 김미좌씨는 "동생이 고향을 찾는데 고향 분들이 이렇게 환영해 줘 너무나 고맙다"며 "동생이 그 동안 일본에서 한통련 활동으로 너무나 많은 고생을 했는데 고향 분들이 이를 알아 줘서 너무나 기쁘다"고 반가워했다.

미좌씨는 이어 "동생은 한국사회가 보다 완전히 민주화되고 남북통일이 하루 빨리 돼야 한다는 신념을 갖고 활동을 하고 있다"면서 "그는 한통련에서 교포 4~5세들에게도 한국말을 가르치고 한국역사를 배워주는 등 한국에 대한 애착이 그 누구보다도 강한 자랑스런 동생"이라고 말했다.

창수씨의 큰딸인 사지양(15)은 "아버지의 고향에 오게 돼 너무나 기쁘다"면서 "아버지가 너무 자랑스럽다"며 환한 웃음을 지었다.

창수씨 가족은 23일 제주시에 있는 친척들과 만나 고향인 표선면 토산리 친척들과 선영을 찾아 인사를 드리고 제주관광을 한 후 25일 일본으로 돌아가게 된다.

저작권자 © 제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