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1차 삼나무에 걸린후 2차 착륙 중 사고...제주 첫 자유비행 열기구 도입 1년만 사고

제주 첫 자유비행 열기구가 운항 1년도 되지 않아 불시착 사고를 당해 1명이 숨지고 12명이 다쳤다.

탑승객들은 12일 오전 5시 제주시 구좌읍 송당리 집결지에 모여 열기구 관광업체 차량을 이용해 오전 7시쯤 이륙지점인 조천읍 와산리로 향했다.

당시 열기구에는 업체 대표 김모(55)씨와 관광객 또 다른 김모(22)씨 등 13명이 올랐다. 승객 탑승용 바스켓의 최대 정원은 16명이었다.

와산리 야초지에서 이륙한 열기구는 1시간만에 서귀포시 남원읍 수망리 더클래식 골프장 맞은편  착륙지점에 도착했지만 높이 10m의 삼나무에 1차로 불시착했다.

놀란 탑승객들이 공포에 떨었지만 잠시후 바람이 불면서 열기구는 삼나무에서 벗어나 자유비행을 다시 시작했다. 당시 조종사인 김씨는 탑승객들에 착륙에 대비하라고 지시했다.

순간 탑승객들이 몸을 숙이고 바스켓에 연결된 끈을 잡았다. 김씨는 이후 비상착륙을 시도했지만 바스켓이 야초지 지표면과 충돌하면서 탑승객들이 바닥으로 굴러 떨어졌다.

▲ 12일 오전 8시11분쯤 서귀포시 남원읍 신흥리 물영아리 오름 인근에 열기구가 불시착해 경찰이 주변을 통제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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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일 오전 8시11분쯤 서귀포시 남원읍 신흥리 물영아리 오름 인근에 열기구가 불시착했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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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일 오전 8시11분쯤 서귀포시 남원읍 신흥리 물영아리 오름 인근에 열기구가 추락해 경찰이 주변을 통제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바람의 영향으로 열기구가 수차례 바닥과 부딪치면서 연이어 관광객들이 바스켓에서 떨어져 나와 부상을 입었다. 열기구를 바람을 따라 바닥 충돌하며 계속 끌려갔다.

김씨는 끝까지 열기구 운항을 하다 최초 충돌 지점에서 약 100m 떨어진 곳에 비상착륙했다. 열기구 풍선은 삼나무에 걸려서야 멈춰섰다.

탑승자인 이모(42)씨는 “착륙을 앞두고 갑자기 열기구가 나무에 걸렸다”며 “이후 탈출에 성공했지만 착륙과정에서 바닥에 충돌해 나를 포함해 사람들이 튕겨져 나갔다”고 말했다.

열기구업쳬 관계자는 “오늘 바람 등 날씨에는 문제가 없었고 정상적인 이륙이 이뤄졌다”며 “추락이 아니라 착륙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해 사고가 난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고 직후 물영아리 오름 북쪽에서 고사리를 채취하던 행인이 이를 목격하고 119에 신고했다. 소방당국은 곧바로 구조대와 지휘차량을 투입했지만 착륙지점을 찾는데 애를 먹었다.

최초 신고자가 현장 지리를 정확히 파악하지 못했고 열기구마저 오름 옆에 비상착륙하면서 구조에 시간이 걸렸다. 소방당국은 오전 9시5분 처음 현장에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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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일 오전 8시11분쯤 서귀포시 남원읍 신흥리 물영아리 오름 인근에 열기구가 불시착해 경찰이 현장을 조사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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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일 오전 8시11분쯤 서귀포시 남원읍 신흥리 물영아리 오름 인근에 열기구가 불시착해 1명이 숨지고 12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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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열기구는 추락 과정에서 바스켓이 야초지 바닥과 수차례 부딪혀 승객들이 밖으로 튕겨져 나갔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신고부터 현장 도착까지 54분이 걸렸다. 구조대 도착 당시 열기구 대표는 심정지를 상태를 보였다. 김씨는 심폐소생술(CPR)을 받으며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졌다.

나머지 12명의 탑승객은 다행히 찰과상과 타박상 등 부상 정도가 심하지 않았다. 긴급 구급을 위해 경찰도 오전 9시12분 헬기를 투입했지만 실제 이송은 하지 못했다.

소방당국은 구급차를 총동원해 현장 도착 40분만인 오전 9시45분 열기구 탑승자 13명에 대한 구조활동을 모두 마무리했다.

사고가 난 열기구는 높이 35m, 폭 30m로 글로벌 열기구 제작업체인 영국의 카메론 벌룬즈에서 제작했다. 업체측이 2015년 국내에 도입해 운항을 준비해 왔다.

안전문제 등으로 2017년 4월20일에야 항공레저스포츠사업 등록 허가가 이뤄져다. 업체측은 송당리 아부오름 인근 목장을 임대해 2017년 5월1일부터 영업을 해 왔다.

국토부 사고조사위원회는 조사관 2명을 제주로 보내 비행과정에 문제점이 있었는지 여부를 조사하기로 했다. 경찰도 해당 업체를 상대로 업무상 과실 여부 등을 확인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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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일 오전 8시11분쯤 서귀포시 남원읍 신흥리 물영아리 오름 인근에 열기구가 불시착해 1명이 숨지고 12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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