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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에서 애견업체 대표가 손님이 찾아가지 않은 개 두마리를 둔기로 때려 죽이려 한 사건이 발생했다. 학대를 당한 슈나우저 한마리는 제주대 수의과대학 동물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제주동물친구들 제공>

제주동물보호센터 옆 임야서 버젓이 둔기로 개 때려...발각되자 도주 한마리 버려 위독

최근 제주에서 둔기로 개를 폭행해 죽이려한 사건과 관련해 경찰이 범행 닷새만에 용의자를 붙잡았다.

17일 경찰에 따르면 지난 12일 제주시 용강동 한 임야에서 이모(52)씨가 둔기로 슈나우저와 푸들 각 1마리를 때리려다 인근을 지나던 제주동물보호센터 봉사자에게 발각됐다.

범행이 이뤄진 곳은 제주동물보호센터와 불과 10m 떨어진 지점이었다. 이씨는 목격자가 나타나자 곧바로 자신의 봉고차에 개 2마리를 싣고 현장을 벗어났다.

이 과정에서 이씨는 둔기에 맞은 슈나우저를 영주고 인근에 버렸다. 사흘 뒤 인근을 지나던 고사리 채취객이 쓰러진 개를 발견하고 동물보호센터에 신고했다.

신고를 받은 경찰은 현장 주변 폐쇄회로(CC)TV를 분석해 차량 20대를 용의차량으로 압축했다. 추가 수사를 통해 봉고차 주인인 이씨를 검거했다.

잡고 보니 이씨는 다름 아닌 제주시내 한 애견센터 운영자였다. 검거 당시 버려진 슈나우저를 제외한 나머지 푸들 한 마리는 이씨가 그대로 데리고 있었다.

고사리 채취객이 발견한 슈나이저는 집중치료가 필요해 현재 제주대학교 수의과대학 동물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이씨는 경찰조사에서 “애견센터를 운영하는 과정에서 1년 전 개를 맡겨둔 주인이 찾아가지 않아 이 같은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씨를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입건하고 정확한 범행 경위를 추궁하고 있다.

제주에서 또다시 동물 학대 사건이 벌어지자 동물보호단체인 (사)제주동물친구들은 성명을 내고 동물학대에 대한 인식과 태도 변화를 촉구했다.

제주동물친구들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동물학대 사건 수사, 구조동물 치료에 대한 인식과 태도 개선이 있기를 강력히 희망한다”며 “슈나우저의 신속한 치료도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경찰을 향해서는 “동물 관련 신고시 신속하게 사건을 접수하고 응대해야 한다”며 “체계적인 대응 매뉴얼을 만들고 이를 일선 경찰관들에게 철저하게 교육해 달라”고 당부했다.

제주에서는 2017년 3월에도 80대 할아버지가 강아지를 자신의 오토바이에 끈으로 매달아 내달리며 학대하는 모습이 공개돼 도민들의 공분을 샀다.

가해자는 최근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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