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 70주년을 맞아 <제주의소리>가 진행중인 '찾아가는 4.3청소년 아카데미'는 미래세대에게 평화와 인권이라는 소중한 가치를 확산시키기 위해 마련된 토크큰서트입니다. 지난 달 30일 제주중앙여고에서 열린 첫 번째 아카데미에 참석한 학생들이 후기를 보내왔습니다. 4.3을 다시보게 된 이들의 이야기가 4.3의 전국화, 세계화에 대한 실마리가 되길 바랍니다. [편집자 주]

[기고] 제주중앙여자고등학교 2학년 양서희

제주의 역사를 전반적으로 잘 모르지만 4.3에 대한 관심은 결코 작지 않았다. 다만 간단하게는 많이 들어보고 알고는 있었지만, 깊고 자세하게는 몰랐다. 그러니 ‘4.3에 대해 설명해보라’고 하면 늘 버벅거릴 수밖에 없었다. 최근 들어서는 4.3이라는 역사가 단순한 의미의 사건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4.3에 대해 꼭 깊게 알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때마침 학교에서 우연히 4.3 토크콘서트가 열린다는 소리를 들었고, 일체의 고민도 없이 스스로 나서서 토크콘서트 패널로 적극 신청했다. 4.3에 대해 깊이 있게 알지 못하는 내가 토크콘서트에 당당하게 나설 수 있었던 것은 어쩌면 4.3의 아픔을 같이 나누고 싶고, 4.3에 대해 자세히 얘기 하고 싶었던 마음이 더 커서가 아니었나 싶다. 또 4.3을 더 잘 알게 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거라는 생각도 있었다.

이번 토크콘서트 참여 전 많은 시간동안 4.3에 대해 공부하고, 찾아보고, 다양한 분야에서 4.3을 접해보면서 정말 많은 것을 알게 되고 이해하게 됐다. 내가 지금까지 알고 있던 4.3은 정말 ‘점 하나’에 불과했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4.3이라는 사건이 정확히 어떤 일이었던 것인지, 왜 일어나게 되었는지 등을 자세하게 알게 됐다. 물론, 단기간에 이 모든 것을 이해하고 머릿속에 다 담기에는 한계가 있었지만 적어도 그 기간 동안의 흐름이나 과정은 매우 잘 알게 됐고 정말 많은 생각이 들었다.

토크콘서트가 시작하기 전까지 정말 긴장을 했으나, 막상 무대 위에 올라 와서는 내가 4.3에 대해 궁금했던 점도 직접 물어보고 내가 관심 있는 분야인 국제사회에 대해서도 이야기 할 수 있어서 꽤 의미 있는 시간이 됐다.

4.3은 그 매우 참혹한 현장과는 다르게 ‘평화’를 상징하게 됐다. 그 이유는 김종민 선생님께서도 말씀해 주셨지만, 4.3은 극복의 역사로서 굉장히 자랑스러울 만한 일로 우리로 하여금 평화와 통일, 인권의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상징이기 때문이다. 국제 평화에 관심이 있는 나로서는 4.3은 매우 가까이 있는, 국제 평화의 첫 시작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비록 제주의 역사이지만 제주만의 역사라고는 할 수 없다.

4.3이라는 사건이 있는 동안, 미국이나 일본 등의 나라가 있었으며, 이는 국제 평화와도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4.3이 오래토록 금기시돼 4.3에 대해 많이 알거나 관심이 있는 사람이 많지 않지만, 앞으로라도 4.3에 대한 진실과 4.3이라는 역사를 제주, 우리나라, 전 세계로 알리면서 더 이상 아픈 과거가 왜곡되지 않게 하기 위해 노력하고 싶다.

김종민 선생님께서 4.3에 대해 많이 알려주시고 토크 콘서트에서 하지 못했던 궁금했던 점을 끝나고 여쭸을 때도, 차분하게 진심으로 설명해 주셔서 너무 감사했고, 선생님의 지금까지의 노력이 이어질 수 있도록 나 역시도 4.3을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 관심을 가질 수 있
▲ 제주중앙여고 양서희. ⓒ 제주의소리
도록 항상 노력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나는 앞으로 외국인들과 함께 제작하는 영어잡지에 4.3에 대한 이야기를 쓸 계획이다. 작은 노력이지만 전국적으로, 세계적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4.3을 알리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이번 토크콘서트 역시 방송이므로 누군가에게는 4.3에 대해 알릴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이 됐다고 생각한다.

평화의 상징인 4.3이 다른 누군가에게 ‘평화를 위한 힘’이 됐으면 좋겠다. / 제주중앙여고 2학년 양서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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