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CARE 세미나...두리함께 여행사, 발달장애인가족 여행 사례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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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일 열린 '휴양형 MICARE 세미나'에서 발제를 하고 있는 예비사회적기업 두리함께의 이보교 이사. ⓒ제주의소리
장애인이라는 이유만으로 그들의 여행은 '관광'이 아닌 '복지'로 분류됐다. 

짜여진 여행일정을 소화하고, 맛집을 방문하고, 체험 프로그램을 즐기는 등 여느 관광과 전혀 다를게 없었지만 참가자가 장애인이라는 이유만으로 세상은 분류를 달리 했다.

"관광도 아니고, 복지도 아니고, 이 과에 가면 저 과로 그러고, 저 과에 가면 이 과로 가라 그러고, 어느 누구도 관광산업이라고 인정해주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출발선부터 차별에 맞설 용기가 필요했던 그들. 

우여곡절 끝에 견실한 관광업계로 성장한 예비사회적기업 '두리함께'의 사례가 20일 오후 3시 제주시 연동 벨류호텔 세미나룸에서 열린 '휴양형 MICARE 세미나' 자리에서 소개돼 눈길을 끌었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발달장애인 가족을 대상으로 한 제주 관광상품을 개발한 지역 여행사 '두리함께' 의 이보교 이사가 '차별없는 여행으로 모두가 함께하는 행복한 세상'이라는 주제를 갖고 발제에 나섰다.

이 이사는 "여행은 사회와 관계를 맺어가는 과정으로, 장애인들에게는 여행 그 자체가 세상과 만나는 문"이라며 발달장애아동과 부모님을 위한 '오롯이 쉼-치유여행' 패키지가 탄생하기까지의 과정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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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일 열린 '휴양형 MICARE 세미나'에서 발제를 하고 있는 예비사회적기업 두리함께의 이보교 이사. ⓒ제주의소리
이 이사는 "장애아동의 부모에게 자녀의 장애를 수용하고 자녀가 나아질 것이라는 희망을 줄 수 있는 힐링 프로그램을 제공하기 위해 상품을 기획하게 됐다"며 "평생을 자녀를 위해 사는 그들을 위해 그들 자신에게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하기 위함"이라고 말했다.

여행을 통한 긍정적인 경험을 통해 앞으로의 정서적이고 사회적인 양육 부담감을 덜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취지다. 또 장애아동에게는 비장애인과의 만남과 새로운 사람들과의 만남 등 다양한 경험을 통해 사회적응의 길을 열어준다는 목적을 지니고 있다.

이 같은 목적으로 '오롯이-쉼' 여행에 참여하는 발달장애아동 가족은 부모와 자녀가 철저히 따로 움직인다.

부모는 승마, 레일바이크, 숲체험 등 치유와 스트레스 해소를 중심으로 한 프로그램을 즐기는 한편, 자녀는 올레길 에코랜드 아쿠아플라넷 등 특별한 경험과 직접 보고 만지고 느낄 수 있는 장소를 방문하는 코스다.

특히 장애아동에게는 자원봉사자를 1대1로 매칭해 안전한 여행을 돕고 새로운 관계망을 형성하게 된다.

이 이사는 강연 중 실제 여행이 전개되는 모습이 담긴 영상을 소개했다. 영상 속, 전동휠체어를 타고 우도봉 정상에 오른 발달장애인 나혜리씨는 만면에 웃음을 머금으며 "하나님이 만든 세상이 이렇게 아름답고 신비하구나 새삼 느꼈다"고 소감을 전했다.

여행은 꿈속에서나 누려보는 허상일 뿐이었던 이들이 직접 산 위에 올라 풍경을 만끽하는 기회를 제공한 것이다.

이 이사는 "세상 모든 여행은 모든이에게 평등해야하지만, 이들에게 여행은 세상을 향한 도전이다. 장애인들은 이용하고 싶어도 이용할 수 없다"며 "저희가 시작한 이 사업은 단순하게 손님들에 대한 서비스가 아니라 관광생태계 변화를 일으키는, 여행을 통한 사회혁신을 일으키는 사업을 시작한 것"이라고 자신있게 말했다.

실제로 지난해 두리함께 이용고객은 전년대비 333%가 상승했고, 재방문율도 50%를 웃돌고 있다. 장애인여행코디네이터 등의 전문인력은 창업 초기 2명에서 올해 8명까지 증가했고, 휠체어를 타고 오르내릴 수 있는 특장버스는 1대에서 시작해 3년새 5대로 늘었다.

무엇보다 누리함께는 '복지대상'이었던 발달장애인들을 '소비주체'로 격상시켜냈다는 것이 가장 큰 성과라고 자부했다. 관광 서비스 제공자의 인식을 개선해 생태계를 전환시켰다는 것이다.

누리함께는 무장애 여행의 기준이 됨과 동시에 국내에서 가장 앞선 장애인 여행서비스를 제공을 목적으로 박차를 가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 이사는 "인프라 경쟁력 기반과 다양한 고객의 니즈를 수용해 끊기지 않는 여행경험을 제공하는 등 차별없는 여행으로 모두가 함께하는 사회를 형성하는데 더욱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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