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 헬스케어 토론회] 전문가들 "제주사회 능동적 대처 필요" 한 목소리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의료분야도 대격변의 시기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제주사회의 능동적인 대처가 필요하다는 제언이 잇따랐다. ICT를 접목한 스마트헬스케어 인프라를 조기에 구축해야함은 물론, 한 발 더 나아가 스마트 의료기술을 관광산업과 연계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산업통상자원부와 제주지역사업평가단이 주최하고 의료법인 한라의료재단이 주관하는 '4차 산업혁명 시대화 헬스케어 토론회'가 20일 오후 4시30분 제주시 연동 벨류호텔 세미나룸에서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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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일 오후 4시30분 제주시 연동 벨류호텔 세미나실에서 열린 '4차 산업혁명과 헬스케어 토론회'. ⓒ제주의소리

'4차 산업혁명과 헬스케어'를 주제로 열린 이날 토론회는 의료서비스의 패러다임이 치료·병원 중심에서 예방·소비자 중심으로 변화함에 따라 환경변화를 직시하고 스마트 헬스케어 기반 기술을 확보하고 파트너십을 강화하는 등 전략적 대응방안을 모색하는 차원에서 마련됐다.

김의근 제주국제대학교 관광경영학 교수가 사회로 나선 가운데, 안무업 한림대학교 의과대학 교수, 강숙영 경기대학교 관광경영학과 교수, 박성민 헬스브릿지 대표가 패널로 참여해 제주지역의 자원 활용을 극대화한 '글로벌 헬스케어'산업으로의 발전 방안과 연관 산업들간의 기반 구축 방안들을 폭 넓게 제시했다.

◇ "4차 산업혁명, 의료분야 패러다임 변화 가져올 것" 한 목소리

안무업 교수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의료는 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 중 하나인만큼 사회가 변하면 의료도 변할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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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무업 한림대학교 의과대학 교수. ⓒ제주의소리
그는 "현대 사회에서 모두가 누리고 있는 의료보험 서비스도 2차 산업혁명 때 많은 근로자들이 열심히 일할 수 있도록, 병에 걸리지 않고 열심히 일하도록 하기 위해 만들어진 제도"라고 예시를 들며 "4차산업 시대에 스마트 헬스케어, IOT, AI 등의 다양한 기술들이 접목돼 의료 또한 더욱 발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성민 대표는 "현재 세계적으로 '즉시성'을 중요한 요소로 생각하는 스마트폰이 확산되면서 의료산업도 크게 변하고 있다. 스마트헬스케어로서 세계적으로 주요기업들이 기술개발이나 산업에 뛰어들고 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18년에 242억달러 투자되던 관련 산업 규모는 2020년이 되면 550억달러로 커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매년 50% 이상 급성장하는 산업으로 앞으로 더욱 확장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강숙영 교수는 "ICT를 접목한 스마트헬스케어가 도입되면서 의료관광도 패러다임의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며 "최근의 의료관광은 '메디컬투어리즘', 즉 병을 지닌 사람이 치료를 목적으로 외국의 병원을 방문하는 형식에서 건강한 사람들이 자신의 건강을 유지하고 더 강화하기 위해 활동하는 '웰니스투어리즘'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웰니스투어리즘 관광객인 일반적인 국제관광객 소비보다 2.8배, 국내 관광객 보다 5배 이상 더 많은 소비를 창출한다고 조사되고 있다. 스마트헬스케어를 기반으로 산업은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 현장에 적용된 스마트헬스케어, 어떤 형태?

토론회 중에는 실질적으로 현장에 적용되고 있는 스마트헬스케어의 다양한 사례가 소개됐다.

안 교수는 "의료관광 분야에서 스마트헬스케어는 이미 적극 활용되고 있다. 이전 같으면 몽골사는 사람이 대한민국에, 그것도 제주도에 있는 한라병원에 어느 교수가 관절수술을 잘하는지 어떻게 알고 어떻게 찾아왔겠나. 그런데 인터넷 시대를 지나 빅데이터 시대에 들어오면서 이런 자료들이 인터넷 상에 축적되고 찾아볼 수 있게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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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숙영 경기대학교 관광경영과 교수. ⓒ제주의소리
또 안 교수는 "우리나라 환자들은 수술을 하고 퇴원해서 1~2달 있다가 의사를 다시 찾아가서 사후치료를 받을 수 있는데, 몽골이나 태국, 인도에 있는 환자들이 한 달 있다가 올 수는 없는 노릇"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스마트폰 등을 통해 직접 얼굴을 보며 진료할 수도 있고, 웨어러블디바이스를 통해 적절한 정보를 얻으며 타국의 환자와 데이터 교류를 할 수 있다"고 주요 사례를 소개했다.

박 대표 역시 "많은 기술들이 의료산업에서 개발되고 상용화되고 있다. 최근 많이 보고있는 혈당체크, 심부전 환자를 더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는 방안으로 기술화 됐다"며 "그 기술을 통해 이 사람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라이프로그 개념까지 가 일상생활 어떻게 움직이는지 판단하고 처리할 수 있다. 전에는 환자가 병원가면 혈압 한번, 체온 한번 측정하면 끝이었는데, 많은 기술혁명을 일으키는게 4차 산업혁명"이라고 덧붙였다.

이미 미국에서는 '왓슨'이라고 이름 붙여진 인공지능 의료 프로그램이 진료 등에 적극 활용되고 있는 실정이다.

환자의 증상을 입력하면 그간 수집해 왔던 다양한 논문 정보, 데이터베이스를 갖고 추론하는 방식이다. 의사가 4시간 걸려서 진단한 병을 '왓슨'은 한 시간만에 분석했다는 전례는 가볍지 않은 의미를 던지고 있다.

특히 VR과 AR로 대표되는 '증강현실' 기술도 의료산업에 접목됐다고 설명했다.

박 대표는 "현재 VR과 AR로 인한 의료가 많은  효과를 보고 있다. 고소공포증이나 우울증, 대인기피증 등에 대한 치료가 VR을 통해 가능하다는 해외사례가 이미 나와있다. 정신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분들에게 그 상황을 개선할 수 있는 여러 환경을 제공해주는 기회가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강 교수는 "일본에선 고령자들이 고독감이나 1인가구 이런 것들이 많아지면서 외톨이가 되는 경우가 많다"며 "AI를 도입한 형태의 인공지능 로봇, 감정을 지닌 로봇을 개발해서 함께 소통하게 하는 것이 큰 효과를 얻었다. 처음엔 관심없던 노인들도 점차 관심을 갖게됐고, 지금은 '손자들보다 낫다'고 할 정도로 커뮤니케이션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고 전했다.

◇ 스마트 의료, 제주 사회 도입 방안은?

토론자들은 발언 기회가 생길때마다 4차산업혁명 시대에 대응한 제주 지역사회 차원에서의 준비가 중요하다는 점을 적극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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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성민 헬스브릿지 대표. ⓒ제주의소리
안 교수는 "제주는 특별자치도라서 전국과는 다른 제도를 가질 수 있다. 의료라는 것도 사회의 한 제도"라며 "유럽의 경우 국가 입장에서 관절 환자가 무릎이 아프면 병원에 입원시키는 것보다 온천 요양이 더 저렴하기 때문에 의료체계로 요양을 유도한다. 제주는 특별법으로 인해 조금만 노력하면 이러한 시도들이 가능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강 교수는 "제주는 앞으로 7년 후 초고령화 사회로 돌입한다. 그러면 고령자에 대한 건강관리가 상당히 중요한 문제다. 특히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선정된 해녀 같은 경우 이미 고령화 됐다. 평균 나이 60세 넘었다. 제주로 보면 관광자원으로는 굉장히 중요한 자산이다. 이들의 건강관리는 중요한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들에게 스마트헬스케어 이용한다면 이들의 생활패턴 등을 체크할 필요가 있다"며 "건강관리의 가장 기본은 데이터 측정이다. 데이터 측정할 수 있는 웨어러블 디바이스를 개발하거나 스마트폰에 접목시켜서 혈당 등 체크하는 기계를 만들 수 있다. 이런 방안들을 제주도 기업이 개발하고 공유한다면 하나의 스타트업으로 산업생태계가 마련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조언했다

이를 위해 법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제도 제시했다.

안 교수는 "헬스케어의 최소 단위는 커뮤니티다. 한 지역사회가 어떻게 변화돼야하느냐는 것인데, 커뮤니티는 항상 좋은 공간을 필요로 한다"며 "VR·AR 콘텐츠가 활용되는 공간, AI로봇이 노인들과 만나는 공간, 이런게 필요하다. 제주도는 그런 좋은 공간이 있는 건강한 커뮤니티를 만들기에 전국에서 가장 적정한 곳"이라고 응원했다.

강 교수는 "앞서 설명했던 '웰니스' 분야는 의료보험 체계 안에 들어가지 못하는 것이 많다. 미용·테라피 등 의료의 범주에서 다루기 어려운 개념이 애매모호한 것들이 많다는게 제약이 될 수 있다"며 "제주에 맞는, 제주만을 위한 웰니스 관광에 대한 제도나 조례를 제정하는게 의료관광의 범주를 확대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 대표는 "기업의 입장에서 보면 국내에서는 그나마 의료서비스 기술개발에서는 제주도가 가장 최적의 조건을 갖고있지 않나 생각한다"며 "여러 해외관광객이 오는 여건을 활용해 의료정보를 수집하고 거기에 맞는 웰니스 정보를 처리하는 것을 시범으로 시행한다면 제주는 최적지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제주가 가진 경쟁력을 통해 개인정보 처리에 대한 것들을 좋은 방안으로 처리할 수 있다면 많은 기업들이 제주도에 와서 세계적 시장으로 진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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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일 오후 4시30분 제주시 연동 벨류호텔 세미나실에서 열린 '4차 산업혁명과 헬스케어 토론회'.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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