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G_6511.JPG
▲ 제주시 삼도2동에 위치한 어린이 실내 놀이공간 재밋섬, 영화관 메가박스 제주점이 제주문화예술재단에 매각될 예정이다. ⓒ제주의소리

문예재단, 삼도2동 재밋섬(메가박스 제주) 매입 예정...소극장 등 구축, 이아와 시너지 기대

제주시 삼도2동에 위치한 복합문화공간 재밋섬(메가박스 제주점)이 제주문화예술재단에 매각될 예정이다. 재밋섬 건물은 최근 주상복합 건물용으로 팔릴 위기에 놓였지만, 원도심(성내)을 문화·예술로 살리자는 취지에 재단과 재밋섬 측이 공감하면서 위기를 넘기게 됐다. 앞으로 문화의 거리, 옛 제주대학교 병원에 들어선 예술공간 이아와 함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예정이다.

25일 복수의 관계자에 따르면 재단과 재밋섬 측은 4월 말을 목표로 매각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현재 재밋섬 건물, 부지에 대한 감정평가는 끝난 상태이며, 곧 세세한 조건을 조율할 예정이다. 

매각 예상가는 100억원 대. 재단은 비용을 적립금에서 충당할 예정이다. 재단 적립금 170억원에서 상당 부분을 지출하지만, 다른 유형의 자산으로 전환·확보하는 것이어서 별 다른 문제는 없어보인다. 더욱이 부동산 가치를 고려할 때, 멀리 보면 투자 비용 이상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재밋섬 측이 2014년 당시 아카데미 극장 매입·리모델링 비용(100억원 내외)을 고려하면 큰 차이가 없다.

매입 이후 재밋섬 건물에는 소극장, 연극 연습 공간, 세미나실 등을 갖추고 재단·민예총·예총 사무실을 옮기는 안이 유력해보인다.

도내 극단들이 자유롭게 연습할 수 있는 공간이나 공공 소극장이 턱없이 부족한 여건을 고려한 판단이다. 현재 재단, 예총, 민예총이 입주해 있는 건물 역시 주차 빌딩 고장, 엘리베이터 고장 등의 문제가 계속 일어나는 실정이다. 재단 내부적으로는 제주도가 소유한 지금 건물을 보수하는데 상당 비용이 지출될 것으로 보고있다.

주목할 점은 재밋섬 측이 계약 과정에서 요구하는 ‘예술영화관’이 성사될지 여부.

재밋섬과 한 건물에 있는 메가박스 제주점은 지난해 영화진흥위원회의 예술영화 전용관 지원 사업을 받은 바 있다.

예술영화 전용관 지원 사업 조건은 ‘1년의 100분의 60일(약 219일) 가운데 한국 예술독립영화를 73일 이상 상영하고, 50일 이상 한국독립영화를 상영’하는 것이다. 메가박스 제주점은 지난해 추가 공모 사업에 참여해 영화진흥위원회가 제시한 예술독립영화 상영 조건을 충족했다. 

재밋섬 측은 메가박스 제주점을 향후 문화체육관광부가 지정하는 '예술영화 전용상영관'으로 만든다는 포부를 가지고 있다. 현재 제주에서는 예술·독립영화를 소개하는 공간이 메가박스 제주점을 제외하고는 사실상 전무한 실정이다. 

재밋섬 측은 재단과의 매입 계약 과정에서 ▲예술영화 전용관 운영 ▲건물 1층에 위치한 어린이 전용 소극장 ‘두근두근시어터’ 유지를 매각 조건으로 제시했다. 예술영화 전용관, 어린이 소극장이 어느 정도 공익성을 담보하는 만큼, 만약 조건이 유지된다면 미술(예술공간 이아), 연극·영화(재밋섬) 예술을 한 구역에서 즐기는 ‘문화예술 거점’도 기대할 수 있다.

매입 과정을 잘 아는 문화계 인사는 "널리 알려지지 않았지만 재밋섬 건물을 매입해 주상복합 건물로 지으려는 시도가 있었다. 예술공간 이아와 함께 재밋섬을 원도심 문화 재생의 메카로 만들겠다는 재단의 뜻, 돈만 보지 않고 지역의 장기적인 발전을 고려한 재밋섬 측 모두 의미있는 결정을 내렸다"고 평가했다.
저작권자 © 제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