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소리-KCTV제주방송-제주일보 토론회] "정치기술자" vs "투자유치 입장 뭐냐" 공방 

타미우스 골프장 명예회원권 보유 문제로 곤욕을 치른 더불어민주당 문대림 제주도지사 후보가 언론사 합동 토론회에서 무소속 원희룡 후보의 '비오토피아 특별회원권' 수수 의혹을 제기했다. 

원희룡 후보는 문대림 후보가 2010년부터 2012년까지 도의회 의장으로 재직한 점을 들어 당시 우근민 지사와 엮어 중국자본에 제주 땅을 팔아치운 장본인이라고 공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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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의소리>와 KCTV제주방송, 제주일보는 25일 오후 2시 KCTV제주방송 스튜디오에서 6.13 지방선거 후보자 합동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문대림 더불어민주당 후보, 김방훈 자유한국당 후보, 고은영 녹색당 후보, 무소속 원희룡 후보 4명이 참여했다. 바른미래당 장성철 후보는 토론회 진행 방식에 문제를 제기하며 불참했다.

1시간 50분 동안 진행된 이날 합동토론회는 마지막 7분 자유토론에서 불을 뿜었다.

문대림 후보는 작심한 듯 원희룡 후보를 몰아붙였다. 원 후보를 향해 '정치 지도자'가 아니라 '정치 기술자'라고 깎아내리는가 하면, 원 후보가 마타도어와 음해, 조작, 언론 호도에 집중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다스는 누구 겁니까', '전두환 전 대통령에게 세배를 하고, 세뱃돈을 받았느냐'고 공격적인 질문을 던지기도 했다. '다스' 질문은 이명박 전 대통령과의 연계성을 부각하려는 의도로 보였다. 

문 후보는 "원 후보의 측근 라민우 전 정책보좌관실장이 기밀정보를 이용해 사적이득을 추구한 녹취록이 공개됐다"며 "원 후보 연관설도 있는데 떳떳하게 엄정수사를 촉구할 생각이 있느냐"고 따졌다.

원 후보는 "사실관계를 떠나 안타깝다"며 "우선 (나에겐)녹취록이 없고, 내용도 모르기 때문에 언급할 게 없다"고 답변했다.

문 후보는 "원 후보가 살고 있는 아라동 자택이 자연녹지에서 취락지구로 변경돼 재산상 이득을 봤다"며 "2017년 4월 수많은 자연녹지가 취락지구로 바뀌었고, 특혜자 중 한명이 원 후보인데 적법하게 진행됐는 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최초 현장조사에서 빠졌고, 공람기간에도 (취락지구 지정안이)없었는데 2차 재공람 기간에 원 후보 집이 취락지구로 지정됐다"며 "지정권자가 자기 땅을 자연녹지에서 취락지구로 지정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원 후보는 "전혀 모르는 일"이라며 "확인 후 해명하겠다"고 일단 자신과는 무관함을 밝혔다.

비오토피아 특별회원권 수수 의혹은 이때 나왔다.

서귀포시 안덕면 상천리에 있는 비오토피아는 최고급 리조트로, '제주의 비벌리힐스'로 불린다. 인근의 회원제골프장(핀크스골프장)과 함께 SK가 소유·운영하고 있다. 스파, 레스토랑, 미술관 등 다양한 부대시설을 갖추고 있다.

문 후보는 "비오토피아 특별회원권을 모르시느냐. 비오토피아는 대한민국 상위 0.01%가 살고 있는 곳으로, 최고급 온천 스파와 휘트니스 등의 혜택이 있다"며 "특히 원 후보는 배우자까지 특혜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원 후보는 "전혀 이용한 사실이 없다. 확인해보겠다"고 답변했다.

문 후보는 "2014년 8월 신규로 특별회원으로 추대됐고, 다음해인 2015년 8월 (회원)갱신까지 됐다"며 "그런데도 모르나. 배우자가 수차례 이용했고, 골프까지 쳤다"고 거듭 주장했다.

원 후보는 "배우자 부분은 확인 후 말씀드리겠다"며 "전혀 모르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문 후보는 "이게 사실이라면 지난번 토론회에서 제 (골프장) 명예회원과 관련해서 후보 사퇴를 얘기(요구)했는데, (비오토피아 의혹이)확인된다면 사퇴하겠느냐"며 "비오토피아 특별회원권은 원 후보 뿐만 아니라 '배우자도 동일하게 적용'이라고 써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문 후보는 "향토기업 타미우스 골프장 명예회원과 상위 0.01%가 누리는 특별회원권을 비교할 수 있느냐"며 "비오토피아 온천 스파 등 특권을 누렸다"고 끈질지게 물고 늘어졌다.

원 후보가 "재임기간 동안 골프장은 물론 스파를 이용한 적이 없다"고 답하자, 문 후보는 "배우자 얘기를 한 것이다. 배우자가 골프를 즐기셨죠"라고 다시 캐물었다.

원 후보는 "모르는 사실이다. 지사 재임기간 동안 골프를 단 한차례도 치지 않았다"고 부인했다.

원희룡 후보는 자신의 주도권 토론에서 중국자본과 관련, 문대림 후보와 우근민 전 지사를 한데 묶어 공세를 펼쳤다.

먼저 원 후보는 "문 후보는 지난 선거사무소 개소식에서 개발과 자본 위주인 제주국제자유도시 비전을 바꿔야 한다고 발언했다"며 "하지만 국제자유도시 비전이 만들어진 것은 문 후보가 도의회 의장이던 2010년이었다. 당시 입장과 후보의 입장이 전혀 다르다"고 지적했다.

문 후보는 "상황의 역사가 있다. 그 당시에는 자본과 기업 중심이었다면 지금은 사람과 환경 중심"이라며 "지금은 국제자유도시를 뛰어넘는 대안이 나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원 후보가 "2010~2012년 전임 도정과 의정 까지는 옳고 지금은 아니다라는 것이냐"고 반박하자 문 후보는 "당시는 투자유치를 해서라도 경제를 살려야 한다는 것이 시대명령이었다"며 "도정과 의정이 투자유치를 하러 다녔다. 그래서 받는 비판이라면 백번이라도 받겠다"고 응수했다.

문 후보는 "당시 (투자유치)성과물이 지금 나타나고 있다"며 "원 후보는 4년 동안 한 게 뭐가 있느냐"고 역공을 펼쳤다.

원 후보는 "지금 헬스 없는 헬스케어타운이 되고 있다. 신화역사공원도 어마어마한 객실 수로 됐었고, 전임도정에서 드림타워도 차기도정에 넘기라고 했지만 제 취임 2~3주 남긴 상황에서 허가를 내주고 말았다"며 "문 후보는 의장 당시 전임 도정에서 임기 막판에 무더기로 허가한 상황에 대해 옳다고 보느냐"고 따졌다.

문 후보는 "드림타워는 연면적이 (고작)0.1% 줄었다. 쇼라는 것을 도민들이 다 안다"며 "그래서 도민들이 원 후보를 정치 지도자가 아니라 정치 기술자라고 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원 후보는 "문 후보는 헬스케어타운을 유치하기 위해 상해에서 녹지그룹을 만났고, 도의회에서 심야회동을 통해 녹지그룹 관계자들을 만나 용적률 조정을 도정에 건의하겠다는 발언이 언론을 통해 기록으로 남아있다"며 "당시에도 영리병원이 다 들어가 있었다. 유치하던 입장에서 지금 180도 바뀌어 공격하는 건 모순"이라고 꼬집었다.

문 후보는 "중국 상해에서 만난 것도 맞고, 도의회를 찾아온 것도 맞다"며 "투자유치하러 온 사람을 공인이 피해야 하느냐"고 맞받았다.

원 후보는 "당시 투자유치한 입장에서 '원희룡이 중국자본에 땅을 팔았다'고 공격하는데 가담하면 안된다"며 "제가 취임한 이후 부지를 팔거나 중국자본을 유치한 게 있느냐"고 되물었다.

문 후보는 "(원 도정에서)지역주민이 만족할만한 성과를 낸 게 단 하나라도 있느냐"며 "내가 그걸(중국자본 유치 여부를) 어떻게 아느냐. 그렇게 유도심문하고, 프레임 걸고 하니까 정치 기술자라고 하는 것이다. 지도자가 되시라"고 충고했다.

그러자 원 후보는 "(지난 4년동안)전임 도정에 의한 난개발을 막기 위해 힘든 싸움을 해왔다"고 자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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