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정당국 '아는지 모르는지...'

최근 노지감귤 가격폭락으로 감귤폐원이 확대되고 만감류의 시설재배가 늘어나고 있는 제주.

하지만 국제 유가와 철강 가격의 폭등으로 면세유와 농업용 파이프 등 농자재 가격이 올라 농가들이 심한 자금압박을 받고 있다.

남원지역 시설재배 농가 등에 따르면 면세유 경유가격의 경우 ℓ당 330원(2002년 2월)이던 것이 1년 후에는 435원(2003년 1월), 2년 후에는 480원(2004년 1월)으로 껑충 올랐고 다시 넉달 후인 5월들어 495원으로 가격이 치솟아 시설재배 농가들이 엄청난 경영 압박을 받고 있다.

실제로 시설재배 하고 있는 K씨는 “평균 5만~6만ℓ의 면세유를 사용하고 있어 연간 900만원에 달하는 경영비를 추가로 부담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게다가 이라크사태가 악화되면서 유가 상승이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더욱 시름에 빠져들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시설농업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재료인 농업용 파이프의 경우 철강 원자재가 폭등하면서 기존 평당 5만원이면 가능하던 하우스신축이 최근엔 30% 이상 올라 평당 8만원선에서 신축이 가능한 상황이다.

특히 농업용 파이프를 계통 공급하는 농협은 농업용 하우스 파이프 규격에 따라 각관, 용융도금강관, GIC형강 등으로 구분해 1m 단위로 계약만 하는 등 가격만을 계약하고 계획물량에 대한 계약이 이뤄지지 않아 업체들이 제때 농업용 파이프를 공급하지 않거나 가격인상을 요구해도 이에 무방비한 실정이다.

이 같은 사례는 농업용 필름에서도 같은 문제점이 발생하고 있어 농협이 추진하는 계통공급 사업의 계약방식을 가격에만 한정하지 말고 물량까지 계약을 할 수 있도록 농자재 계약방식을 보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농자재 인상과 관련 김성균씨(39,남제주군)는 “면세유와 농업용 파이프 가격이 오르는데다 물량마저 충분치 않아 그렇잖아도 어려운 농촌살림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며 “정부나 농협차원에서 이같은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근본적인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시설채소를 재배하는 이용규씨(46,북제주군)는 “농자재 가격은 농민들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가장 민감한 사안에 속한다”며 “농산물 가격이 하락하고 있는 상황에서 면세유와 농업용 파이프 등 농자재 가격이 올라 영농비 부담이 너무 커 사실상 농사짓기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제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