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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월 23일까지 유다미 미술작가 개인전 <풍경 스친 유령>을 진행하는 문화공간 양 전경. 제공=문화공간 양. ⓒ제주의소리

문화공간 양, 23일까지 유다미 개인전 ‘풍경 스친 유령’

문화공간 양(관장 김범진)은 5월 22일부터 6월 23일까지 유다미 미술작가 개인전 <풍경 스친 유령>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제주도, 제주문화예술재단 후원으로 열리는 이번 전시는 제주 태생이지만 일찌감치 고향을 떠난 작가가 무의식에 남은 기억을 찾아 제주도를 돌아보고, 그 여정을 담은 전시다. 

지난해 문화공간 양 레지던스 프로그램에 참여한 작가는 드로잉, 영상, 소리, 게임 등을 다양한 매체를 이용해 제주도의 풍경을 섬세한 감각으로 표현했다. 이러한 작품들은 관람객의 무의식에 다가가 잊고 있었던 기억을 끄집어냄으로써 제주도의 오래 전 풍경을 되살린다.

레지던스를 통해 처음 제주도를 방문한 작가는 자신이 태어나 잠시 살았던 집을 인터넷 지도에서 검색해 보고, 직접 찾아 나섰다. 영상작품 <비카인드 리와인드(Be Kind Rewind)>에는 이 과정이 고스란히 담겼다. 옛 집과 거리의 모습을 이야기하는 어머니의 목소리, 현재 그곳의 모습이 찍힌 영상, 도시풍경, 자연 등이 서로 병치돼 나타나면서 서로 연결되기도 하고 모순처럼 보이기도 한다. 자막으로 처리한 작가의 말 속에는 제주도에 대한 환상과 기대가 깨지면서 작가가 느낀 감정 즉 불편함, 안타까움 등이 표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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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카인드 리와인드> 전시 모습. 제공=문화공간 양.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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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카인드 리와인드>의 한 장면. 제공=문화공간 양. ⓒ제주의소리

들릴 듯 말 듯 작은 소리에 귀 기울여야 하는 <기억 지도>는 소리작품이다. 소리를 들으며 관람객은 잊고 있었던 다양한 기억과 마주한다. 무엇을 말하는지 정확하게 알아들을 수 없는 작가의 목소리는 전달하고자 하는 말이 아니라 기억을 끄집어내기 위한 일종의 장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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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억 지도> 전시 모습. 제공=문화공간 양. ⓒ제주의소리

드로잉 <분실된 풍경>과 <스펙트럴 메모리즈(Spectral Memories)>는 제주도 풍경을 이성에 의한 분석을 가능한 배제하고 무의식의 흐름에 따라 선들로 그린 작품이다. 

게임을 작품에 접목시킨 <엔트로포센>은 관람객의 참여가 필요한 작품이다. 관람객은 앞으로 움직이는 정사각형의 물체를 드로잉으로 계속 막아야 한다. 드로잉은 마우스를 클릭하면 생긴다. 일정한 시간이 지나면 게임이 끝나고, 드로잉으로 만들어진 세계가 클로즈업되면서 비행기를 타고 도시를 탐험하는 것 같은 영상이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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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분실된 풍경> 전시 모습. 제공=문화공간 양.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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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펙트럴 스케이프> 전시 모습. 제공=문화공간 양.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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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앤트로포센> 스틸컷. 제공=문화공간 양. ⓒ제주의소리

이에 대해 문화공간 양은 “<엔트로포센>에서 관람객이 정사각형 물체를 막는 드로잉을 생성하는 행위는 끊임없이 개발로 도시를 확장해가며 환경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다. 관람객은 게임에 참여함으로써 얼마나 개발로 환경이 변하는지를 깨닫는다”고 소개했다.

전시 마지막 날인 23일 오후 3시에는 작가와의 대화가 열린다. 작가의 이전 작품과 작품 제작 과정 등을 설명하고 개발, 환경 문제 등을 논의한다.  

허대찬 '앨리스온' 에디터는 전시 소개에서 "유다미 작가는 작업의 첫 발걸음을 자신의 기억, 그 중에서 자신이 살았던 장소에 대한 기억에서 시작한다. 태어난 제주를, 유년시절을 보낸 가평을 우연찮은 기회로 찾아갔을 때 기억과 전혀 다른 풍경을 마주하거나 혹은 낯섦뿐인 상황에 놓인 그 시점에 대함"이라며 "이러한 어긋남을 그녀는 무의식의 꿈틀거림으로 보고 그 무의식의 움직임을 찾아나가기 시작한다. 그녀의 작업은 무의식의 수면 밑으로 내려간, 우리가 잊었다고 생각하는 기억과 자취를 탐구하는 과정"이라고 풀이했다.

작품 관람은 화~토요일 낮 12시부터 오후 6시까지다.

작가는 2015년 프랑스 마르세유 미술·디자인 국립학교 미디어아트전공 학사 과정을 졸업(l’Ecole supérieure d'art et de design Marseille-Méditerranée)하고 지난해 뮤리에 플라탄(Mûrier platane), 대안공간 눈(수원)에서 생애 첫 개인전을 열었다. 
 
단체전  <모르는 집들이>(2017), <망원동 주택>(2017)에 참여했고 미디어 아트 웹 매거진 ‘앨리스온’ 에디터(2015), 과학예술 융복합 전시 <색각이상 : 피의 온도> 전시 코디네이터(2016), 메이커 문화 웹 매거진 ‘Let’s Make’ 에디터(2015-2017) 등을 맡은 작가 겸 기획자다.

문화공간 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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