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 '불법 구조변경' A팰리스 피해 입주자들, 임시 조직체 구성 공동대응
A팰리스 건축사업 시행사는 23일 오전 10시 30분 입주자들을 대상으로 한 설명회를 열었다.
이는 서귀포시가 해당 사업 시행사 측에 시정 명령을 내린 가운데, 입주 예정자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후속대책을 약속하기 위한 자리였다. 입주자들은 전날(22일) 오후쯤 문자 메시지를 받고 현장을 찾았다.
이날 설명회에서 시행사 측은 '쓰리룸' 불법 구조변경 문제에 대해 조속한 조치를 취하고, 입주가 늦어지는 데 따른 보상 방안을 수렴하겠다며 진화에 나섰다.
그러나, 현장에 모인 100여명의 입주자들은 시행사 측의 무책임을 강력하게 성토했다.
먼저 '불법 구조변경에 대한 조치를 취한다'는 시행사 측의 설명은 곧 쓰리룸을 투룸으로 복구하는 것인데, 이는 당초 광고의 내용과 전혀 맞지 않다는 주장을 폈다. 일부 입주자들은 "시행사 측이 진작부터 문제가 될 것을 알고도 사기분양을 저질렀다"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입주자들에게 '보상 방법을 제시해달라'는 시행사 측의 입장과 관련해서도 시행사가 나름의 기준을 설정해 입주자들에게 이해를 구하는 형식이 돼야지, 갑자기 입주자들에게 방안을 떠넘기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일부 참석자들은 계약 해지 방법을 캐묻기도 했지만, 시행사 측은 "오늘 모인 분 중에는 과정의 문제가 있었다 하더라도 A팰리스에 입주해서 살고 싶어 하는 분들도 있을 것"이라며 "계약 해지를 원하는 분들과는 개별 면담을 통해 진행하겠다"고 구체적인 답변을 피했다.
결국 시행사 측은 오는 25일까지 후속조치 방안과 보상방법을 정해 입주자들에게 우선 제시키로 했다.
시행사의 입장과는 별개로 입주 예정자들은 A팰리스에 공동대응하기 위한 비상대책위원회 형식의 조직체를 꾸리는 방안을 논의했다.
실제로 설명회 직후, 이전부터 문제의식을 갖고 있던 이들을 비롯해 현장에 참석한 입주예정자 등 80여명이 이 조직체에 참여하기로 하고 연락처를 주고받았다. 또 현장에서 관련 SNS 페이지를 개설해 의견을 모아가기로 했다.
임시로나마 조직체 구성을 주도하기로 한 입주예정자 B씨는 "처음부터 이번 사태가 개인이 해결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 그동안 시행사 측은 개인정보라는 이유로 입주자 간 연락처를 절대로 알려주지 않아 대응하기 어려웠던 측면이 있었지만, 이번을 계기로 힘을 실을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B씨는 "오늘 모인 입주예정자들은 모두 불법 구조변경 문제가 됐던 '쓰리룸' 형식을 분양받은 이들이다. 시행사 측이 의도적으로 쓰리룸 분양자들에게만 연락을 돌린 듯 하다"며 "입주 지연 문제 등이 맞물리기 때문에 다른 형태의 건물 분양자들과도 목소리를 모아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전에 일부 입주자들을 중심으로 논의돼던 고발 절차도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몇몇 입주자들은 현재 중견 주택건설업체를 상대로 승소한 변호사를 공동 선임키로 하고 오는 29일 변호사 설명회를 갖기로 했다.
A팰리스는 지하 2층 지상 10층 규모의 건축물은 1층부터 3층까지는 오피스텔(103실), 4층부터 10층까지는 원룸형 아파트 도시형 생활주택(299세대) 등 총 402세대로 구성됐다.
도시형생활주택은 1~2인가구를 타깃으로 한 만큼 건축법상 전용면적 30㎡이상일 경우 방을 2개까지 밖에 분리할 수 없음에도 A팰리스 시행사는 광고 당시부터 방 3개를 갖춘 '아파트'로 입주자를 모집해 논란이 된 바 있다.
관련기사
박성우 기자
pio@jejusori.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