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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학연구센터는 12일부터 13일까지 제주칼호텔에서 ‘섬 평화 포럼’을 개최했다. ⓒ제주의소리

제주학연구센터, 섬 평화 포럼 ‘동아시아의 냉전경관과 평화’ 성황리 개최

제주학연구센터는 12일부터 13일까지 제주칼호텔에서 ‘섬 평화 포럼’을 개최했다. 포럼 주제는 ‘동아시아의 냉전경관과 평화’로 정했다.

냉전경관(The Cold War Landscape)은 접경지역과 군사기지를 중심으로 형성된 새로운 개념이다. 주요 특징으로는 ▲명백히 구분되는 물리적 형성과정과 사회적 형성과정 진행 ▲군사적 맥락에서 만들어진 만큼 영역을 구분하는 경계를 중심으로 형성 ▲눈에 보이지 않는 군사적 시설과 장비 포함 ▲분경을 사이에 둔 장소들에게서 유사하게 나타남 ▲초기에는 안보관광, 후기에는 평화관광의 맥락에서 소비 경향 ▲장기적으로 해체되거나 지워질 운명이지만 동시에 역사적, 생태학적 가치로 인해 문화·자연유산으로도 간주 등이 있다.

이번 포럼에서 다뤄진 대만해협, 중국·북한 국경, 강원도 철원, 서해5도, 오키나와, 제주 등이 냉전경관 사례로 꼽을 수 있다.

포럼에서는 4.3 70주년을 맞아 본격적으로 논의되는 4.3 다크투어리즘을 고찰하는 계기가 마련됐다.

현혜경 제주학연구센터 전문연구위원은 4.3다크투어리즘의 사회문화운동으로서 확장 가능성에 주목했다.

현 위원은 “4.3 관련 다크투어리즘은 자칫 다크만 남을 수도 있고, 투어리즘만 남을 수도 있다. 누가 어떻게 만들지가 관건”이라며 “다크투어리즘의 핵심은 주체가 누구냐에 따라 참배객들은 전혀 다른 기억을 마주하게 된다. 유족들의 시선에만 머물 경우 원초적 유산만 강조되고, 제도권 내의 시선에만 머물 경우 정치 상황에 따라 4.3의 본질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 산업주체들의 시선에만 머물 경우 근대적 관광객의 시선에만 머물러 투어리즘이 강조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현 위원은 장윤식이 제기한 ‘관민협력체계’도 언급하면서 “다크투어리즘의 출발은 사회문화운동 영역으로부터 이뤄져야 한다. 본질적으로 다크투어리즘이 4.3의 참배객을 확대시켜 4.3에 대한 기억을 보존하고 지속적으로 활성화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면 그러한 힘은 사회문화운동 속에 내재해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최근 4.3연구소를 중심으로 진행한 역사교실, 4.3역사문화해설사 과정이 좋은 예라고 들었다.

현 위원은 “4.3다크투어리즘은 이론적 토대 위에 제도적, 산업적 보완이 필요하다. 이론적 토대는 평화 개념을 좀 더 가시화, 구체화해 그 속에서 현재 문화자원화의 이념적 기초로 작용해야 한다”면서 “보다 신중해야 하는 것은 산업화의 문제이다. 휴양, 소비 성향의 기존 투어리즘과는 다르기 때문에 새로운 산업패러다임이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현 위원은 “현재 4.3에 대한 다크투어리즘의 접근은 저항의 역사가 축제가 되기 위한 맥락으로 이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과거의 사건이 마치 끝난 것처럼 지워버리는 방식으로 기념사업이나 다크투어리즘이 전개돼서는 안된다”며 “우리가 기념사업이나 다크투어리즘에 주목하는 것은 과거의 사건을 단지 추억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미래를 위해서”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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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학연구센터는 12일부터 13일까지 제주칼호텔에서 ‘섬 평화 포럼’을 개최했다. ⓒ제주의소리

2017년 11월부터 단체 ‘제주다크투어’를 운영하면서 실제 4.3다크투어를 행동에 옮기고 있는 백가윤 씨는 경험에서 우러난 과제를 설명했다.

백 씨는 ▲대부분 4.3유적지 안내자 없이 찾아가기 어려운 상황 ▲참가자들에 따라 맞춤형, 테마 프로그램 개발 ▲4.3해설사 풀(Pool) 구축 ▲유적지 보존 ▲유적지 안내판 한글, 영어, 점자 등로 재정비 등이 필요하다고 꼽았다.

백 씨는 “제주다크투어를 진행하는 것은 넓은 의미의 평화교육이자 인권교육이고 이 기행을 통해 다시는 이러한 비극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데 목적이 있다”면서 “제주 뿐만 아니라 육지에서의 다크투어 프로그램과도 연계해 진행할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4.3이 최초의 통일운동이니만큼 평화적 관점에서 DMZ 다크투어 프로그램과 연계하는 것도 고민할 지점이다. 나아가 오키나와, 난징 다크투어와 같이 동아시아 차원에서도 연계해 나가야 한다”라고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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