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억 투입한 ‘건강검진버스’는 스톱…노인특화 병원에 산부인과 웬 말이냐”

만성 적자에 시달리는 제주의료원이 오전만 근무하는 방사선과 전문의에게 연봉 1억원을 주는가 하면 혈세 10억원이 투입된 ‘건강검진 버스’는 방치하고 있어 빈축을 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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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현수 의원. ⓒ제주의소리
제주도의회 보건복지안전위원회 고현수 의원(비례대표, 더불어민주당)은 17일 제주의료원 소관 2018년도 주요업무 보고에서 의료원의 방만운영 실태를 집중적으로 따졌다.

고 의원은 “제주의료원 호스피스병동과 관련해 제주도 보건복지여성국 보고자료에는 40병상으로 되어 있고, 의료원 자료에는 10병상으로 되어 있다. 왜 이렇게 다른 것이냐”고 포문을 열었다.

이어 고 의원은 “간호간병통합서비스는 어느 병동에 유치하게 되어 있느냐”고 따져 물었고, 김광식 제주의료원장이 “어디에 할 것인지 계속 고민해왔다. 애초에는 개방적인 곳에 고려했지만…”이라고 말끝을 흐리자, “지금 10병상이 폐쇄된 상태다. 입원 대기환자가 40명이 넘는데, 갈곳이 없다. 어떻게 할 것이냐”고 추궁했다.

고 의원은 “제주의료원과 요양병원 타깃층이 누구냐. 과거 중앙로에 있다가 산천단으로 이전하면서 노인층에 맞춰 특화한 것 아니냐”면서 “그런데, 현재 (김광식) 원장이 취임한 후에 산부인과를 개설하겠다고 했다고 들었다. 맞는 말이냐”라고 물었다.

이에 오무순 보건복지여성국장은 “맞다. 병원 컨셉트와 맞지 않다고 판단해 반대했다”고 말한 반면, 김광식 원장은 “노인의 절반은 여성이다. 필요하다”고 오 국장과 '엇박자' 답변을 내놨다. 

10억원이 투입된 ‘건강검진 버스’도 도마에 올랐다.

고 의원은 “건강검진 실적을 보면 1월부터 4월까지 전무하다. 5월 들어 2건이 나타나는데, 이걸 어떻게 봐야 하나. 의료원장께서 건강검진사업에 관심이 없다는 증거 아니냐”면서 “10억원이나 들어가는 비싼 차량을 지원해 놓고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오무순 국장은 “맞다. 앞으로는 월단위 건강검진 계획을 수립해 추진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하루 반나절 근무하는 방사선과 전문의에게 연봉 1억원을 지급하는 것에 대한 적절성 문제도 제기됐다. 

고 의원은 “방사선과 의사 연봉이 1억원 맞느냐”고 질문했고, 김광식 원장이 “맞다”고 하자, “오전만 근무하는 것이 맞느냐”고 재차 질문했다.

“그렇다”는 답변이 돌아오자 고 의원은 “오전만 근무하는데 연봉을 1억원 준다는 것이냐. 할 말이 없다”며 어이없는 표정을 지으며 질문을 종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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