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시민사회수석실, 18일 제주 찾아 최종 여론점검…“갈등 의도 없다”

이용선 청와대 시민사회수석이 18일 도민사회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해군의 국제관함식 개최와 관련해 “실행 단계에 있다”고 말해 장소 확정이 초읽기에 들어간 것이 아니냐는 해석을 낳고 있다.

이용선 청와대 시민사회수석은 이날 오전 제주를 방문, 원희룡 지사와 비공개 면담을 가진 데 이어 김태석 제주도의회 의장 등을 잇달아 면담했다.

오전 11시40분쯤 도의회를 방문한 이용선 수석은 “(관함식 개최) 과정상 정부 및 해군의 관리가 적절치 못했다는 것을 인정한다”라면서도 “최종적으로 마무리지어야 하는 단계라서 마을 주민들의 의견을 듣기 위해 왔다”고 말했다.

▲ 18일 오전 제주도의회를 찾아 김태석 의장과 제주해군기지 국제관함제 개최 문제와 관련해 의견을 나누고 있는 이용선 청와대 시민사회수석. ⓒ제주의소리

이 수석은 또 “관함식 개최로 인해 의도치 않게 갈등이 확산되는 것은 문재인 정부나 군에서도 원치 않는 일”이라며 “하지만 10년마다 열리는 국제행사이고, 기왕이면 이 행사를 계기로 작년부터 계속된 강정마을 치유과정에 도움이 되도록 계획을 잡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런 의도가 충분히 주민들에게 공유되지 못한 것 같아 아쉽지만 국제행사이기 때문에 이제는 결론 내려서 실행해야 할 단계에 도달했다”라며 “그런 단계에서 지역사회의 의견을 마지막으로 충분히 듣겠다”고 덧붙였다.

국제관함식 얘기를 본격적으로 꺼내기 전부터 뼈있는 농담이 오고갔다. 사실상 기선 제압을 위한 전초전 성격이 짙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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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용선 청와대 시민사회수석은 18일 오전 제주도의회를 찾아 김태석 의장과 제주해군기지 국제관함제 개최 문제와 관련해 면담을 진행했다. ⓒ제주의소리
이 수석이 “제주가 최남단인데, 그래서 많이 무더운 것 같다”고 말문을 열자, 김 의장은 “그러니까 춥게 만들지 말아달라”고 응수했다. 국제관함식 제주 개최 추진으로 얼어붙고 있는 지역사회의 부정적인 정서를 에둘러 전달한 것이다.

이 수석이 과거 감귤 북한보내기로 화제를 돌리면서 제주가 남북민간교류의 전진기지 역할을 했다고 평가하자, 김 의장은 “그러니까 강정도 평화적으로 가야하지 않겠느냐”고 맞받아치며 압박했다.

그러면서 김 의장은 “관함식 추진하는 과정에서 절차적 투명성 및 정당성이 빠졌기 때문에 강정주민들로부터 신뢰를 잃었다. 원인 제공을 해군이 한만큼 더디더라도 과정을 투명하게 갔으면 사태가 덜 심했을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앞서 이 수석 일행은 원희룡 지사와도 비공개 면담을 가졌다. 오후에는 천주교 제주교구 강우일 주교 면담에 이어 강정마을회 전․현직 임원들과 간담회를 가질 예정이다. 또 해군기지 찬성측 주민들과도 비공개 만남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강정마을 주민들은 17일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해군이 주민들의 반대에도 행사 개최를 강행하고 있어 제주해군기지 건설 당시 아픔이 치유되지 않은 마을 공동체에 또다시 갈등을 불러일으키고 있다”라며 제주개최 반대 목소리를 냈다.

제주도의회도 최근 여․야 의원 37명의 서명을 받고 ‘제주해군기지 국제관함식 개최 반대’를 촉구하는 결의안을 발의했다. 19일 열리는 제2차 본회의에서 채택한 후 청와대와 정부(국방부)에 발송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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