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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워진 공기 한반도 빠져나가지 못하고 정체...다음 태풍까지 비켜 가면 폭염 장기화

북상중인 태풍마저 막아선 북태평양고기압의 영향으로 제주는 열흘 넘게 폭염이 이어지고 있다. 곧 생성될 것으로 보이는 태풍마저 비켜갈 경우 폭염 장기화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제주는 21일 오전 11시를 기해 남부지역에 폭염주의보가 발효되면서 산지를 제외한 전지역으로 폭염특보가 확대됐다.

제주 북부와 동부, 서부에 발효된 폭염주의보는 11일을 시작으로 장장 11일째 이어지고 있다. 동부지역은 15일부터 폭염주의보가 폭염경보로 강화됐다.

오늘도 제주시 낮 최고기온이 33.9도까지 오르는 등 불볕더위가 이어지고 있다. 서귀포시는 32.5도, 성산 31.5도, 고산 33.8도 등 4개 기상관서가 모두 30도를 넘어섰다.

무더위 속에 열대야도 시민들의 밤잠을 괴롭히고 있다. 밤사이 최저기온은 제주시 25.0도, 서귀포시 27.4도, 고산 25.7도, 성산 25.6도 등 전지역에서 열대야가 관측됐다.

이번 폭염은 중위도의 기압계 흐름이 매우 느린 상태에서 뜨거워진 공기가 한반도를 쉽게 빠져나가지 못하기 때문이다.

북태평양고기압이 한반도를 에워싸면서 북상중인 제10호 태풍 암필(AMPIL)마저 제주로 향하지 못하고 중국으로 방향을 틀었다.

비켜나간 태풍이 고온다습한 공기까지 끌어들이면서 제주는 후텁지근한 날씨에 불쾌지수까지 치솟고 있다.

당분간 기압계의 큰 변화도 없을 것으로 보여 기온 상승 흐름은 유지되겠다. 안정한 기압 상태에서 비가 내리기 어려운 조건까지 더해지면서 고온현상은 7월 말까지 이어질 수 있다.

다만 오늘 오전 9시 필리핀 마닐라 북서쪽 약 470km 부근 해상에서 만들어진 열대저압부가 유동적이다. 태풍으로 성장할 경우 진로에 따라 제주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제주시는 장마가 끝난 9일 0.1mm의 강수량을 끝으로 12일째 비가 내리지 않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이 지속될 경우 여름 가뭄까지 걱정해야 할 처지다.

기상청은 열사병과 탈진 등 온열질환 발생에 대비해 가급적 야외활동을 자제하고 충분한 물을 섭취하는 등 건강관리에 각별히 유의할 것을 당부했다.

높은 기온 상승과 습도로 가축과 식중독, 농업, 산업, 수산업(육상 양식장) 등에 피해도 우려된다며 농수축산물 관리에 철저히 대비할 것을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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