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대사 통해 이례적 자선기금 전달..."제주교구 난민 지원 적극 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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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란치스코 교황이 알프레드 슈에레브 주한교황대사를 통해 제주 예멘 난민을 위해 자선기금 1만 유로를 강우일 주교에게 전달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제주에 집단으로 들어온 예멘 난민들에게 특별한 관심을 표명하고 자선기금까지 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9일 주한교황대사 알프레드 슈에레브 대주교를 통해 교황청 자선기금 1만 유로를 천주교 제주교구 강우일 주교에 전달했다.

슈에레브 대주교는 이날 천주교 제주교구에서 열린 미사에서 인사말을 통해 “제주교구의 두 주교(강우일·문창우)께서 제주에 온 500여명의 예멘 난민에 관한 사목 서한을 발표했다"며 "이는 프란치스코 교종이 발표한 회칙과 권고에 완전히 일치하고 있다"고 지지의사를 밝혔다.

슈에레브 대주교는 "교종은 모든 가톨릭 신자들이 더 너그럽게 우리의 형제요 자매인 그들을 환대하자고 촉구한다"며 "교종께서도 예멘 난민들을 환대하기 위해 모범적으로 노력하는 제주교구와 함께 하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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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란치스코 교황이 알프레드 슈에레브 주한교황대사를 통해 제주 예멘난민을 위해 자선기금 1만 유로를 강우일 주교에게 전달했다.
교황이 교황청 자선기금을 내놓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슈에레브 대주교는 28일 오후 천주교 제주교구장인 강우일 주교와 함께 서귀포시 대정읍의 농촌에 있는 공소를 찾아 이곳에 체류하고 있는 예멘 난민 신청자들과 50분 남짓 대화를 나누며 난민에 대한 각별한 관심을 보였다.

슈에레브 대주교는 이곳에서 예멘 난민들에게 교황의 뜻이라며 용기를 잃지 말라고 격려했다.

슈에레브 대주교는 “우리에게 1등 시민, 2등 시민이 없으며, 모두 사랑받는 존재들이다. 우리가 우리와 다른 사람, 다른 종교를 받아들일 때 우리의 사랑을 구체적으로 보여줄 것이라고 믿는다. 활용 가능한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슈에레브 대주교는 “부디 이 나라의 모든 법과 제도를 준수해달라. 한국 당국이 신원을 확인한다면 모든 것을 공개하라. 여러분의 배경과 여러분이 누구인지를 보여주는데 두려워하지 말아라. 그래야 환영받을 수 있다”고도 했다. 그는 또 “예멘에서 하루에 5번씩 기도를 했다면 여기서도 중단하지 말고 계속해야 지금의 상황을 극복할 수 있다. 서로 협력하고 이해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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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프레드 슈에레브 주한교황대사가 제주 예멘 난민을 만나고 있다.
강우일 주교는 지난 1일 제주교구민들에게 보낸 사목 서한을 통해 “난민과 이주민에 대한 배척은 인간이 지녀야 할 최소한의 도리를 거부하는 범죄이고, 그리스도인으로서는 더더욱 용납될 수 없는 일이다”며 난민을 포용할 것을 호소하고, 제주교구 차원에서 난민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슈에레브 대주교는 미사를 마친 후 강우일 주교와 함께 4.3평화공원을 방문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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