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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짓는 삶의 생명수인 코지의 산물

고병련 news@jejusori.net 2018년 08월 01일 수요일 11:35   0면
제주의 ‘물’은 다른 지역 그것 이상의 가치를 지닌다. 섬이라는 한정된 공간에 뿌리내려 숨 쉬는 모든 생명이 한라산과 곶자왈을 거쳐 흘러나오는 물에 의존한다. 그러나 각종 난개발, 환경파괴로 존재가 위협받고 있다. 제주 물의 중요성이 점차 높아지는 요즘, 남아있거나 사라진 439개 용출수를 5년 간 찾아다니며 정리한 기록이 있다. 고병련 제주국제대 토목공학과 교수의 저서 《섬의 산물》이다. 여기서 '산물'은 샘, 즉 용천수를 말한다. <제주의소리>가 매주 두 차례 《섬의 산물》에 실린 제주 용출수의 기원과 현황, 의미를 소개한다. [편집자 주]

[제주섬의 산물] (51) 신촌리 동·섯동네 산물

고려때부터 신촌현으로 불러던 역사가 깊은 마을, 신촌리에 옛 모습 그대로인 산물이 동동네에 있다. 마을사람들은 조반물(조밤물, 조바물)이라고 부른다. 이 산물은 큰코지와 새똥코지 사이의 갯가에 있는 조바원에서 용출되는 물로 산물 입구와 그 안쪽에서 솟아난다. 산물의 구조를 보면 바깥쪽 산물은 식수통과 일자형 음식씻기통으로 개방된 형태이며 안쪽 산물은 빨래터 및 목욕통으로 입구에 있는 식수통과 돌담으로 완전히 분리하여 만들어져 있다. 이 물은 아침을 짓기 전에 물을 뜨러 갔기 때문에 조반물이라고 불렀다고 한다. 조반물 입구에 샛물인 조근물(작은물)도 솟아난다. 조반물은 여자전용이라면 조근물은 남자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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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반물 정면 모습. 제공=고병련.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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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반물 측면 모습. 제공=고병련.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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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반물 바깥쪽 식수통. 제공=고병련.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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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반물 안쪽 빨래터. 제공=고병련.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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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근물(작은물). 제공=고병련. ⓒ제주의소리

조반물에서 동측 180m 거리에 감언물도 있다. 이 산물은 새로이 돌담을 쌓고 시멘트로 바닥을 포장·개수하여 원형 우물 형태의 식수통과 3칸의 일자형 빨래터로 되어 있다. 아쉽게도 산물 입구 돌담이 허물어져 방치되어 있고 우물 식수통엔 잡석들로 메워져 있어 산물은 빨래통 바위 밑에서 솟아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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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언물. 제공=고병련. ⓒ제주의소리

이 산물 동측 동동포구에 돌코지성창가 물인 엉창물이 있다. 이 산물은 빌레라는 암반에서 솟아나는 물이다. 뱃사람들이 물로 주로 남자들이 사용했으며 지금은 비가림시설을 하여 개수되어 있다. 바로 곁에 물이 달다고 불린 돈물(단물)이 원형 그대로 길 가에 있었는데 이 일대의 도로를 확장하면서 매립되어 마을의 역사를 묻어버린 것 같아 매우 애석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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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엉창물. 제공=고병련.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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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엉창물 내부. 제공=고병련.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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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립된 돈물(단물). 제공=고병련. ⓒ제주의소리

섯동네 바닷가인 ‘고는새여코지’와 ‘산불턱코지’ 사이에 수물과 숭물, 그리고 안갯물이 있다. 수물원 안쪽에서 솟는 수물은 일대의 해수면이 일부 매립되면서 파손되었는데, 산물은 살아있어 아직도 그 자리에서 용출된다. 수물원(숭물원)에서 안쪽 마을길 가에 안갯물과 숭물이 솟아난다. 이 산물들로 인해 이 일원에 숭어 등 많은 고기들이 모여든다. ‘코지’는 바다로 뻗어 나온 모양을 한 ‘곶’의 제주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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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물. 제공=고병련. ⓒ제주의소리

안갯물은 갯가 안쪽에서 솟는 물이라고 해서 붙여진 이름으로 여자들이 사용하는 물이다. 이 산물은 시멘트로 틈을 메운 돌담으로 둘러 싸여 있는데, 산물터가 제법 크다. 산물은 용암경계부에서 용출되며 2칸의 식수통과 빨래통으로 나눈 일자형 구조다. 물팡 등 옛 모습이 그대로 보존되어 있다. 산물을 개수하면서 예전 돌담 위에 다시 돌담을 더 높게 쌓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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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갯물. 제공=고병련.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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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갯물 식수통. 제공=고병련.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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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갯물 내부. 제공=고병련. ⓒ제주의소리

숭물은 길가 모서리 돌담 안에 있으며 식수통 없는 원형의 물통 하나만 있는 남자목욕탕으로 아무런 꾸밈이 없다. 원 모습 그대로 보존이 잘되어 있지만 통 안에 바람에 날려 와 쌓인 쓰레기들로 관리가 안 되는 상황이다. 여기뿐만 아니라 모든 산물들이 공통된 현실이지만 보존만이 아니라 실제 설촌의 유적으로 잘 관리 할 수 있는 방안이 모색되길 학수고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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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숭물. 제공=고병련.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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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숭물 내부. 제공=고병련. ⓒ제주의소리

# 고병련(高柄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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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병련 교수. ⓒ제주의소리

제주시에서 태어나 제주제일고등학교와 건국대학교를 거쳐 영남대학교 대학원 토목공학과에서 수자원환경공학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현재 제주국제대학교 공학부 토목공학과 교수로 재직중이다. 

제주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공동대표, 사단법인 동려 이사장, 제주도교육위원회 위원(부의장)을 역임했다. 현재 사회복지법인 고연(노인요양시설 연화원) 이사장을 맡고있다. 또한 환경부 중앙환경보전위원과 행정자치부 재해분석조사위원, 제주도 도시계획심의, 통합영향평가심의, 교통영향평가심의, 건축심의, 지하수심의 위원으로 활동했다. 지금은 건설기술심의와 사전재해심의 위원이다.

제주 섬의 생명수인 물을 보전하고 지키기 위해 비영리시민단체인 ‘제주생명의물지키기운동본부’ 결성과 함께 상임공동대표를 맡아 제주 용천수 보호를 위한 연구와 조사 뿐만 아니라, 시민 교육을 통해 지킴이 양성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섬의 생명수, 제주산물> 등의 저서와  <해수침입으로 인한 해안지하수의 염분화 특성> 등 100여편의 학술연구물(논문, 학술발표, 보고서)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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