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제주국제관악제에 초청받은 피아니스트 선우예권(왼쪽), 호른연주자 펠릭스 클리저가 7일 언론 인터뷰를 가졌다. ⓒ제주의소리

[인터뷰] 제주국제관악제 초청 피아노 선우예권, 호른 펠릭스 클리저

올해로 23회를 맞는 제주국제관악제가 8월 8일부터 16일까지 제주 전역에서 열린다. 제주도문예회관부터 돌빛나예술학교 동굴무대, 서귀포관광극장까지 섬 구석구석이 관악 연주로 가득 찬다. 

매해 여름이면 세계 각지에 있는 관악 연주자들이 제주를 찾아오는 가운데, 올해도 빼어난 실력자들이 도민과 만날 예정이다. 특히 피아니스트 선우예권(30), 독일 호른연주자 펠릭스 클리저(Felix Klieser, 28)는 각각 한국에서 가장 주목받는 신예 피아니스트, 두 팔 없는 '인간승리' 연주자로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8일 오후 7시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리는 개막공연을 앞둔 7일, 두 사람이 언론 인터뷰를 가졌다. 선우예권은 “어떤 분야라도 예술 축제를 가진다는 사실은 그 도시에 굉장한 축복이다. 제주도와 도민들 역시 제주국제관악제 같은 훌륭한 축제가 존재한다는 것에 자부심을 느꼈으면 한다”고 극찬했다. 제주를 처음 방문한 펠릭스 클리저도 “이번 관악제에 참가할 수 있어서 무척 잘 된 일이라고 생각한다. 제주 관객과의 만남이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 선우예권 “오랜만에 찾은 어머니의 고향”

8세부터 피아노를 익힌 선우예권은 벤 클라이번 국제피아노 콩쿠르 한국인 최초 우승(2017), 문화체육관광부 선정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 음악부문 수상(2017) 등으로 전도유망한 젊은 음악인으로 손꼽힌다. 뉴욕 카네기홀, 런던 위그모어홀, 라이프치히 게반트하우스 등에서 독주회를 열었고 현재 독일 하노버 국립음대 연주자 과정을 밟고 있다.

그는 8일 오후 7시 제주국제관악제 개막공연에서 조지 거슈윈(George Gershwin)의 <Rhapsody in Blue>를 제주도립 서귀포관악단, 제주윈드오케스트라와 함께 연주할 예정이다. 

어머니가 제주 태생으로 어릴 적 종종 제주를 오간 그는, 이번 제주 방문이 중학교를 졸업하고 유학을 떠난 이후 처음이라고 한다. 선우예권은 “제주는 항상 오고 싶은 곳이다. 제주에서 연주할 수 있는 기회를 가져서 큰 영광이다. 더욱이 관악단과의 협연은 이번이 처음이라 더욱 기대가 된다”고 밝혔다.

▲ 선우예권 인터뷰 현장 모습. ⓒ제주의소리

선우예권은 본인이 연주할 <Rhapsody in Blue>에 대해 “클래식을 잘 모르는 사람도 편안하게 듣고 즐길 수 있는 곡이다. 나 역시 음악을 잘 몰랐던 중학교 때 기분 좋게 들었던 기억이 있다”고 도민들과 만나기를 희망했다.

더불어 “어떤 분야라도 예술 축제를 가진다는 사실은 그 도시에게 굉장한 축복이다. 제주도와 도민들 역시 제주국제관악제 같은 훌륭한 축제가 존재한다는 것에 자부심을 느꼈으면 한다”며 “참가 음악인 명단을 보니 국내, 해외 좋은 연주자들이 많이 찾아오더라. 도민들이 제주국제관악제 공연에 조금 더 관심을 가지고 찾아와준다면 연주자, 도민 서로가 즐겁고 감사한 시간이 될 수 있겠다”고 당부했다.

# 펠릭스 클리저 “장애인에게 예술은 큰 도움”

펠릭스 클리저는 두 팔이 없는 신체 장애인이면서 왼발로 관악기 호른을 다루는 '전문' 연주자다. 지난 2014년 독일에서 권위 있는 클래식 관련 상인 에코 클래식 어워즈(ECHO Klassik Adwars)에서 올해의 젊은 예술가를 위한 에코 클래식(ECHO Klassik)을 수상했다. 독일 현지에서도 ‘정확하고 완벽한 연주에 다양한 표현력과 음색을 지녔다’는 평가를 받을 정도다. 2010년에는 세계적인 대중음악가 스팅(Sting)과 협연을 가지기도 했다. 

그는 모차르트, 베토벤의 호른 연주곡을 들고 8일 오후 7시 제주국제관악제 개막공연과 9일 오후 8시 제주도문예회관 대극장 무대에 선다.

펠릭스 클리저는 인터뷰에서 “2년 전 서울에서 연주회를 가졌고 일본 등 다른 아시아 지역도 찾은 적이 있지만 제주는 이번이 처음이다. 사실 제주에 대해 잘 몰라 정보를 검색했는데 무척 인상적이었다. 제주국제관악제에 참가한 건 무척 잘한 일이라고 생각하고, 제주 관객과의 만남이 기대가 된다”고 호른의 매력을 한껏 선사하겠다는 포부다.

그는 4살 때부터 호른을 연주하기 시작해 지금까지 한 길 만 걸어오고 있다. 일반인과는 다른 조건이기에 어려움도 있었지만 “호른에 푹 빠졌던 첫 감정을 간직하며 호른을 제대로 연주하겠다는 마음가짐을 잊지 않았기에 힘든 과정을 이겨냈다”고 말한다.

▲ 펠릭스 클리저 인터뷰 현장 모습. 왼쪽은 통역을 맡은 독일 거주 한국 음악인 윤중헌 씨. ⓒ제주의소리

피아노, 바이올린처럼 호른이 대중적으로 친숙한 악기는 아니지만 “감정을 많이 실어 넣을 수 있고 악기가 가진 소리도 훌륭하다”고 매력을 강조했다.

펠릭스 클리저는 “팔이 있고 없고 여부에 관계없이 내가 하고 싶었던 것은 음악이었다. 다른 장애를 가진 사람도 호른 뿐만 아니라 악기, 혹은 어느 예술 분야에 흥미를 느낀다면 꾸준히 해보길 권한다. 분명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예술의 힘을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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