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희범 시장 21일 취임...충혼묘지, 4.3평화공원 우선 참배 뒤 태풍 현장으로

제31대 제주시장으로 취임한 고희범 시장이 제주시의 주인 시민이 행복한 도시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교통·주차난 등에 대해서는 정치인·시민·공무원 등 도민 모두가 화를 자초했다고도 했다. 

21일 오전 8시30분 원희룡 제주도지사에게 임명장을 받은 고 시장은 충혼묘지와 4.3평화공원을 차례로 참배한 뒤 오전 11시쯤 제주시 기자실을 찾아 이 같이 말했다. 

고 시장은 공공서비스를 통해 시민이 행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고 시장은 “시민이 행복한 제주시를 만들고 싶다. 제주시의 주인은 시민”이라며 “소통을 시정 방향으로 삼아 업무를 추진하겠다. 갈등은 있을 수 있다. 다만, 갈등을 최소화하고, 조속하게 해결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각 정당과 시민사회, 주민 등 모두와 함께 소통하면서 협치하겠다. 협치가 시정 바탕이 될 것이다. 쉽지 않은 실험이지만, 협치는 시작됐다. 원희룡 지사와 협력 관계를 유지하면서 민주주의 기본에 따라 일을 진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21일 취임한 고희범 제주시장이 기자실을 찾아 앞으로 시정 방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행정체제개편은 주민 투표로 결정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고 시장은 “제주도와 제주도의회 등에서 행정체제개편이 논의되고 있다. 제주특별법을 개정해 행정체제개편 권한을 이양받은 뒤 제주도민들과 행정체제개편 방안에 대한 충분한 공론화 과정을 거쳐 주민투표로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주시 최대 현안이라고 할 수 있는 교통·주차·쓰레기 문제에 대해서는 일부의 잘못이 아니라 도지사, 도의원, 공무원, 시민 등 모든 도민이 적절히 대응할 수 있는 시기를 놓쳐 화를 자초했다고 말했다. 

고 시장은 “제주시민 모두가 주차난을 겪고 있다. 제주시 차원에서 공영주차장을 확보하고 있다. 또 이면도로를 일방통행화하려 한다. 불편할 것이라는 생각으로 일부 시민들이 일방통행을 반대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일방통행화 된다면 차량 흐름이 좋아지고, 주차 공간도 확보된다. 시민 모두가 공공의 이익을 생각해줬으면 한다”고 부탁했다. 

그는 “도시공원일몰제에 따라 조성해야 하는 도시공원 부지가 있다. 공원과 지하주차장을 같이 조성하는 방안을 고민중이다”며 “주차장을 아무리 늘려도 자동차가 많아지면 소용없다. 대중교통이 편해져야 하고, 차고지 증명제를 빨리 시행해야 한다”고 했다. 

고 시장은 “차고지 증명제 시행 시기를 놓쳤다. 우리 모두가 잘못했다. 도민 모두가 화를 자초한 것”이라며 “차고지 증명제는 제주도 전역으로 확대돼야 한다. 제주시의 주인 시민들도 함께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쓰레기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발생량을 줄이고, 재활용을 극대화해야 한다.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노력한 시민에게 행정에서 다양한 인센티브를 제공해야 한다. 다만, 시민들의 참여가 우선돼야 한다. 간곡하게 부탁한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취임식 등 일정을 소화한 고 시장은 오후부터 제주시 구좌읍과 한천·병문천 등 태풍 취약지를 잇따라 방문할 계획이다.
저작권자 © 제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