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多>는 독자 여러분의 다양한 이야기를 담아내겠다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연말까지 잘 끌고 갈수 있을까 걱정했지만 다행히 20편을 넘어서고 있습니다. 소통을 위해 글도 딱딱하지 않은 대화 형식의 입말체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독자 여러분들이 <제주의소리> 카카오톡이나 페이스북 등을 통해 질문을 남기시면 정성껏 취재해 궁금증을 해소해 드리겠습니다. <편집자 주>
[소리多] (23) 공중전화 1990년대 2000→800대...우체통 1998년 485→2017년 215대
삐삐를 경험했던 세대에게 공중전화는 일상 중 하나였죠. 군대에서도 공중전화는 장병들의 희망이었습니다. 이처럼 수많은 추억이 담긴 공중전화가 이젠 애물단지로 전락했습니다.
그래서 이번 소리多 주제는 공중전화로 정했습니다. 공중전화와 함께 사라져가는 우체통까지 포함해 우리 주변에 항상 함께 했던 두 시설물의 역사와 현재를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제주에 전화가 처음 등장한 것은 1915년 1월21일 입니다. 당시 제주와 김녕을 잇는 시외전화가 개통됐죠. 시내전화는 1925년 자석식교환시설이 들어서면서 시작됐습니다.
1958년 9월 제주전신전화국이 문을 열고 1962년 자석식교환시설이 공전식교환 장비로 바뀝니다. 지금 사용하는 전자교환시설은 1983년 10월부터 사용되기 시작했습니다.
이 시점에 지금 도내 곳곳에 세워진 공중전화 부스가 등장했습니다. 제주에서 처음 세워진 공중전화는 제주시 동문로터리 옛 시네하우스극장 앞에 위치해 있습니다.
공중전화 업무가 과거 한국통신에서 현재 KT링커스라는 업체로 바뀌면서 각 지점별 공중전화의 정확한 설치 시점은 확인이 어렵습니다.
전화요금은 알고 계신가요. 바로 70원입니다. 2002년 5월 기존 50원에서 오른 후 장장 16년간 유지되고 있습니다. 70원이면 시내전화 기준으로 3분간 통화가 가능합니다.
최근에는 신용카드도 사용할 수 있지만 KT와 협약을 맺은 특정 카드만 가능합니다. 1인 스마트폰 시대가 열리면서 이마저 사용하는 일이 거의 없습니다.
공중전화는 1990년대 2000여대로 정점을 찍은 후 2010년에는 1420대로 급감했습니다. 이후 해마다 100대씩 철거되면서 2015년에는 998대로 1000대 선까지 무너졌죠.
2018년 현재는 800대 수준으로 다시 떨어졌습니다. 이유는 낮은 이용률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공공성을 이유로 법률로 공중전화를 유지하도록 강제 하고 있습니다.
현행 전기통신사업법 제4조(보편적 역무의 제공 등)에 따라 모든 전기통신사업자는 보편적 역무를 제공하거나 그 제공에 따른 손실을 보전할 의무가 있습니다.
이번엔 우체통 이야기입니다. 제주 최초의 우체국은 1902년 7월5일 통신원령 제6호에 근거합니다. 이 명령에 따라 1902년 8월15일 제주 관덕정 옆에 제주우체사가 들어섭니다.
제주우체사 등장과 함께 첫 우체통도 바로 이곳에 만들어졌습니다. 제주우정청도 현 제주우체국 앞 우체통을 도내 최초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1903년 제주우체사는 제주우편취급소로 이름이 바뀌고 1907년에는 제주우편국이 됩니다. 광복후 1949년부터는 우편국 대신 처음으로 우체국이라는 명칭을 사용합니다.
우편량이 증가하면서 도내 우체국도 급성장합니다. 국내 우편물을 기준으로 1991년 한해 도내 우편물량은 국내우편물을 기준으로 1468만9000통에 달했습니다.
하지만 1995년 1989만2000통으로 정점을 찍은 뒤 2001년에는 940만5000통으로 6년사이 절반이 사라졌죠. 이후 홈쇼핑 등의 영향으로 소포가 일반 우편을 대신하고 있습니다.
물량이 줄면서 우체통도 자연스럽게 사라져가고 있습니다. 1998년 485개였던 도내 우체통은 2007년 323개, 2012년 252개, 2017년에는 215개로 20년 사이 절반이 사라졌죠.
이메일과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우편 물량은 지금도 계속 감소중입니다. 우정청은 사용 빈도가 낮은 우체통은 주민의견 수렴과 자체 회의를 통해 철거 여부를 결정하고 있습니다.
이용중인 우체통은 각 우체국마다 시간을 정해 우편물을 수거합니다. 우체통 옆에는 동그라미 안에 숫자가 적혀 있는데 이는 우체국마다 우체통을 구분하기 위한 고유번호입니다.
가끔 투입구가 2개인 우체통도 볼 수 있을 텐데요. 이는 과거 빠른우편과 일반우편을 구분했기 때문입니다. 지금은 이 마저 사용하지 않으면서 모두 통합 운영 되고 있습니다.
통신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공중전화와 우체통은 앞으로도 계속 감소할 겁니다. 어느새 두 시설은 필수품이 아닌 향수를 자극하는 존재로 이미지가 바뀌고 있습니다.
공중전화의 경우 시민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빨간색 부스로 옷을 갈아 입고 심장충격기를 갖춘 복합시설물도 설치하는 등 변화도 모색하고 있습니다.
공공성을 위해 공중전화와 우체통은 적정수준의 유지가 필요합니다. 사용 빈도가 적다고 불필요한 시설로 치부하지 말고 보다 애정을 가지고 바라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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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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