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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군함 21척·45개국 대표단 참가..."욱일기 게양 관례" vs "입항 막아달라" 국민청원

다음달 제주에서 열리는 '2018 대한민국 해군 국제관함식'에 욱일승천기(욱일기)를 단 일본 자위대 군함이 참가할 예정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해군은 오는 10월 10일부터 14일까지 제주민군복합형관광미항(제주 해군기지)에서 개최되는 국제관함식에 14개국 21척의 외국 군함과 45개국의 대표단이 참가한다고 6일 밝혔다.

관함식에는 일본 해상 자위대 구축함 1척도 참가한다. 사실상 이 군함에는 욱일기가 게양될 예정이다.

욱일기는 일본 해상자위대가 사용하는 군대기로, 일본이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사용했던 군기여서 일본제국주의의 상징으로 여겨지고 있다.

일본은 지난 1998년, 2008년 우리나라에서 열린 두 차례의 관함식에도 욱일기를 달고 참여했다.

이와 관련 해군 관계자는 "UN해양법협약에 따라 각 나라의 해군은 해군기를 선수로 달고, 정박중에 해군기를 함정에 게양하기로 돼있다. 전세계 해군의 국제적인 관례"라고 설명했다.

해군 관계자는 "일본 해상 자위대는 욱일기를 해군기로 사용하고 있다"며 "우리나라만이 아니라 어느 나라를 가더라도 해군기를 달도록 돼 있다. 사실상 우리나라 해군측에서 (일본의 욱일기 게양을) 막을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반대 여론도 만만치 않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일본 함정 입항 소식이 전해진 직후에 '욱일기를 단 일본 자위대의 제주해군기지 입항을 거부해달라'는 내용의 청원글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일본 자위대가 욱일기를 달고 대한민국 땅에 입항하는것을 막지 못한다면 도대체 어디서 우리가 욱일기를 사용하지 못하게 한다는 것인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 청원인은 "이런 식으로 사례를 주면 나중에도 계속 당당하게 욱일기를 사용하게 될 빌미를 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고권일 강정마을 해군기지 반대주민회 공동대표는 "해군은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하는데, 그건 해군이 일반 국민들의 보편적인 감정을 이해하지 못하는 발언에 불과하다"며 "일본 해군이 한반도 땅에 들어온다는 것 자체가 국민 정서에 맞지 않는데, 일장기를 단 것도 아니고 욱일기를 달고 들어온 것은 더더욱 말이 안되는 상황"이라고 성토했다.

한편, 이번 관함식에는 우리나라 군함과 기타 함정까지 포함해 총 군함 50여척, 항공기 20여대가 참가한다.

참가국 중 가장 많은 군함을 보내는 국가는 미국으로,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함 등 4척이 참가한다. 러시아 해군은 바랴그함 등 총 3척이, 인도네시아 해군은 범선이 참가한다. 

호주, 중국, 인도, 인도네시아, 일본, 러시아, 싱가포르, 미국 등 8개국은 우리나라가 개최한 세 번의 국제관함식에 모두 군함을 참가시키게 됐고, 미국 순양함 챈슬러즈빌함이 1998년에 이어 두 번째로, 러시아 순양함 바랴그함이 2008년에 이어 두 번째로 관함식에 참석한다.

참가국 대표단은 인도네시아 해군참모총장(대장 Ade Supandi), 러시아 해군사령관(대장 Vladimir Ivanovich Korolev), 미국 태평양함대사령관(대장 John C. Aquilino) 등 참모총장급 30명, 대표장성 15명 등 총 45개국이다.

대표단은 관함식 기간 동안 해군과 양자대담을 비롯해 서태평양해군심포지엄(11일), 함정기술 세미나 및 해양무기 학술대회(10∼11일), 특별방산기획전(14일), 해상사열(12일) 등에 참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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