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 4·3의 아픔에서 벗어나 남과 북 평화통일 합창

다가오는 10월 제주에 '평화'의 바람이 분다.

그것도 사소한 바람이 아니다. 잘만하면 태풍 '매미'급으로 평화의 태풍이 한반도의 섬 제주를 강타한다. 그리고 제주 온 섬에는 평화의 물결이 몰아친다.

제주도민들은 평화의 물결 속에 덩실덩실 춤을 출 것이고 남과 북 한겨례는 이 곳 제주에 뜨거운 박수를 보낼 것이다. 그리고 전 세계는 평화를 추구해 나가는 도민들의 의지에 관심과 존경을 보낼 것이다. 그리고 제주는 거룩한 '평화의 성지'로 기록될 것이다.

'송두율 교수 평화의 물꼬를 튼다'

10월 제주 평화의 물꼬는 제일먼저 제주출신 재독 민주인사인 송두율 교수(59)가 튼다.

지난37년간 분단조국의 비극을 부둥켜안고 그 상흔을 온 몸에 고스란히 채화시킨 송두율 교수와 1948년 한국현대사의 최대비극인 4·3의 아픔과 한(恨)을 품어 온 제주도민들의 만남은 가히 감동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게 될 것이다.

송 교수는 박정희 독재정권시절부터 조국의 민주화와 조국통일을 위해 한 몸을 불태웠던 역사의 증인이다.

제주 4·3은 어떤가.
1947년 3.1절 발포사건으로 시작된 제주 4·3은 1954년 9월21일 한라산 금족(禁足) 지역이 전면 개방된 7년7개월 동안 무려 2만5000명~3만명이 희생당한 너무나도 처참했던 한국 현대사의 결코 씻지 못할 비극이었다.

그 비극의 핵심에는 이승만 대통령과 미군정의 지휘를 받는 군부가 있었다. 그리고 제주도민들은 지난 50여년간 한 마디 말도 못한 채 억장이 무너지는 가슴을 쓰러내려야만 했다.

송 교수와 제주4·3은 남과 북으로 갈라진 민족의 비극과 군사독재정권(군부)에 의해 당한 반인권적·반인륜 피해자라는 데 코드가 맞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친북인사'(송 교수)와 '남로당에 의한 폭동'(제주4·3)이란 여전히 이념적 논쟁의 대상이 되고 있기도 한다. 이 역시 그와 제주는 일치한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점은 그가 제주의 자랑스런 아들이라는 데 있다. 여기에 무슨 또다른 설명이 필요하겠는가.

그가 이제 10월2일(예정) 1박2일 일정으로 그의 가족과 함께 제주를 찾는다. 그 순간 10월 제주평화의 촛불은 점화된다.

'남북평화 축전-남과 북이 어우러지는 평화의 합창'

송 교수가 밝혀 놓은 촛불은 10월23~27일로 예정된 남북통일민족평화체육문화체전(남북평화체전)으로 화톳불로 훨훨 타오른다.

북한 선수단을 비롯해 문화예술단·기자단 등 400여명이 제주를 찾아 제주도민들과 함께 '한라에서 백두까지' 통일의 춤을 둥실둥실 추게 될 것이다. 대구 유니버시아드 대회에서 보았던 감동을 우리는 또 한번 바로 이 곳 제주에서 보게될 것이다. 생각만 해도 벌써 그 감동이 우리 가슴에 다가오고 있지 않은가?

그리고 그 시점을 전후해 우리 제주도민들은 너무나도 중요한 새로운 역사를 쓰게 될 것이다.

제주 4·3에 대한 국가 차원의 첫 공식문서인 「제주 4·3사건 진상조사보고서」가 지난 3월말 확정 발간됐으나 일부 우익 보수세력들의 반발과 이에 밀려버린 고건 국무총리의 우유부단함으로 6개월 이내에 새로운 자료나 증언이 나타날 경우 추가 심의를 거쳐 보고서를 수정키로 함에 따라 오는 9월 28일까지 수정의견을 접수받은 후 최종보고서를 확정키로 했었다.

'50년의 한 4.3 진상보고서 최종 확정'

4.3에 대한 정부백서가 9월 하순부터 소위원회 심의에 들어가 10월 하순께 확정되게 된다.

이 보고서는 1차 보고서에 실리지 못했던 국가에 대한 권고사항이 실리게 될 전망이다.

그 핵심은 '정부는 과거 정부의 국가권력이 인권을 유린한 사실을 인정하고, 국가원수의 이름으로 국민과 제주도민, 그리고 4·3사건 피해자들에게 공식 사과하여야 한다.'는 내용이다.

최종보고서의 확정은 지난 50년간 억울하게 살아왔던 4.3유가족과 제주도민의 명예를 회복하고 국가의 잘못된 공권력 사용을 국가원수로부터 사죄받을 수 있는 첫 계기를 마련하게 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심장하다.

그리고 10월 제주평화 합창의 정점에는 4.3 유족과 제주도민에 대한 노무현 대통령의 있게 된다.

아직 확정되지는 않았으나 노무현 대통령은 10월30일부터 11월1일까지 열리는 제2회 제주평화포럼에 참석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이번 포럼에는 지미 카터 미국 전 대통령을 비롯 모리 요시로 일본 전 수상과 프리마코프 러시아 전 총리, 윌리엄 페리 미국 전 국방장관 등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는 거물급 인사들이 대거 참여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우리에게는 이들이 그리 중요치 않다. 그리고 그들의 말하는 평화란 결국 미국의 힘에 의한 세계질서를 군기(軍紀) 잡는 '팍스 아메리카나'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이번 포럼에서도 참석자들은 미국에 의한 평화를 '합창'할 것이다. 미국에 의한 이라크 침공을 합리화시키고 더 나아가서는 이라크에 대한 한국의 전투병 파병이 당연함을 강조할 것이다. 그들이 말하는 평화는 제주도민이 말하는 평화, 한겨례가 희망하는 평화와는 너무나 거리가 먼 힘의 논리에 의한 평화이기 때문이다.

'노무현 대통령- 제주 4.3 정부차원서 공식 사과'

그러나 우리가 중요하게 여겨야 할 대목은 이 평화포럼에서 제주4.3에 대한 노무현 대통령의 공식사과가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노 대통령은 지난 4월2일 청와대에서 제주 4·3위원회 민간위원 10명과 오찬을 함께 하면서 “내년 4월3일에는 반드시 제주를 방문할 것이며 그 이전에라도 진상보고서가 마무리되는 대로 국가적 입장을 표명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때문에 우리 제주도민들은 평화포럼에 참석하게 될 노무현 대통령에게 국가원수의 자격으로 4.3유족과 도민에게 사과를 요구할 자격이 있게 된다. 또 노 대통령은 지난 4월의 약속을 지켜야 할 의무가 있다. 우리는 이 약속이행을 요구하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이 국가차원의 사과를 하는 순간 우리의 온 몸에는 하염없는 한(恨)의 눈물 흘릴 것이다.

그리고 이제는 약속할 것이다. '더 이상 이 같은 참혹함은 없어져야 한다'고...

그리고 우리 제주도민은 선언할 것이다 한국사회의 완전한 민주화와 조국의 평화통일을 반드시 이뤄내야 말리라고... 평화의 섬 제주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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