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창훈의 과학이야기] 2. 장수식품 (70) 프로바이오틱스의 효능?

최근 우리나라에서 유산균제품 종류가 다양해지고, 판매량도 점점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요구르트로 대표되는 제품들을 통틀어 ‘프로바이오틱스(probiotics)’ 제품이라고 부른다. 프로바이오틱스는 1989년 영국의 퓰러(Fuller) 박사가 제안한 것인데 ‘건강을 위한’이라는 그리스어에서 유래했다.

프로바이오틱스는 장내세균총(叢)의 균형을 개선함으로서 숙주(宿主)의 건강에 좋은 영향을 주는 미생물로 정의된다. 장내세균총이란 장내에 서식하고 있는 100조개 이상의 다양한 세균류가 종류마다 무리를 이루고 있다는 데서 비롯됐다. 그 모습이 마치 꽃밭과 같아 ‘장내 플로러(flora, 叢)’로 불린다.

‘요구르트는 장의 건강에 좋다’는 게 일반적인 건강상식이다. 그러나 요구르트에는 좋은 면과 그렇지 않은 면도 함께 지니고 있다.

요구르트는 비피더스균 등의 유산균을 발효시켜서 만드는 유제품이다. 요구르트에 포함된 유산균은 위산(胃酸)에 약해 약 90%가 위에서 죽어버린다. 그러나 유산균이 서식하고 있던 용액이 장에 다다르면 이것이 그 전 장에 있던 유산균의 먹이가 되어, 장의 유산균을 증식시킨다.

바꿔 말하면 유산균을 장에 다다르게 할 목적으로 요구르트를 먹었다 하더라도 실제 유산균은 장까지 도달하지 않는 것이다. 그래서 최근에는 위산에 강한 유산균을 사용하여 발효시킨 요구르트가 선진 외국에서 발매되고 있다.

그러나 자기 자신의 장과 상성(相性, 서로 맞는 성질)이 맞는 좋은 균이 아니면, 비싼 요구르트를 먹었다고 하드라도 그 균들이 장에 머물 수가 없다.

“요구르트는 장의 건강에 좋다”라는 말이 너무 안이하게 사람들에게 회자(膾炙)된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든다. 전부터 병원성대장균 O-157에 의한 식중독은 평소 유산균인 비피더스균을 섭취하면 예방된다고 얘기됐다. 그러나 일본의 유명한 이화학연구소에서 식중독과 비피더스균과의 상호작용을 연구해 의외의 결과를 보고하고 있다.

확실히 비피더스균은 O-157가 내는 독소로부터 장을 보호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그러나 비피더스균은 O-157 자체를 퇴치할 수 있는 능력은 없을 뿐 아니라, 되려 O-157에게 에너지를 공급해 독소의 생산을 돕는다는 연구결과가 나온 것이다.

O-157이 장에 들어 왔을 때, 제일 먼저 퇴치에 나서는 것은 ‘나쁜 균’이라고 불리는 대장균들이다. 장에는 좋은 균과 나쁜 균이 서로 다투며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지만, 한편 에너지를 교환하면서 서로 돕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사람의 장내에 서식하는 미생물(균)은 사람에게 이로운 ‘좋은 균’과 해로운 ‘나쁜 균’으로 나누어진다. 장내세균은 살아 있는 장에 도달하는데 ‘좋은 균’, 즉 유산균 등은 유산 등의 대사물을 방출해 사람에게 유익한 건강효과를 준다. 

이렇듯 요구르트는 장에 좋은 면이 있지만, 이것이 ‘만능(萬能)’이라고 생각하지는 말아야 할 것이다. 실제 식생활에서 어렵지만, 여러 가지 균을 장에 넣을 수 있어야 좋다는 사실을 알아둬야 한다.

윤창훈 명예교수

1947년생인 윤 교수는 1969년 동국대 식품공학과를 졸업하고, 1981년 일본 동경대학 대학원에서 농업생명과학전공으로 농학박사를 취득했다. 1982년부터 2012년 8월까지 제주대 식품영양학과에서 교수직을 역임했다.


저작권자 © 제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