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경태가족2.jpg
▲ 아름다운제주국제마라톤 홍보대사인 송경태 전북시각장애인도서관장(앞줄 오른쪽 두번째)이 큰 아들 송민(사진 왼쪽 첫번째) 씨와 손주들을 데리고 3대가 뛰는 마라톤 완주에 성공했다. 지난 13일 제11회 아름다운제주국제마라톤대회에 참가해 출발 신호를 기다리는 송경태 홍보대사 가족 3대 모습. ⓒ제주의소리

[아름다운 마라톤] 송경태 홍보대사, 아들 송민 씨와 손주 송진우·민채 3대가 완주 성공 

그는 양시가 보이지 않는 1급 시각장애인이다. 2005년 이집트 사하라사막 마라톤 250km를 완주한 것을 시작으로 2007년엔 중국 고비사막, 이듬해엔 칠레 아타카마사막과 남극대륙 마라톤을 모두 완주했다. 2005년엔 시각장애인 세계최초로 에베레스트 정복에 도전하던 중 6000m 빙벽에서 네팔 대지진을 만났지만 극적으로 살아 돌아왔다. 

극한에 도전하는 사나이 송경태(57) 아름다운제주국제마라톤 홍보대사. 그가 4대 극한마라톤 완주 기록만큼이나 꼭 이루고 싶었던 ‘3대가 함께 뛰는 마라톤’에 도전하는 기쁨을 누렸다. 

독립언론 <제주의소리>가 13일 주최한 ‘기부와 나눔의 레이스’ 제11회 아름다운제주국제마라톤대회에 홍보대사로 참가한 송경태 전북시각장애인도서관장은 이번 대회에서 아들 송민(35)씨와 손자 송진우 군(8), 손녀 송민채 양(6)까지 3대가 함께 5km 코스에 나란히 참가해 완주했다. 

21살 청춘의 나이에 군 입대 40여일만에 수류탄 오발 사고로 멀쩡했던 양쪽 눈을 잃어버린 송 관장. 그에게 도전이란 반드시 ‘극한의 도전’만은 아니다. 

송경태 사하라.jpg
2005년 이집트 사하라사막 마라톤(250km)에 참가한 송경태 씨. 당시 이 대회에 국제봉사자로 큰아들 송민씨도 동행했다. / 사진=송경태 제공 ⓒ제주의소리

세계 4대 극한마라톤을 완주한 그에게 단 5km의 마라톤 완주라고 해서 성취감이 결코 작지 않다는 설명이다. 가족 3대가 함께 도전하는 마라톤 완주를 꿈꿔왔던 그에게 기부와 나눔 문화를 확산하고 있는 아름다운마라톤대회에서 그 꿈을 이뤘기에 그 기쁨은 어느 극한도전에 못지 않다고 송 관장은 강조했다. 

나눔의 레이스에 동행한 큰 아들 송민 씨는 현재 서울시내 모 초등학교 교사다. 아버지의 사막마라톤 첫 도전이었던 사하라 사막마라톤 대회에 국제봉사자로 동행했다. 이듬해 칠레 아타카마 사막마라톤대회에는 둘째아들 송원(33)씨가 동행했다. 두 아들이 아버지의 극한 도전에 ‘눈’이 되어준 셈이다. 

지난 2008년 전국 최초로 기부와 나눔의 레이스로 시작된 제1회 아름다운제주국제마라톤 준비 과정에서 대회 취지에 크게 공감한 그가 홍보대사를 수락해 올해까지 11년간 변함없이 홍보대사로 활동 중인 송 관장은 자신의 인생 버킷리스트 중 하나인 ‘3대가 도전하는 마라톤 완주’를 올해 제주에서 이뤘다. 

송 관장은 “아름다운제주국제마라톤대회와 같이 나눔의 문화를 확산하는 대회가 국내에 많이 생겼으면 좋겠다. 지난 11년 동안 이 대회 홍보대사를 맡고 활동하면서 두 아들이 결혼해 손주들도 생겼다. 그래서 꼭 3대까 함께 하는 마라톤에 도전해보고 싶었는데 올해 그 꿈을 이뤘다. 그 기쁨과 성취감은 세계 극한마라톤 그랜드슬램 달성에 결코 못지않다”고 말했다.  

아들 송민 씨도 “너무도 아름다운 제주 구좌해안도로의 코스에서 아름다운 사람들과 아름다운 나눔의 취지로 3대가 함께 도전한 마라톤 완주라 더욱 특별한 기쁨을 느낀다”며 “제주 애월초 아이들의 나눔 마라톤 참여를 보면서 많은 것을 느끼고 간다. 학교에 돌아가면 아이들과 새로운 도전을 계획해보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손자 송진우 군은 “그동안 할아버지가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마라톤에 도전해 따온 마라톤 메달을 저도 갖고 싶었는데 저도 제 스스로 메달을 따서 정말 기분 좋다”며 활짝 웃었다.  

특히 올해 아름다운마라톤대회에 참여한 제주 애월초 6학년 아이들이 지난 3월 학기 초부터 건강도 챙기고 나눔 문화도 실천하자는 의미로 운동장을 뛸 때마다 100원씩 모아온 돼지저금통을 기부한 것을 지켜본 송 관장 가족. 

송관장 가족 3대는 다시 한 번 기회가 되면 3대가 함께 모아온 돼지저금통을 기부하고 10km 마라톤 완주에 재도전해보겠다는 상상만으로도 즐거운 포부를 밝혔다. 

저작권자 © 제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