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견지점 딸은 서쪽 신엄리-엄마는 동쪽 제주항...발견자는 수색 해경 아닌 모두 낚시꾼들

제주에서 실종된 모녀가 마지막 행적이 확인된 지점을 기준으로 동쪽과 서쪽, 전혀 다른 방향에서 변사체로 발견되면서 해경의 표류예측에 대한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7일 오후 6시39분 제주항 7부두 하얀 등대 앞 방파제에서 낚시객이 여성 변사체를 발견했다. 시신은 사흘 전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된 장모(3)양의 엄마인 장모(33)씨였다.

장씨가 인양된 지점은 마지막 행적이 확인된 용담3동 해안에서 동쪽으로 5km 떨어진 곳이다. 반면 딸은 반대편인 애월읍 신엄리에서 발견됐다. 두 지점은 18km 가량 떨어져 있다.    
해경은 4일 오후 6시36분 신엄리에서 딸의 시신이 확인되자 이튿날인 5일 함정과 잠수부를 집중 투입해 애월 해안을 집중 수색했다. 잠수부까지 동원해 수중 검색도 진행했다.

다음날인 6일 모녀의 마지막 행선지가 제주시 용담3동 해안가로 확인되자 신엄의 잠수 인력을 철수시켜 용담 해안으로 향하도록 했다. 헬기까지 동원한 상공 수색도 진행됐다.

7일에도 대대적인 수색작업이 이어졌지만 정작 엄마의 시신은 동쪽에 위치한 제주항 7부두에서 발견됐다. 공교롭게도 모녀의 최초 발견자는 모두 해경이 아닌 낚시꾼들이었다.

해경은 해상 사고가 발생하면 국립해양조사원 표류예측시스템에 접속해 사고자나 선박의 이동방향을 예측해 수색 범위 등을 정한다.

2011년 도입된 표류예측시스템은 조류와 풍향을 계산해 선박과 실종자의 이동 경로를 예측하는 장치다. 현재까지 100억원이 넘는 예산이 투입돼 해경과 해군 등에 보급되고 있다.

문제는 해안가의 경우 변수가 많아 표류예측이 어렵다는 점이다. 실제 해경이 시스템에 접속해도 해안에서 바다쪽으로 2km 이내는 벽으로 인식돼 조류의 흐름을 판단하기 힘들다.

제주대의 협조를 얻어 해안가 조류에 대한 시뮬레이션이 가능하지만 이 또한 지형적 문제와 장애물이 많아 일반적인 예측이 어려운 상항이다.

해경 관계자는 “바다 위 시신의 경우 크기와 비중, 옷차림에 따라 서로 다른 곳으로 이동할 수 있다”며 “이번 파주 모녀 역시 발견 지점이 다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스터리 사건으로 불리는 8월 캠핑 여성 변사사건도 시신의 익사 지점은 제주시 구좌읍 세화포구였지만 변사체는 반대편인 서귀포시 가파도 서측 해역에서 발견됐다.

두 지점간의 거리는 해안으로 100km나 떨어져 있었다. 당시 해양조사원이 진행한 표류 시뮬레이션에서는 실종과 발견사이 6∼7일에 최대 이동 해역은 성산포였다.

2016년 5월에는 국토 최남단인 서귀포시 마라도 해상에서 해산물 채취 중 실종된 70대 해녀가 13일 만에 해안선으로 약 90km 가량 떨어진 제주시 우도 갯바위에서 발견된 적도 있다.

문재홍 제주대 지구해양과학과 교수는 “제주 해안은 다양한 지형지물과 복잡한 해안선 등 고려 요소가 많다”며 “외해가 아닌 해안선 표류를 예측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파주 모녀가 전혀 다른 방향으로 이동한 것에 의문점은 있지만 불가능한 일은 아니”라며 “자체 표류시스템을 갖추려면 좀 더 세밀한 작업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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