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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일 열린 '제주6차산업 활성화 방안 세미나'에서 주제발표에 나선 이종우 미래에코시스템연구소장. ⓒ제주의소리
[6차산업 세미나] 이종우 소장, 재선충 고사목 활용 '태양광 시설-버섯재배' 제안

제주지역의 고질병이 돼버린 소나무 재선충병. 매해 20만 그루의 소나무가 태워지고 매립되는 등 사실상 '쓰레기' 취급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이 고사목을 에너지화 할 수 있는 아이디어가 소개돼 눈길을 끌었다.

제주측별자치도가 주최하고 제주의소리·제주CBS·제주연구원 제주농업농촌6차산업화지원센터가 공동 주관하는 '제주6차산업 활성화 방안 세미나'가 16일 오후 2시 제주시 이호동 오드리인호텔 연회홀에서 열렸다.

이 자리에서 이종우 미래에코시스템연구소장은 '제주6차산업의 새 활로, 제주 산림자원에서 찾는다'라는 주제의 발제를 통해 제주 소나무림을 활용한 번뜩이는 영농 융복합 산업 사례를 제안했다.

이 소장은 "제주도가 '카본프리아일랜드 2030'을 선언하며 제주 전력을 100% 신재생에너지로 사용하겠다는 야심찬 전략을 시행하고 있다. 보통 풍력이나 태양광을 신재생이라고 하는데, 발전소를 설치하기 위해 농지나 임야를 대지나 잡종지로 만들고 거기에다가 발전소를 얹히고 있다. 오히려 환경을 파괴하는 기현상이 일어나고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그는 "농업 위기상황을 극복하려면 제주에서만 키울 수 있는 대체 작물을 발굴하고 스마트팜 같은 신기술을 채용해 생산력도 높이고 노동 필요성도 줄여야 한다. 신재생에너지를 하더라도 밑에 농사를 짓고 그 위에 태양광을 설치하는 방식을 통해 위기를 타개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이 소장은 사라진 소나무림을 활용해 태양광 발전시설을 만드는 아이디어를 제안했다.

이 소장은 "제주 소나무림은 보존만하고 관리를 하지 않아 수목이 지나치게 밀집돼 있다. 재선충병의 피해가 타 시도에 비해 유독 컸던 것도 이 같은 문제 때문이었다"며 "이제 재선충병의 토착화가 끝나 완전 박멸은 되지 않을 것이다. 관리하는 수준으로 가야 한다"고 전제했다.

이어 "소나무 간벌을 실시하고 고사목을 제거하면 최소 20만그루 이상의 소나무가 베일 것이다. 제주에 심겨진 소나무는 1200만 그루로, 이 정도면 제주도 산림 상태를 그대로 유지할 수 있는 숫자다. 숲을 가꾸면서 자원 이용도 되는 수치"라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베여진 소나무 하나에 5m씩만 잡아도 20만그루면 100만m(1000km)다. 제주도 5바퀴를 일렬로 늘어놓을 수 있는 엄청난 양"이라며 "현재는 이 소나무를 파쇄해 매립하거나 태우는 방식으로 소멸되고 있다. 훨씬 가치가 높은 자원임에도 쓰레기와 똑같은 취급을 받고 있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 소장은 재선충병 감염 소나무에 대한 소독 작업을 거쳐 버섯을 인공재배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그 대표적인 예로 약용버섯으로 널리 활용되는 '복령'의 재배 성공사례를 소개했다. 

이 소장은 "소나무 뿌리에 기생하는 복령은 한약재 중 가장 많이 사용되는 품목임에도 우리나라에선 거의 성장이 안돼 99% 이상 중국에서 수입해 사용하고 있다. 복령은 중국에서도 수출금지 품목이라 정상적인 루트가 아닌 대부분 보따리상으로 들어와서 유통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전혀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은 약재가 시중에 도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복령은 워낙 많이 쓰이는 약재여서 가격도 좋고 수요도 풍부하다. 이미 국내 다양한 건강 가공식품에서 사용되고 있다"며 "안정성 평가를 받아 인증도 받고 공신력 있는 복령을 생산하면 좋은 대안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복령 생산 컨테이너 위에 태양광을 얹히는 방법도 고려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 이 소장은 "2년전 열린 제주 비엔날레에 소독한 고사목을 공급한 적이 있었다. 작가들이 와서 조경프로젝트를 진행했고, 고사목은 예술작품으로 탈바꿈했다"며 "그때 이런 식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고 처음 깨닫게 됐다. 원목이 워낙 많기 때문에 예술품으로 만들어 팔기도 한다면 진정한 의미의 6차산업이 될 것"이라고 제언했다.

이 소장은 "제주에는 이용할 수 있는 자원이 너무 많은데 이용이 안되다보니 사라지는 것들이 너무 많다. 일일이 나열할 수 없을 정도"라며 "우리가 지닌 자원을 보호하고 관리만하는데 신경을 쓰면 나중에는 다 없어질 것이다. 이걸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어야 보존도 될 것"이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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