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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일 이석문 교육감(뒷모습)을 상대로 교육행정질문을 하고 있는 정민구 의원. ⓒ제주의소리
[교육행정질문] 정민구 “지금도 반대하는 것 같다” 교육행정협의회 합의서 해석 온도차

제주도와 제주도교육청이 지난 6일 교육행정협의회를 통해 전격 합의한 ‘통학로 확보’ 문제를 놓고 미묘한 온도차를 보이고 있다

이석문 교육감이 교육행정질문 답변을 통해 “통학로 확보를 위해 울타리를 내주는 것에 대해서는 대단히 신중하겠다”고 말해, 합의정신 후퇴 논란이 예상된다.

제주도의회는 20일 제366회 제2차 정례회 제4차 본회의를 열어 이석문 교육감을 상대로 교육행정질문을 진행했다.

첫 번째 질문에 나선 정민구 의원(삼도1․2동, 더불어민주당)은 먼저 지난 11월6일 열린 제주도와 제주도교육청간 교육행정협의회 합의내용 중 ‘통학로 확보’ 문제를 도마에 올렸다.

당시 제주도와 도교육청은 교육행정협의회이 끝난 뒤 △고등학교 전면 무상급식 지원 △미래인재 교육 및 정보화 추진 강화 △어린이 보호구역 내 보행로 확보 △특성화고 학생 취업 진로교육 지원 확대 △법정전입금 예산편성 등에 합의하고, ‘제주미래와 교육발전을 위한 공동협력 합의문’을 채택했다. 언론에는 원희룡 지사와 이석문 교육감이 포옹하고, 악수하는 사진까지 실리며 대서특필됐다.

정 의원은 “도와 교육청이 극적으로 타협하고 합의서를 발표했다. 9월 교육행정질문 때까지만 해도 완강하게 반대했던 통학로 확보에 대해 입장이 갑자기 바뀐 이유가 뭐냐”고 따져 물었다.

이에 이석문 교육감은 “학교별 상황에 따라 다양한 방식들을 찾을 것이다. 한가지 방식만 아니라 학교 구성원, 지역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하면서 방안을 찾겠다”면서 “다만, 우리가 생각하는 울타리를 내어줘야 하는 것에 대해서는 대단히 신중하겠다. 다른 대안이 정 없을 때 그것까지 포함해 검토하겠다는 것”이라고 답변했다.

그러자 정 의원은 “그렇다면 울타리를 내어주는 것에 대해 지금도 반대하는 것이냐”고 추궁했고, 이 교육감은 “대단히 신중하게 접근하겠다”고 신중론을 폈다.

정 의원은 “합의서는 합의내용 대해 ‘공동 노력한다’로 되어 있다. 그렇게 답변하면 도청에서도 무상급식 등과 관련해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지 않겠느냐”는 우려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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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석문 교육감. ⓒ제주의소리
이에 이 교육감은 “그렇게 단순 비교할 것은 아니”라며 “통학로를 확보하려는 이유는 아이들이 안전하게 통학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다양한 방식을 놓고 구성원들의 의견수렴을 통해 대안을 찾겠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고교 무상급식과 통학로 확보 등 핫이슈 해결을 위해 노력한 제주도의회 역할이 조명받지 못한데 대한 섭섭함을 내비치기도 했다.

정 의원은 “교육이슈를 한방에 해결한 합의문이 나오기까지 과연 도와 교육청만 노력했나”라고 반문한 뒤 “저는 언론보도를 접하면서 이분들은 진짜 정치인들이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의회가 갈등해결을 위한 중재 노력을 많이 했데 합의문을 발표할 때 의회는 없고, 도청과 교육청만 있었다. 저뿐만 아니라 상당수 의원들이 섭섭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이 교육감은 “그렇게 느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저는 의회의 노력에 늘 감사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고, 이번 시정연설을 통해서도 의회의 노력에 감사를 전했다”며 전체 의원들으르 향해 “의원님들 고맙습니다”라고 깍듯하게 감사인사를 했다.

제주4.3의 전국화에 대해서는 의기투합했다.

정 의원은 현재 4.3특위 위원장을 맡고 있고, 이 교육감은 4.3유족회 지회장 출신으로, 교육의원 때는 4.3평화교육 조례를 만들었다.

정 의원은 “제가 4.3 70주년 맞아 전국체전 행사장을 찾아가 서명을 받은 적이 있다. 그런데 타 지역에서는 4.3에 대해 전혀 모른다. 지금까지 너무 제주에 국한됐었구나 하는 생각에 충격을 받았다”며 4.3의 전국화를 위한 교육당국의 계획이 뭐냐고 물었다.

이 교육감은 “4.3 100주년을 바라보면서 4.3평화인권 교육을 확대하겠다. 전국의 교사 1만명을 연수시켜, 이들이 300명의 학생에게 4.3을 교육해 300만명의 아이들에게 4.3을 알리는 게 목표”라며 “이를 위해 연간 1000명의 교사들을 대상을 연수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교육감은 또 “교과서에 4.3이 잘 실려있지 않다. 지금까지는 4.3이 정부수립 이후 기술됐던 것을 8.15해방과 통일정부 수립 노력 쪽에 위치하도록 집필기준에 반영시켰다”며 “아울러 국제 심포지엄, 국제교류 등을 통해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 속으로 4.3을 알려나가겠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내년 4.3 71주년 추념식 때는 4.3교육의 전국화를 위해 전국 시도교육감들이 전부 참석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주문했고, 이 교육감은 “그렇게 하겠다”고 화답했다.

끝으로 이석문 교육감 제1기 인수위원회 소통위원장 출신인 정 의원은 “제가 의회 입성하기 전에 (교육감께서) ‘너무 곱(편) 가른다’, ‘경청하지 않는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며 “2기 때는 달라지는 모습을 보여줄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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