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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 최초의 어민 대일항쟁(1926년, 1932년) 역사인 '추자도 어민 대일항쟁 기념비'가 11월21일 추자도 현지에서 열렸다. 추자도 어민들은 일제강점기 일본인들의 강제수탈에 맞서 두차례 총궐기하는 대일항쟁운동을 펼쳤다. ⓒ제주의소리

‘추자도 어민 대일항쟁 기념비’ 21일 제막…1926년·1932년 두 차례 항쟁 추모 뜻 모아 

제주 최북단 섬 추자도에 추자어민들의 대일항쟁을 추모하고 기념하는 비가 우뚝 세워졌다. 제주 최초의 ‘어민항쟁’ 역사를 기록하고 있다. 

제주도 제주시 추자면(면장 함운종)은 21일 추자교 입구(추자면 충혼묘지 맞은편)에서 유족과 지역주민 등 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추자도 어민 대일항쟁 기념비’ 제막식을 열었다. 

추자도 어민 대일항쟁은 일제강점기에 두 차례 일어났던 어민항쟁 역사다. 

제1차 항쟁은 1926년 5월14일 일어난 사건으로 올해 92주년을 맞았다. 추자도 주민들에겐 일명 ‘천초 사건’으로 회자되어 왔다. 

당시 일제의 사주를 받은 추자도어업조합이 천초(우뭇가사리)를 강제로 싼 가격에 매수하고 비싼 가격에 되팔아 폭리를 취하려하자 예초리 어민 700여명이 집단으로 저항한 사건이다. 당시 추자도 전체 인구가 3000여명에 달했던 점에 비춰보면 얼마나 큰 사건이었는지 짐작할 수 있다. 

이 사건으로 목포와 제주에서 출동한 무장경찰에 의해 추자어민 21명이 검거되고, 이들 중 김종만 씨 징역1년, 김학연·김후배 씨 등은 징역8개월의 옥고를 치른다. 황명채 씨 외 3명은 집행유예 2년의 실형을 선고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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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 최초의 어민 대일항쟁(1926년, 1932년) 역사인 '추자도 어민 대일항쟁 기념비'가 11월21일 추자도 현지에서 열렸다. 추자도 어민들은 일제강점기 일본인들의 강제수탈에 맞서 두차례 총궐기하는 대일항쟁운동을 펼쳤다. ⓒ제주의소리

제2차 항쟁은 그로부터 6년 뒤인 1932년 5월에 추자도 거주 중이던 사와다라는 일본인이 삼치 유자망으로 추자도 어민 내수면 어장을 침범해 작업하자 추자어민들이 총궐기에 나섰던 사건이다. 올해로 86주년을 맞았다. 

이 사건으로 추자어민 박천석·원성채·김봉수·박병석 씨 등 4명이 징역3개월의 실형을 선고 받았다. 

추자도 어민들은 이 같은 두 차례 대일항쟁을 통해 일본의 수탈에 강력히 대응했고, 현재까지 발굴 등록된 제주도내 항일인사 505명 중 22명이 추자도 어민들이었음도 이를 증명한다. 

함운종 추자면장은 “대한민국과 제주도의 보물섬인 추자도는 천혜의 해양자원을 보유하고 있어 예로부터 왜구의 침탈이 잦았던 곳”이라며 “특히 일제강점기 일본인들의 수탈에 맞서 두 차례나 어민항쟁을 벌였던 추자어민들의 역사를 기념비로 후대에 남기게 돼 주민들에겐 큰 자부심을, 찾아온 관광객들에겐 추자도의 역사를 제대로 전할 수 있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추자도 어민 대일항쟁 기념비는 제주 최초의 어민 항일항쟁 역사를 기록하고 후세에 전하기 위해 주민참여 예산사업으로 추진됐다. 제주문화원의 자문을 거쳐 제주출신의 한국 서단 원로 ‘한곬 현병찬 선생’이 비문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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