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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도의회 문화관광체육위원회 이승아, 양영식, 박호형, 문종태 의원(왼쪽부터). ⓒ제주의소리
[예산심사] 일반회계 대신 기금으로 우회지원…심의위원도 유관기관 인사 ‘셀프심사’

500억원이 넘는 제주관광진흥기금 편성이 주먹구구식이라는 지적이다. 심의위원들이 기금이 지원되는 유관기관 관계자로 채워지는가 하면 심의자료도 회의 하루 전에야 위원들에게 제공되는 등 부실 편성․심의가 구조화될 우려를 낳고 있다.

제주도의회 문화관광체육위원회 이승아 의원(오라동, 더불어민주당)은 27일 제주도가 편성한 2019년도 예산안 심사에서 제주관광진흥기금 편성의 문제점을 집중적으로 지적했다.

이 의원에 따르면 2019년도 관광예산(기능별)은 총 840억9000만원으로 △일반회계 266억3400만원 △관광진흥기금 574억5600만원으로 조달된다.

이 의원은 “관광분야 예산 70% 가까이 기금으로 편성됐다. 그렇다면 편성단계에서부터 더 심의를 강화해야 하는 것 아니냐”면서 “국장 포함 5명이 심의를 했는데, 심의자료를 하루 전에야 제공했다. 그리고는 회의시작 1시간 만에 뚝딱 원안 가결했다. 기금을 쌈짓돈 쓰듯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호형 의원(일도2동갑, 더불어민주당)도 “기금심의위원회 심의위원들이 대부분 기금예산을 지원받는 유관기관 인사들이다. 더구나 심의회의 하루 전에 570억 관련 자료를 볼 수 있느냐. 그냥 거수기 역할만 하는 것”이라며 개선을 주문했다.

이에 양기철 제주도 관광국장은 “미진한 부분이 있다는 점에 공감한다”며 “심의위원 임기가 연말이면 끝난다. 새로운 위원으로 구성하고, 운영과 관련해서도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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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는 양기철 제주도 관광국장. ⓒ제주의소리
이에 양 국장은 “기금 규모가 적을 때는 심의위원회 역할도 적었지만, 기금 규모가 일반회계와 비교할 수 있는 만큼 점점 커진 만큼 더 깐깐하게 심의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양영식 의원(연동갑, 더불어민주당)은 기금사업이 늘고 있는 만큼 안정적인 기금재원 조달방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양 의원은 “관광예산 중 기금 비중이 70% 육박하고 있다. 이를 유지하려면 안정적인 기금 조달방안이 마련된 것이냐”며 “혹여 대형카지노 허가를 염두에 둔 것은 아니냐”고 의혹의 시선을 보냈다.

문종태 의원(일도1․이도1․건입동, 더불어민주당)도 “보조금의 경우 보조금심의위원회의 깐깐한 심의를 거친다. 그렇지만 기금은 일반회계에 비해 피드백 장치가 미흡한 것이 사실”이라며 “투명성, 사후관리 부분에서 기금이 상대적으로 빠져나갈 구멍이 크다”고 지적했다.

문 의원은 기금 조성과 관련해서도 “카지노 매출이 급증했지만 란딩카지노와 같이 오너리스크 때문에 매출이 줄어드는 상황을 배제할 수 없다”며 “기금이 고갈된다면 자칫 기금조성 때문에 드림타워 카지노 허가 명분으로 작용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전했다.

이에 대해 양기철 국장은 “기금 수입과 카지노 변경허가는 별개의 문제”라고 확실하게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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