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원희룡 지사에 “대권가도 염두에 둔 정치적 선택, 도민 뜻․민주주의 짓밟은 폭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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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소속 제주도의회 의원들이 6일 원희룡 지사가 영리병원(녹지국제병원) 개설허가를 결정한 데 대해 “도민의 뜻과 민주주의를 짓밟았다”고 비판하고 나섰다.

제주도의회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이날 성명을 내고 “결국 원희룡 지사가 조건부이기는 하지만, 국내 첫 ‘영리병원’의 개설 허가를 결정했다”며 이같이 비판했다.

집행부에 대한 비판․견제를 하는 제주도의회의 다수당이 원 지사의 ‘정책적 판단’에 강력 반발함에 따라 향후 제주도-의회 사이도 급속도로 냉각될 전망이다.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고현수 위원장은 이날 오전 2019년도 예산안심사 도중 녹지국제병원 개설허가 결정과 관련해 원희룡 지사의 출석을 직권으로 요구하기도 했다.

앞서 원 지사는 지난해 8월 개원 허가를 신청한 중국의 부동산개발업체 녹지그룹의 ‘녹지국제병원’에 대해 “제주의 미래를 위해 고심 끝에 내린 불가피한 선택”이라며 내국인 진료금지 및 제주를 방문한 외국인 의료관광객만을 대상으로 하는 조건부 개설허가를 내렸다.

이에 대해 민주당 소속 도의원들은 “지방자치단체 최초의 ‘숙의형 민주주의의 사례’로 평가되는 제주도 숙의형 공론조사위원회의 ‘개설 불허’ 권고안을 뒤집는 것으로, 이를 위해 참여하고 논의를 통해 대안을 마련한 도민들의 뜻과 민주주의를 일거에 짓밟는 폭거”라고 맹비난했다.

이들은 특히 지난 11월15일 원 지사가 제366회 정례회 시정연설을 통해 “녹지국제병원에 대한 ‘불허’ 권고를 겸허히 수용하겠다”고 밝힌 대목에 주목하면서 “지난 1년4개월이 넘도록 결정을 미루다가 ‘숙의형 공론조사위원회의 결정’에도 반하는 결정을 한 이유가 무엇일까”라고 반문한 뒤 “최근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자유한국당 입당과 함께 범보수권의 결집을 주장하고 있는 시점에서 도지사 재선에는 성공했지만 ‘정치적 변방’에 머물러 있는 곤궁한 정치적 처지를 타개하기 위한 ‘정치적 결정’”이라고 규정했다.

이어 “결국 원 지사는 ‘제주의 미래를 위해 고심 끝에 내린 불가피한 선택’이 아닌 ‘자신의 대권가도를 위해 고심 끝에 정치적 선택’을 했다고 밖에 볼 수 없다”며 “오로지 ‘대권’이라는 자신의 정치적 목적만을 위해 도민들의 참여와 토론, 그 과정을 통한 공감과 합의를 실현하고자 하는 도민들의 뜻과 민주주의를 짓밟았다”고 비판 수위를 높였다.

그러면서 이들은 “정치인은 신념과 책임 가운데 어느 하나를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양자 간의 균형을 찾는 것이라고 했다”며 “원 지사는 자신의 정치적 선택에 대한 엄중한 책임을 도민들에게 져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그동안의 사회적 비용과 이후에 벌어질 도민사회의 갈등은 또 어떻게 할 것이냐”며 “이번 원 지사의 정치적 선택을 똑똑히 기억, 그에 마땅한 책임을 지울 것”이라고 경고장을 날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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