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민운동본부 “원희룡, 말장난 말고 진실 밝혀야”…24일 원희룡 퇴진 2차 촛불집회

원희룡 도정이 공론조사 결과를 뒤집고 개설 허가를 내준 국내 영리병원 1호인 녹지국제병원에 대한 국내자본 우회투자 논란이 재점화되면서 허가취소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는 등 파장이 일고 있다.

의료 영리화 저지와 의료 공공성 강화를 위한 제주도민운동본부(이하 도민운동본부)는 지난 21일 제주도의회 홍명환 의원(이도2동 갑, 더불어민주당)이 긴급현안질문을 통해 제기한 ‘우회투자’ 의혹과 관련해 22일 “우회투자 논란을 은폐하기 위한 외국의료기관 개설허가의 핵심적인 내용을 위배한 것”이라며 개설 허가 취소를 촉구하고 나섰다.

이들은 특히 크리스마스 이브인 24일 제주시청에서 “도민 배신! 민주주의 파괴!” 구호를 들고 원희룡 퇴진을 요구하는 두 번째 촛불집회를 여는 등 영리병원 철회투쟁 강도를 높여나갈 계획이다.

도민운동본부는 지난 21일 홍명환 의원과 원희룡 지사간 질의답변 내용을 토대로 “녹지국제병원 개설허가 요건의 핵심 중 하나인 유사의료행위에 대한 입증자료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도민운동본부는 사업계획서 원본을 열람한 홍 의원의 질의내용에 대해 “녹지측이 녹지헬스케어 유한회사로 포장했지만 결국은 우회투자 논란으로 승인되지 않았던 2015년 그린랜드헬스케어가 사실상의 자회사나 마찬가지”라며 “우회투자의 핵심이었던 북경연합리거의료투자유한공사(이하 BCC)와 IDEA의 관계가 다시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우회투자 논란을 은폐하기 위해 외국의료기관 개설 허가의 핵심적인 내용을 위배한 것”이라며 개설 허가 취소를 촉구했다.

‘제주특별자치도 보건의료 특례 등에 관한 조례’ 제15조(의료기관 개설허가 심사의 원칙)에 따르면 도지사는 제주특별법 제307조에 따른 의료기관의 인력 운영계획, 자금조달 방식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내국인 또는 국내법인이 우회투자 등을 통해 실질적으로 국내법인 또는 국내 의료기관이 관여하게 돼 국내 영리법인 허용이라는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지 여부를 심사해야 한다는 ‘강행규정’을 소개하기도 했다.

1.jpg
▲ 도민운동본부가 근거 자료로 제시한 12월 21일 현재 BCC 홈페이지 화면. 한국인 의료진 6명이 진료를 맡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제주의소리/제공=도민운동본부
도민운동본부는 또 12월21일 현재 BCC 홈페이지 화면을 근거자료로 제시하면서 “여전히 한국인 의사들이 의료진으로 진료하고 있다고 홍보하고 있다”며 “북경연합리거 소속 병원 중 하나인 ‘상해서울리거병원’은 원장 H씨를 포함해 6명이 한국 의사”라고 밝혔다.

특히 이들은 “홍 의원이 열람을 통해 확인한 사업계획서 원본에 지난 2015년 영리병원 첫 설립 시도 당시 국내 자본의 우회투자 논란이 있었던 업체들이 의료 네트워크라는 형태로 녹지국제병원에 관여하고 있다는 점이 확인됐다”며 “이는 의료기관 개설 심사요건 중 하나인 유사사업 경험 자료를 입증했다고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보건의료 특례 조례 제16조(의료기관 개설허가의 사전심사) 3항에는 사업시행자의 유사사업 경험을 증명할 수 있는 자료와 투자 규모, 재원조달 방안, 투자의 실행 가능성을 심사하도록 되어 있다.

이에 대해 도민운동본부는 “결국 BCC 등을 통해 지분투자를 했다면 우회투자가 되는 것이고, (원희룡 지사가 밝힌 것처럼) BCC 등이 투자자가 아닌 단순 네트워크 회사라면 부동산 회사인 녹지 자체적으로는 유사사업경험을 입증하지 못한다”면서 “원희룡 지사는 현란한 말 장난으로 도민들을 희롱하지 말로 당당하게 진실을 밝혀야 한다”고 비판했다.

도민운동본부는 원희룡 도정이 그동안 녹지국제병원에 대한 개설 허가권이 도지사의 고유 권한이라고 수차례 밝힌 데 대해서도 “제주특별법과 보건의료 특례 조례에 따라 심사해야 하는데 사업계획서 원본에 나와 있는 내용을 제대로 살피지 않았거나 이를 의도적으로 배제하려 했던 것 둘 중 하나”라며 “허가권자로서 직무를 유기한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날을 세웠다.

제주도가 현안질의 답변 직후 배포한 보도자료에 대해서도 “보도자료 내용을 보면 원 지사가 갈등해결을 위해 독배를 마신 순교자처럼 묘사하고 있지만 정작 독배를 마시게 된 것은 국내 1호 영리병원 허용으로 피해를 보게 될 제주도민과 국민들”이라며 “원 지사가 마신 술은 독배가 아닌 ‘도민배반주’이자 ‘혈세 낭비주’”라고 신랄하게 비판했다.

2.jpg
한편 도민운동본부는 24일 오후 6시 제주시청에서 ‘도민 배신! 민주주의 파괴! 원희룡 OUT!’ 2차 촛불집회를 개최한다.

촛불집회에 앞서 오후 5시부터는 정의당 제주도당, 노동당 제주도당, 제주녹색당, 민중당 제주도당 등이 참여하는 ‘영리병원 철회, 원희룡 퇴진 촉구’ 합동 연설회가 진행된다.

오후 6시부터 7시까지 1부 순서에서는 국립 오페라단 해고 노동자들의 공연을 비롯해 민중가수 김영태 등 제주지역 뮤지션들이 참여하는 무대가 마련되며, 7시부터는 시민 발언대를 비롯해 영리병원 철회와 원희룡 퇴진 촉구 촛불집회가 이어질 예정이다.

저작권자 © 제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