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이 끝나는 곳에서도 길이 있다. 길이 끝나는 곳에서도 길이 되는 사람이 있다. 스스로 봄길이 되어 끝없이 걸어 가는 사람이 있다.”(정호승 시인의 ‘봄길’ 중/약천사 불교 올레길 개장식에서)

▲ 김태석 의장. ⓒ제주의소리
제주도의회 김태석 의장이 연말연시 각종 행사장에서 축사나 격려사, 인사말을 시(詩)로 대신하면서 참석자들로부터 공감을 얻고 있어 눈길을 끈다.

김 의장은 지난 2016년부터 의회 외부의 각종 행사장에서 한결같이 시로 축사나 격려사 등을 해오고 있다.

그는 “행사장에 가서 보면 공무원이 써준 축사 등을 읽는 천편일률적이고 틀에 박힌 것에 참석자들이 주의 깊게 듣지 않고 식상해 하더라”며 “현장분위기에 맞는 시를 낭송하고 멘트를 덧붙였더니 큰 반향이 있어 그 이후 계속해서 한 길을 걷고 있다”고 전했다.

김 의장은 또 “오래 전부터 시에 관심이 많았고 수많은 시를 외우고 있어 행사장 분위기에 맞게 머릿속에서 출력해 내면 된다”며 즉흥적이고 억지로 내는 행보가 아님을 내비쳤다.

“보고 싶어도 꾹 참기로 했다. 저 얼음장 위에 던져 놓은 돌이 강 밑바닥에 닿을 때까지.”(안도현 시인의 ‘봄이 올 때까지는’ 중/제주4.3유족회 행사장에서)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이름을 알고 나면 이웃이 되고, 색깔을 알고 나면 친구가 되고, 모양까지 알고 나면 연인이 된다.” (나태주 시인의 ‘풀꽃1․2’/2018 관광인의 밤 축사에서)

김 의장은 “살아 평생 당신께 옷 한벌 못해주고 당신 죽어 처음으로 베옷 한벌 해 입혔네”라며 ‘접시꽃 당신’의 한 구절을 인용한 뒤 “도민과 소통하고 현장에서 참석자들과 교감을 할 수 있는 방법을 지속적으로 찾아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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