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4일 오후 2시45분쯤 마라도에서 승객 195명과 선원 4명 등 199명을 태운 여객선이 좌초돼 경쟁 여객선 선사측이 여객선을 투입해 승객들을 승선시키고 있다. <서귀포해양경찰서 제공>
문 대통령, 새해 첫날 양정환 선장에 전화...12월24일 사고 당시 여객선 몰아 구조 활동

문재인 대통령이 새해 첫날 ‘마라도가는 여객선 송악산 101호’의 선장 양정환(57.제주)씨에게 전화를 걸어 국민을 대표해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문 대통령은 전화 통화에서 “당시 200명에 가까운 승객을 선장님께서 신속하게 구조해 사람들은 크리스마스의 기적이라고도 부른다. 다시 한번 감사 인사를 전한다”고 말했다.

이에 양 선장은 “당연한 일을 했을 뿐이다. 특별히 잘한 건 없다. 당시 승무원들과 해경, 어선들이 함께 신속하고 침착하게 대응해서 이런 결과를 만든 것 같다”고 답했다. 

크리스마스의 기적으로 불리는 이번 사건은 2018년 12월24일 오후 2시43분쯤 서귀포시 대정읍 가파도 남동쪽 0.5km 부근 해상에서 발생했다.

마라도에서 승객과 승무원 등 199명을 태우고 모슬포 운진항으로 향하던 여객선이 암초와 부딪치면서 조타실에 물이 차는 피해가 발생했다.

무선 통신을 통해 사고 소식을 전해들은 양씨는 당시 마라도에서 태운 승객을 송악산 선착장에 하선시키던 중이었다.

양씨는 선사측에 관련 내용을 전달하고 하선 직후 곧바로 빈 여객선을 몰아 사고 현장으로 향했다. 애초 오후 2시55분에 선착장에서 승객을 태워 다시 마라도로 출항할 예정이었다.

오후 3시11분 현장에 도착한 양씨는 사고 선박 승객들을 모두 자신의 여객선으로 옮겨 타도록 조치했다. 이어 모슬포 운진항으로 안전하게 이동시켰다.

그 시간 양씨의 선사측은 마라도에서 대기 중인 승객들에게 사고 구조 소식을 전하며 양해를 구했다. 관광객들은 추운 날씨 속에서도 묵묵히 40분을 버티며 무사 소식을 기다렸다.

양씨는 구조 후 다시 여객선을 마라도로 몰아 정상적인 업무를 이어갔다. 선사측은 102호까지 투입해 사고를 낸 경쟁사의 승객까지 태워 목적지에 향하도록 도왔다.

마라도가는 여객선 관계자는 “양씨는 당연한 일을 한 것이라며 인터뷰를 극구 부인하고 있다”며 “20년 넘게 한솥밥을 먹은 베테랑 중의 베테랑”이라고 소개했다.

이 관계자는 “경쟁사를 떠나 긴급 상황에서 구조에 나서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한 일”이라며 “구조 활동을 위해 기다려준 승객분들에게도 감사의 뜻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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