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상공회의소 '2019년도 경제활성화 도민 대토론회'...각 산업부문 고충 토로 

높은 성장률을 보이다 최근 주춤하기 시작한 제주 경제에 활력을 불어 넣기 위한 각계각층의 심도 있는 논의가 진행됐다. 

4일 오후 2시 메종글래드 제주에서 제주도와 제주상공회의소가 주최·주관한 ‘2019년도 경제활성화 도민 대토론회’가 열렸다. 

‘흔들림 없는 더 큰 경제 실현’을 주제로 올해 6회째 열린 토론회에서 고봉현 제주연구원 경제산업부 책임연구원은 ‘2019년 경제정책방향 및 실천과제’ 주제 발표를 통해 제주 경제와 관련된 작금의 상황은 ‘침체기’라기 보다는 ‘변곡점’이라고 진단했다. 

고 연구원은 “우리나라 성장률 대비 고성장을 거듭한 제주의 경제 성장이 2017~2018년 주춤하고 있다. 경제 성장이 내리막일지, 반등할지는 더 연구가 필요하다”고 했다. 
▲ 흔들림 없는 제주 경제를 위한 '2019년도 경제활성화 도민 대토론회'가 4일 메종글래드 제주에서 열렸다.

이어 “고성장을 하던 시기에 비해 성장이 더딜 뿐 우리나라 성장률과 비교하면 마냥 나쁘다고만은 할 수 없다. 변곡점이라고 생각한다. 임기응변식 대응이 아니라 중장기적인 산업 구조, 체질 개선을 통해 새로운 변곡점을 맞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고 연구원의 발표가 끝난 뒤 박희준 연세대학교 산업공학과 교수가 좌장을 맡아 정선태 제주농업인단체협의회장, 양경월 (주)제주사랑농수산 대표, 김병섭 제주하와이호텔 총지배인, 최은정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 윤형준 제주스타트업협회 회장, 김동욱 제주대학교 회계학과 교수가 토론에 나섰다. 

이들 패널은 각 산업부문 현장의 고충을 주로 토로했다. 

이에 제주도 이우철 농축산식품국장, 허법률 일자리경제통상국장, 양기철 관광국장, 이양문 도시건설국장, 노희섭 미래전략국장이 답하는 방식으로 토론이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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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른쪽부터 정선태 제주농업인단체협의회장, 양경월 (주)제주사랑농수산 대표, 김병섭 제주하와이호텔 총지배인.
정선태 회장은 “제주는 섬이라는 특수성 때문에 농산물 물류비 부담이 크다. 제주 농업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다. 제주에서 원자재 생산도 힘들어 바다를 건너 원자재를 가져오고 있다. 1년에 90만톤에 달하는 농산물을 운송하면서 해상물류비 약 740억원, 항공물류비 약 100억원이 소요된다. 제주 농민들이 부담을 떠안고 있다”고 말했다. 

이우철 국장은 “제주 농업의 고질적인 문제다. 문재인 대통령도 후보 시절 제주 관련 공약으로 해상물류비 지원을 공약했지만, 국회와 기재부에서 반영되지 않았다. 행정 차원에서도 다양한 방법을 고려중”이라고 답했다. 

양경월 대표는 “청정 제주 자원으로 화장품을 만들고 있지만, 판로 개척이 쉽지 않다. 유럽권에서는 동물성 원료로 만든 화장품보다 식물성 원료로 만든 화장품을 선호한다. 제주 제품이 사랑받을 수 있다. 하지만, 판로 개척이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허법률 국장은 “해외시장 진출 등 제주 제품 판로 개척을 위해 제주도에 수출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부서가 신설됐다. 제주 제품 홍보와 판로 개척 등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김병섭 총지배인은 “분양호텔이 등급 심사를 받은 관광호텔인 것처럼 5성급 호텔이라고 홍보하는 상황이다. 게스트하우스 등은 계속 늘어나고 있다. 숙박업소에 대한 통합적인 관리가 필요한데, 담당 부서가 다르다. 환경보전기여금의 경우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부과한다면 제주에 입도하는 관광객에게 받아야한다. 숙박업계는 경영난에 빠졌다”고 했다. 

양기철 국장은 “관광객이 제주를 찾으면서 지역 주민들이 어떤 혜택을 받는지 중요하다. 일부에서는 관광객을 그만 받아야 할 정도로 부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다. 환경보전기여금 필요성에 대해서는 모두가 공감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징수 등 세부적인 방법에 대해서는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고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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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른쪽부터 최은정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 윤형준 제주스타트업협회 회장, 김동욱 제주대학교 회계학과 교수.
최은정 부연구위원은 “다른 지역에 비해 제주는 건설 업체 보호 규정이 명확하지 않다. 또 제주 업체를 보호하는 규정과 함께 보완할 필요가 있다. 행정 차원에서도 건설 산업 관련 예산을 많이 편성해야 한다. 건설업은 제조업과 함께 일자리 창출 효과가 크다”고 강조했다. 

이양문 국장은 “제주에 건설 붐이 일면서 난개발 등이 현안으로 떠올랐다. 자연스레 관련 규제가 강화됐다. 업계와 지속적인 소통을 통해 정말 불필요한 규제는 완화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윤형준 회장은 “고성장 했다 하지만, 관련 업계만 성장했다. 낙수효과가 있었나. 제주는 언제나 힘들었다. 30년째 바뀌지 않는 산업 구조 때문이다. 4차산업혁명으로 전세계가 뛰어드는데, 제주는 관심이 없다. 제주도민 모두가 같은 목표를 갖고 비전을 공유해야 한다”고 말했다. 

노희섭 국장은 “제주에서 청년이 일하고, 창업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 산업 구조를 다변화할 필요가 있다. 새로운 산업 육성도 필요하고, 기존 산업에 대한 새로운 시장 개척도 필요하다. 관련 업계와 소통하면서 다양한 정책을 만들겠다”고 했다. 

김동욱 교수는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나 제주도개발공사 등 공기업에서 사회적기금을 내놓지만, 각각 운영되고 있다. 사회적기금을 통합적으로 관리할 조직이 필요하다. 사회적 가치를 내세운 기업을 위한 기금을 조성해 도에서 조정하되 민간에서 운영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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