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배씨 제2공항 반대 단식 22일째 83→65kg 수척...의료진 "건강이상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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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2일째 단식투쟁 중인 성산읍 주민 김경배씨가 고병수 탑동365의원 원장으로부터 검진을 받고 있다. ⓒ제주의소리
제주 제2공항에 반대하며 22일째 단식투쟁 중인 성산 주민 김경배씨의 건강이 크게 악화된 것으로 확인됐다.

자신들을 '도청앞 천막촌사람들'이라고 칭한 제주 제2공항 반대시위 참가자들은 9일 오전 10시 제주도청 맞은편 천막농성장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김씨의 건강상태에 대한 의료진의 소견을 발표했다.

지난달 19일 단식에 돌입한 김씨의 건강상태를 체크해 온 고병수 탑동365의원 원장은 "단식 20일이 지난 현 시점부터 기력이 급격히 쇠할 것"이라며 "단식이 장기화될 경우 심각한 건강이상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고 원장은 "단식 열흘까지는 포도당으로 에너지를 얻고, 열흘에서 30일 사이에는 지방을 에너지로 쓴다. 단식 20일이 지나면 그것마저 고갈돼 근육을 녹여 에너지원으로 쓰게 된다"며 "지금부터는 상당히 힘이 없고 걷기도 힘든 시기다. 무엇보다 뇌손상이나 장기손상, 의식손실 등이 언제 벌어질지 모른다"고 우려했다.

물과 소금으로만 버티고 있는 김씨의 몸무게는 단식 직전 83kg에서 현재 65kg으로 줄었다. 혈압과 혈당 수치는 정상치를 유지하고 있지만, 단식 30일째에 들어서면 생체리듬이 급격히 흔들려 혈압·혈당도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고 원장은 "몸이 약한 사람은 이미 문제가 생겼을 것이고, 보통 사람들도 30일 가까이 가면 몸이 버티기 힘들어진다"며 "김씨의 경우 체력이 워낙 좋아서 오래 버티는 편이지만, 앞으로 고비가 찾아올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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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경배씨의 건강상태를 발표하고 있는 고병수 탑동365의원 원장. ⓒ제주의소리
이와 관련 '도청앞 천막촌사람들'은 "이유를 불문하고 목숨을 건 도민이 여기 있다. 원희룡 지사는 김경배씨를 만나 대화하며 해결책을 모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한 사람의 목숨을 가벼이 여기는 도지사는 제주도민 모두의 목숨을 가벼이 여길 것이다. 원희룡 도정은 20일째 단식중인 사람이 앉아있는 천막을 아무런 안전조치도 없이 철거했고, 그 과정에서 단식 중인 김경배씨는 엄청난 심리적 불안과 육체적 고통을 입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경배씨는 그날 이후 체력이 급격히 떨어지고 불안해하고 있다. 수많은 시민사회단체들은 물론 국가인권위원회와 제주도 인권위원회에서도 지금의 상황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하고 있지만, 오직 해당 기관인 제주도만 문제의 본질을 외면한 채 법적 논쟁만 되풀이 하고 있다"고 성토했다.

이들은 "국토부가 도민을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제2공항 사업을 추진할 때 도지사는 아파하는 도민의 편에 서서 그 목소리를 전달해야 한다. 이것이 도지사로서의 최소한의 의무"라며 "가장 시급한 일은 김경배씨를 만나 해결책을 찾는 일이다. 때를 놓쳐 더 큰 우를 범하지 말 것을 충고한다"고 말했다.

서귀포시 성산읍 난산리 출신인 김씨는 지난달 19일 오전부터 제주도청 맞은편 인도에서 농성에 돌입해 22일째 단식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김씨는 제주 제2공항 성산읍 반대대책위원회 부위원장이던 2017년 10월10일부터 11월20일까지 장장 42일에 걸쳐 제2공항 반대 단식을 벌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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