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네스코(UNESCO)가 인증한 세계자연유산 한라산에는 다양한 야생식물이 자생하고 있습니다. 섬 전체가 한라산의 영역이나 다름없는 제주는 해안 저지대에서 오름과 하천, 곶자왈, 그리고 백록담 정상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환경과 지역에 분포하는 야생식물들이 오랫동안 생태계를 이루며 뿌리 내렸습니다. 멸종위기 식물에서부터 지천에 퍼져 있는 야생식물까지 능히 식물의 보고(寶庫)라 할 만합니다. <제주의소리>가 세계자연유산 한라산에 자라는 식물의 가치를 널리 알려 지속적인 보전에 힘을 싣기 위한 ‘세계자연유산 한라산의 식물 이야기’를 카드뉴스 형태로 매월 격주로 연재합니다. 독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성원을 부탁드립니다. [편집자]

[세계자연유산 한라산의 식물 이야기] (26) 겨우살이 (Viscum album var. coloratum) -겨우살이과-

이번 주에는 ‘나무 위의 또 다른 나무’ 겨우살이로 안내해 드립니다.

이전에 붉은겨우살이(한라산의 식물 이야기 8), 동백나무겨우살이(한라산의 식물 이야기 23)는 연재를 한 바 있습니다.

겨우살이는 반기생식물로 전 세계적으로 30속 1500종이 분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우리나라에는 5종이 분포합니다. 이 겨우살이를 비롯해 꼬리겨우살이, 동백나무겨우살이, 참나무겨우살이, 붉은겨우살이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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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의소리

겨우살이의 이름의 유래는 보통 두가지 설이 있다고 합니다. 그 하나는 겨우겨우 살아간다고 하여 붙여졌다는 설과 겨울에도 푸르다고 하여 겨울살이로 불렸다가 겨우살이로 됐다는 설입니다. 겨울에도 푸르다고 해 다른 이름으로 '동청'(凍靑)이라고 부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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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의소리

기생식물 가운데에는 스스로 양분을 얻지 못해 모든 양분을 숙주(양분을 빼앗기는 식물)에게 의존하는 식물이 있는가 하면, 이 겨우살이처럼 엽록소를 가지고 있어 광합성을 하지만 그것으로 부족하여 숙주에게서 양분을 일부 빼앗아 살아가는 반기생식물이 있습니다.

겨우살이 꽃은 4~5월에 노랗게 아주 작게 피어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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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의소리

겨우살이를 생약명으로 '곡기생'(槲寄生)이라고 합니다. 새들이 이 나무의 열매를 먹고 나무 위에서 배설한 똥에서 발생한다고 해 붙여진 한자 이름입니다. 보통 활엽수에 기생하는데, 참나무의 겨우살이를 곡기생, 뽕나무의 겨우살이를 상기생으로 구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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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의소리

겨우살이의 학명 'Viscum'은 '새잡는 끈끈이'라는 라틴어에서 유래됐다고 합니다. 노란 열매가 아주 탐스럽게 열렸는데, 이 열매가 끈끈한 점액질로 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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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의소리

끈적끈적한 과육의 점액질이 마른 나뭇가지에 붙어 겨울을 보내면서 싹이 트고 뿌리를 내리는 것이지요. 나무에 뿌리를 박고 흡기(吸器)라는 기관을 통해 물이나 영양분을 공급받아 겨울에 열매가 달린다고 하여 '겨울살이'라고도 불립니다.

우리나라 겨우살이 종류를 편집해 보았습니다.


겨우살이와 꼬리겨우살이가 참 비슷해 구별이 어려울 때가 있습니다. 구별 포인트는 바로 줄기와 열매인데, 겨우살이의 가지는 녹색인데 반하여 꼬리겨우살이의 줄기는 나무수피와 같은 밤색을 띠고 있습니다. 

또한 꼬리겨우살이는 겨울에 잎이 거의 떨어져 열매만 맺혀 있는 것이 일반적이지요. 제주에는 꼬리겨우살이는 발견되지 않고 겨우살이 4종이 분포하는 것으로 보고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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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의소리

이렇게 살아가는 겨우살이도 꽃말을 가지고 있는데, 추운 겨울에도 굴하지 않고 꿋꿋하게 자라는 탓일까요? 꽃말도 '강한 인내심'이라고 합니다. 

어렵고 힘든 요즘 세상에 이 꽃말이 가슴에 와 닿는 것은 어렵고 힘든 시기를 인내로 견디라는 겨우살이의 가르침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추운 겨울, 힘내시라는 응원의 메시지를 전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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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의소리

** ‘세계자연유산 한라산의 식물 이야기’는 한라산국립공원의 협조로 <제주의소리> 블로그 뉴스 객원기자로 활동해온 문성필 시민기자와 특별취재팀이 연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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