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연구원, 대용량 빗물이용시설 설치로 농업용수의 지하수 의존도 저감방안 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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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지역에서 농사를 짓기 위해 지하수를 뽑아 쓰고 있는 농업용수의 50% 이상은 빗물을 활용해 대체 가능하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제주연구원 박원배 선임연구위원은 14일 ‘빗물이용시설 적정 규모 산정 방안’ 연구를 통해 농업용수의 50% 이상을 빗물로 대체 활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박 연구위원은 연구를 통해 “시설하우스 증가 등 농업환경 변화에 의한 용수수요량 증가에 대응하고, 안정적 농업용수 공급과 더불어 대체수자원의 하나인 빗물을 활용함으로써 지하수 의존도를 크게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제시했다.

제주도는 지하수를 지속이용가능한 수자원으로 보전‧관리하기 위해 빗물이용시설 설치 지원 사업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현재 도내에는 1116개소의 빗물이용시설이 설치되어 있다.

하지만 이들 빗물이용시설 대부분은 100∼150㎥ 정도의 소규모로 많은 양의 비가 내릴 경우 대부분은 바다로 흘러가면서 2017년 기준 빗물 이용률은 전체 수자원의 3%에 불과한 실정이다.

이번 연구는 시설하우스에 설치되어 있는 빗물이용시설의 효과를 정량적으로 평가하고, 강우-유출 특성에 따라 빗물이용시설을 통해 외부로 유출되는 양과 유출횟수를 분석해 빗물이용의 극대화 방안을 마련하는데 초점을 뒀다.

분석 대상지역은 시설하우스가 많이 분포한 서귀포시 남원읍을 표본으로 선정했다.

연구 결과, 남원읍 지역은 시설하우스가 많고 농업용수이용량이 많은 4∼9월에 강수량도 많아 빗물을 이용하기 위한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어 농가에서 빗물이용시설을 효율적으로 이용만 하면 농업용수의 65∼92%를 빗물로 이용이 가능한 것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전체 빗물 이용가능량을 고려할 경우 실제 농업용수로 이용된 빗물은 27% 수준이고, 나머지 73%는 유출되어 버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연구원은 이와 같이 외부로 유출되는 빗물을 가장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필요한 대용량 빗물이용시설 적정 규모를 산정했는데 △의귀지역 5800㎥ △위미지역 4900㎥의 빗물이용시설을 설치할 경우 연간 10만341㎥과 8만2479㎥ 정도의 빗물을 이용할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전체 농업용수 이용량의 52.8%(의귀), 19.7%(위미)로 기존 빗물이용률 20.6%(의귀), 9.3%(위미) 대비 2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연구원은 또 위미지역과 같이 빗물이용시설이 적어 빗물 이용률이 낮은 경우 빗물이용시설이 없는 시설하우스를 활용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1개소 당 약 4583㎡의 시설하우스 70개소에서 빗물을 집수할 경우 위미지역 전체 농업용수의 55.1%를 빗물로 공급이 가능한 것으로 분석되었다.

박원배 연구위원은 “시설하우스가 밀집된 남원읍과 서귀포시 동지역에 대용량 빗물이용시설을 설치해 농업용수 통합 광역화사업과 연계한다면 공공 농업용 지하수 33개소를 추가 공급하는 것과 맞먹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며 “시설하우스 농가를 대상으로 빗물이용시설의 운영․관리 방안 및 효율성을 적극 홍보해 빗물이용 효과를 극대화해나갈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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