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회사측, 지속적인 고통 호소에도 2개월 이상 방치" 진실 규명-책임자 처벌 촉구

제주국제공항에서 근무해 온 경비대원이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해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민주노총 공공연대노동조합 제주지부는 14일 보도자료를 통해 "직장 내 괴롭힘과 회사의 안일한 대처로 27살 청년이 죽음에 이르렀다"고 주장하며 회사 측의 진실 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촉구했다.

제주공항 경비대원 A(27)씨는 지난해 12월 11일 제주시 애월읍 가문동 해안가에서 숨진채 발견됐다. A씨는 한국공항공사로부터 특수경비 용역을 위임받은 회사의 소속원으로 제주국제공항에 근무하던 중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민주노총은 "A씨는 직장 내 선배인 B씨로부터 지속적인 욕설과 언어폭력에 시달렸다. A씨는 회사에 철저한 조사와 근무지 변경 등의 조치를 취해줄 것을 원했지만, 2개월 넘도록 회사는 아무런 조치도 없이 방치해 뒀기 때문에 그 중압감과 스트레스를 못이겨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고 주장했다.

민주노총은 "A씨는 2016년 6월 제주공항에서 근무를 시작했을 당시부터 2018년 9월까지 2년 간 출발대, 휴게실, 복도 등에서 B씨로부터 욕설과 폭언을 당하는 등 지속적으로 괴롭힘을 당했다"고 했다.

특히 "지난해 10월에는 계속되는 욕설과 괴롭힘에 더는 참을 수가 없어서 동료 대원들과 함께 A4용지 6장 분량의 진술서를 회사에 제출했지만, 오히려 B씨 측근들의 따돌림만 더 심해졌고 회사는 한 달이 넘도록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민주노총은 "11월16일로 예정됐던 가해자에 대한 징계위원회는 아무 이유 없이 취소 됐고, 징계위원회도 소집되지 않았는데, B씨가 가입된 노조 간부들은 B씨를 두둔하는 탄원서를 받아 12월3일 회사에 제출했다"며 "A씨는 진실이 왜곡된 채 비난의 화살이 오히려 본인에게 돌아오는 상황에 더욱 충격을 받고 출근을 포기하고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고 주장했다.

민주노총은 "회사 측은 물론이고 이 사건과 관계된 그 누구도 유가족에게 진실을 밝히고 사과를 표명한 바 없다. 피해자의 부모님은 이제라도 진실을 밝히고 책임자를 처벌하기 위해 민형사상의 소송을 준비 중에 있다"며 "늦었지만 회사는 유가족에게 공식적으로 진정성 있게 사과를 하고 녹취록 및 단체교섭 회의록 등 관련 자료를 모두 공개하기 바란다"고 요구했다. 

한편, A씨가 근무했던 경비회사 측은 현재 연락이 닿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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