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풍습 속 숨겨진 금융상식] (8) 지참금

제주의 결혼 풍습 중 또 하나 특이한 것은 신랑이 신부 측에 전달하는 지참금이다. 

예로부터 제주 여성은 경제생활에서의 역할이 무척 컸다. 자녀를 낳아 기르는 일과 가사 일에 그치지 않고, 생계를 위해 농사지으며 바다에 나가 해초를 뜯고 전복을 따는 물질을 하기도 했다. 

그런데 결혼을 하고 신부가 신랑 댁으로 들어가 살게 되면, 생계에 가장 중요한 노동력을 신랑 측에 보내기 때문에 이를 보상하기 위한 대가, 즉 지참금을 지급한다. 이런 지참금을 준비하기 어려운 신랑의 경우, 신부 집에 들어가 살면서 몇 년씩 일을 돕는 ‘데릴사위’를 자청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한다. 

지참금의 형태는 노동력이 귀한 문화에서 주로 발생한다. 여성의 생산성이 남성의 생산성보다 높은 지역에서는 신랑이 신부에게 지참금을 주며, 반대의 경우에는 신부가 지참금을 준비하고 시집에 온다. 그런데 신부가 지참금을 받는 타 문화권을 조사하다 보니 몽골이 포함되어 있는 것은 우연일까? 유목민의 생활에 있어서는 마소를 키우는 남성의 역할 만큼이나 아이를 낳아 기르고 집 안팎을 돌보는 여성의 역할이 중요했다고 한다. 

이런 풍습도 세월이 지나며 적지 않게 변모한다. 오늘날의 경우, 지참금 풍습은 주택 마련과 혼수, 예단 등의 형태로 변화했다. 제주여성가족연구원이 지난해 11월에 발간한 ‘제주지역 결혼문화 실태조사 연구’에 따르면, 신혼주택마련은 주로 신랑 측이 부담하고(주부담자 비중 66.5%), 혼수 등의 준비는 주로 신부 측이 부담하는 경향(신부의 주부담자 비중 68.1%)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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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혼시절부터 부부가 함께 의논하여 소득과 지출을 점검하고, 근검절약하는 습관도 들이기를 권한다. 사진은 2009년 제주향교에서 열린 다문화가정 합동 전통혼례식 모습.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 신혼부부의 목돈 만들기
 
1. 지출 최소화하기 

뭐니 뭐니 해도 목돈을 모으는 첫 걸음은 절약이다. 결혼 전에는 각자 관리하던 자금을 함께 정리해 보고 관리하는 것이 필요하다. 각자의 월 급여는 얼마인지, 고정적인 지출 항목은 어떻게 얼마나 있는지 확인하라. 결혼 전에는 각자 지출했지만, 결혼 후에는 줄일 수 있는 부분을 찾아라. 

최근 청년들의 소비행태 중 높은 비중을 보이는 통신비를 예로 들어 보자. 핸드폰 교체 시기를 연장해 매월 납부할 할부금을 줄이거나, 연애하는 시기보다 통화량이 줄어들 것이므로 요금제를 낮춰보자. 혼인 신고를 하고 나면 가족 다회선 할인이 가능해져 더욱 저렴한 요금을 적용받을 수도 있다. 모바일 콘텐츠의 구매나 PC에 필요한 소프트웨어 등의 구매 비용도 최대한 절약해 보자.

2. 신용카드와 체크카드

결혼 준비를 하다 보면 생각보다 지출할 항목이 많다. 물론 절약해 준비하는 것이 최우선이겠지만, 이왕 지출하기로 마음을 먹었다면 나에게 맞는 혜택이 많은 신용카드를 발급받아 사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카드사 자체 포인트를 적립했다가 나중에 필요한 가전 제품을 구매할 때 요긴하게 사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또한 연말정산을 하는 분이라면, 신용카드 사용액에 따라 세액공제를 받을 수도 있다. 

단, 3개 이상의 카드를 발급받지 않도록 하고, 결제일을 모두 같은 날짜로 맞추고, 그 날짜가 다가오기 전에 예금 잔고를 충분히 유지해야 한다. 3개 이상의 신용카드를 보유하는 경우 불필요한 연회비를 부담도 있지만 분실의 위험도 있다. 결제일에 통장잔고가 부족해 연체라도 하면 개인 신용등급에 이상이 생긴다. 당장은 문제를 못 느끼겠지만, 향후 내집마련을 위해 모기지론이라도 필요하다면 낮아진 신용등급 때문에 대출한도가 줄어들거나 금리가 높아져 이자 부담이 늘어나게 된다.

물론 세액공제를 더 많이 받기 위해서는 체크카드 사용을 높이는 것도 방법이다. 연말 정산에 공제받을 수 있는 총 급여액의 25%를 초과하는 신용카드와 체크카드 사용액에 대해 세액공제를 해 준다. 그런데 공제율이 신용카드(15%)보다 체크카드와 현금영수증(30%)가 높기 때문이다. 물론 대중교통이나 전통시장에서 사용한 부분은 40%나 공제되며, 총 급여 7000만원 이하인 경우 도서·공연비는 30% 공제되므로 참고하기 바란다. 

3. 월급 통장은 신중하게 선택하기

월급통장은 재테크의 첫 발자국이다. 그 만큼 중요하기에 강조한다. 지속적으로 거래할 은행을 주거래 은행으로 정하고 계좌를 만들자. 그리고 점차적으로 거래를 늘려서 본인의 신용과 실적을 쌓아라. 오랜 기간 이용하고, 거래가 많아질수록 혜택은 많아진다. 각종 수수료 면제도 가능하고, 환전 시 우대 환율을 적용시켜 주기도 한다. 향후 대출이 필요하다면 주거래 은행에서 가장 낮은 금리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

최근에는 인터넷 뱅킹이나 모바일 뱅킹으로 입출금 계좌를 만들 수 있다. 신분증과 본인명의 휴대폰이 있다면 본인인증을 통해 5분이면 통장(비대면계좌)을 만들 수 있다.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에서만 우대 금리를 제공하는 특판 정기예금과 적금도 있고, 여유 자금을 항시 운용하다가 필요할 때 인출할 수 있는 MMF계좌도 있다. 더 나아가 목돈 마련 위한 적립식 펀드와 세액공제가 가능한 분산투자를 위한 재테크 상품들도 모바일을 통해 손쉽게 가입할 수 있다. 

제주 결혼풍습에서 볼 수 있는 지참금. 과거에는 노동력의 대가였지만, 지금은 신혼부부가 행복한 가정을 꾸리는 데 꼭 필요한 자금으로 변화되고 있다. 신혼시절부터 부부가 함께 의논하여 소득과 지출을 점검하고, 근검절약하는 습관도 들이기를 권한다. 경제적인 첫 단추를 잘 끼워가는 동시에 인생의 계획도 차근차근 세워감으로써, 행복한 가정을 만들어 가는데 도움이 되길 바라면서 이만 줄인다.

손권석은?

현재 KEB하나은행 제주금융센터 내 제주인터내셔널PB센터를 이끌고 있는 프라이빗뱅커이다. 미 일리노이대학 경영대학원 MBA 출신으로 세계적인 IT서비스기업인 아이비엠에서 기술영업대표와 컨설턴트를 지냈다. KEB하나은행 입행 후 거액자산가들을 위한 금융상품 개발과 자문업무를 수행했고, 부자들의 투자방법과 라이프스타일을 연구하기 위해 부자보고서를 발간했다. 금융업의 집사라고 불리우는 프라이빗뱅커(Private Banker) 업무는 금융자산 관리 뿐만 아니라 부동산과 기업재무관리까지를 포함한다. 가업승계와 증여를 통해 절세전략을 세우는 등 가문의 재산을 관리하기도 한다. 개인적으로는 학창시절부터 세계배낭여행과 국제교류를 통해 다양한 문화를 접해 본 여행가이며, 2001년 가을 이후 제주의 매력에 빠져 사진기 하나를 달랑 메고 계절마다 제주를 찾았던 제주 애호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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