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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희룡 도지사 퇴진’ 촉구 5차 촛불집회가 19일 오후 7시 도청 정문 앞에서 열렸다. ⓒ제주의소리

元 퇴진 촉구 5차 촛불집회 19일 도청 앞에서 개최...“도민 모두 제2공항, 영리병원 당사자”

한 사람의 단식으로 시작해, 이제는 연대의 상징으로 변모한 제주도청 앞. 이곳에서 제2공항, 영리병원에 반대하는 촛불이 켜졌다. 각자 다른 위치에서 천막에 모였지만 마음만큼은 하나다. 이들은 ‘제주의 미래는 원희룡 지사 혼자서 정하는 게 아니’라며 제2공항과 영리병원 문제는 도민 모두가 당사자라고 강조했다.

‘원희룡 도지사 퇴진’ 촉구 5차 촛불집회가 19일 오후 7시 도청 정문 앞에서 열렸다. 집회 현장 주변은 토요일 저녁에 이슬비가 내리는 날씨로, 오가는 차량을 제외하면 인적이 드물었다. 하지만 100명이 훌쩍 넘는 인원이 인도를 채우며 꺾이지 않는 결의를 보여줬다.

이날 집회는 ‘나는 왜 도청 앞에 천막을 세웠는지’ 각자의 사연을 들려주는 시간으로 진행됐다. 현재 도청 정문 맞은 편 인도에는 천막 8개가 나란히 들어섰다. 제2공항 반대 투쟁으로 32일째 단식 중인 김경배 씨 천막을 시작으로, 응원하며 동참하는 사람들이 하나 둘 늘어나는 모양새다. 

청년 천막, 여성 천막, 웰컴센터 반대 천막, 페미니즘 천막, 연구자 공방 천막 등 개성도 다양하다. 그러나 모인 동기는 하나 같이 ‘이대로 볼 수 없어서’, ‘뭐라도 해야겠다’는 연대의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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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청 정문 맞은 편 인도에 모인 촛불집회 참가자들.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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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도를 가득 채운 집회 참가자들. ⓒ제주의소리

연구자 공방 천막을 대표해 마이크를 잡은 정영신 씨는 제주대학교에서 연구자로 근무했다. 곡기를 끊는 김경배 씨를 보며 ‘그냥 있으면 안되겠다’는 생각해 이곳으로 왔다. 정 씨는 “주민 주권이 파괴되는 현장 한 가운데서 대안은 무엇인지 연구해보려 한다. 편안히 차 한 잔 마실 수 있는 장소로도 만들 예정”이라며 “자연 환경과 도민 삶이 파괴되는 제주도를 걱정하는 전국의 연구자 동료들과 함께 목소리 내는 활동도 준비 중이다. 도민 여러분도 지켜보고 함께 해달라”고 강조했다.

영리병원·제2공항 반대 청년텐트의 정재호 씨는 “작은 빗물이 모이면 시냇물이 되고 그 물이 다시 모이면 거대한 물줄기가 돼서 바위도 깨뜨린다. 새로운 세상은 이렇게 만들 수 있다”며 “비록 원희룡 도정이 행정대집행으로 천막을 철거했지만 한 뜻을 가진 사람들로 천막은 더 늘어났다. 영리병원, 제2공항의 반대 물결은 더 이상 막지 못한다. 청년텐트는 릴레이 단식으로 투쟁에 동참한다”고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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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구자 공방 천막의 정영신(왼쪽), 영리병원·제2공항 반대 청년텐트의 정재호 씨. ⓒ제주의소리

페미니즘 천막의 엄문희 씨는 “사람이 죽어가는 데도 눈 하나 깜박 하지 않는 제왕적 도지사의 무례함에, 마침 자녀 겨울방학이기도 해서 뭐라도 해야겠다는 마음에 이곳에 왔다. 굶는 투쟁을 처음 경험해보는데 친구로서 현장에 함께하려 한다”며 “겨울방학이 끝나면 나만의 방식으로 일상 속에서 싸우겠다. 제2공항, 영리병원...제주에서 벌어지는 중요한 일은 모든 시민이 당사자다. 시민의 의무를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웰컴센터·광역환승센터 반대 천막의 김선 씨는 “여러분은 제주가 콘크리트 섬이 되길 바라냐. 아니면 힐링을 주는 섬으로 감길 원하냐. 후자라면 이제는 원희룡 도정에 맞서야 할 시기가 됐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오늘로 단식 32일 째를 맞는 김경배 씨는 “원희룡 지사는 도청 현관 농성자들을 ‘제2공항 당사자가 아니’라며 외부인 취급한다. 도민 가운데 제2공항 당사자가 아닌 사람이 어디 있느냐”며 “성산 제2공항으로 들어올 관광객은 제주 전 지역을 돌며 쓰레기를 남길 것이고 더 큰 난개발과 하수 문제도 불러올 것이다. 제2공항은 도민 전체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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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2일째 도청 앞에서 단식 농성 중인 김경배 씨. 김 씨는 제2공항 예정 부지에 거주하는 성산 주민이다. ⓒ제주의소리
▲ 구호를 힘차게 외치는 촛불집회 참석자들. ⓒ제주의소리

또 “원희룡 지사는 국토부의 제2공항 기본 계획을 듣고 추진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한다. 뻔뻔하다. 제주의 미래는 원희룡 개인의 것이 아니다. 제주도민 모두의 것이고 도민 전체가 결정해야 하는 사안이다. 제2공항 추진은 도민에게 의견을 물어 각자가 정해야 한다”며 도민투표의 필요성을 연상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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