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창훈의 과학이야기] 2. 장수식품 (77) 고추의 효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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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사람들의 식생활에서 뗄 수 없는 식재료가 고추다. 김치는 말할 것도 없고 김치찌개, 매운탕, 여러 가지 무침, 돼지고기 두루치기, 심지어는 콩나물 무침에도 고춧가루를 쓴다. 이렇게 우리들 식사에 늘 많이 쓰이고 있는 고추이지만, 고추의 효능은 무관심하게 지나쳐버리는 것 같다. 오늘은 고추가 지닌 효능 몇 가지를 간추려보려 한다.

#1. 염분 섭취를 억제할 가능성이 있다

고추의 매운 맛 성분은 ‘캡사이신(capsaicin)’이다. 중국 연구팀이 600명 이상을 대상으로 매운맛과 짠맛의 선호도와 염분 섭취량과의 관계를 조사해 ‘Hypertension(고혈압)’이라는 학술지에 발표한 바 있다. 매운맛을 선호하는 사람들은 짠맛을 선호하는 사람들보다 염분 섭취량이 적었고, 또한 매운맛을 선호하는 사람들이 짠맛을 선호하는 사람들보다 혈압이 낮았다는 것이다. 이는 매운 것을 먹으면 매운 성분이 뇌에 작용하여 염분섭취를 조절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2. 피의 흐름을 좋게 한다

고추의 캡사이신은 신진대사를 좋게하며, 신체를 따뜻하게 하는 효과가 있다. 이는 캡사이신이 뇌신경에 작용해 신체를 따뜻하게 하므로 피의 흐름이 좋아지는 것이다.

#3. 냉증개선

캡사이신은 땀을 내게 하는 작용이 있다(발한작용). 고추를 먹으면 일시적으로 체온이 올라가는 것만이 아니고, 근본적으로 냉증개선과도 연관되는 것이다.

#4. 다이어트와 콜레스테롤 조절 

캡사이신을 섭취하면 아드레날린(adrenaline, 자극전달물질)분비가 촉진돼 신진대사가 잘 되며, 지방이 쉽게 분해된다. 따라서 다이어트에 이용되기도 한다. 또한 지방분해와 동시에 콜레스테롤치 상승을 억제했다는 실험결과 보고도 있다. 그렇다고 고추를 먹으면 곧 다이어트 효과가 나타난다고 단언할 수는 없다. 유산소 운동을 같이 할 필요가 있다.

#5. 식욕 증진

소량의 캡사이신은 위를 적당히 자극하여 위액이나 타액(침)의 분비를 활발하게 해준다. 이 작용이 결국 식용증진과 연관된다.

#6. 항산화 작용과 미용 효과

고추에는 비타민 A, E, C가 풍부히 들어있다. 이들 비타민들은 활성산소 증가를 억제하며, 항산화 작용을 한다. 또한 캡사이신은 피지(皮脂, 얼굴에 생기는 기름) 분비를 조절하는 작용이 있다. 이와 같은 항산화 작용과 피지의 산화를 방지하는 작용이 맞물려서 피부가 좋아지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겠다.

#7. 피로 회복

고추에 함유된 비타민 E는 세포의 산화를 방지하며, 신체에 쌓인 피로물질을 배출하는 효과가 있다. 캡사이신이 가지는 신진대사를 촉진하는 효능은 결국 피로회복이 잘 되고, 쉬이 피곤해지지 않은 신체를 만들어 간다고 하겠다.

고추는 적당히 먹으면 신체에 좋은 식품인 반면 과식하면 위 점막을 상하게 해 설사를 일으키는 나쁜 일면도 있다. 음식조리에 스파이스(spice, 향료)로써 너무 맵지 않은 고추를 적당히 사용해 음식 맛을 내는 게 좋겠다. 

윤창훈 명예교수

1947년생인 윤 교수는 1969년 동국대 식품공학과를 졸업하고, 1981년 일본 동경대학 대학원에서 농업생명과학전공으로 농학박사를 취득했다. 1982년부터 2012년 8월까지 제주대 식품영양학과에서 교수직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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